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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58 스페셜

근육, 즐거움이 되다

2021.09.24 | 근육, 즐거움이 되다

근육, 즐거움이 되다

『다이어트보다 근력 운동』 박은지 작가

박은지 작가

날씬한 몸만이 운동의 올바른 결과로 취급되는 분위기 속에서, 체지방 감소 목적이 아닌 근력 운동은 여성들에게 낯설게만 느껴진다. 오랜 시간 생활체육지도자 1급 운동처방사로 일하며 최근 『다이어트보다 근력 운동』(동양북스, 2021)을 쓴 박은지 작가는 근력 운동의 목적을 안전과 건강에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일을 할 때, 취미 생활을 할 때, 마음을 돌보는 순간까지, 근육은 곳곳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더 즐거워지는 근력 운동, 꿈이 ‘샌드백 치는 할머니’라는 박 작가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으면 가능해질 것이다.

Q. 운동을 ‘다이어트’가 아닌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소아청소년기에 고도비만이었다가, 스무 살 때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어요.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보니 헬스장에 잘 안 가게 되는 경험도 했죠. 이후 좋아하는 운동을 하고 싶어 합기도장에서 3년간 격투기를 했고 36kg을 감량했지만, 부상도 겪었고 소화불량, 골감소증, 위염 등이 생겼어요. 격투기는 스킬을 연마하는 동작 중심이니 다치기 쉬웠죠. 고통스럽게 운동해야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몸이 안 좋아졌는데, 운동처방사로 일하면서 누군가를 다치게 하지 않는 안전한 운동을 가르치고 싶어졌어요.

Q. 다이어트보다 근력 운동에서 제안하는 운동은 기존에 알려져 있던 근력 운동과 어떻게 다른가요.

여성의 마른 몸을 중시하고, 엉덩이나 가슴을 돋보이게 하는 기존 운동의 흐름이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나보다는 타인에게 어떻게 보일지 고민하게 하고, 소위 ‘여성성’을 부각하게 만드는 사회 분위기도 있고요. 이 책에선 여성의 몸에 알맞은, 나이 들어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근력 운동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특히 중장년 및 노년층 여성분들 중엔 운동을 두려워하는 분들이 많아요. 사실 근력 운동이 정말 필요한 건 나이 든 여성들이거든요. 노인복지관, 평생학습관에서 하는 근력 운동 수업도 부족한 편이에요. 고혈압이나 관절 질환 때문에 시도되지 않은 지점도 있는데, 이런 분들을 위한 부상 없는 운동이 필요해요.

'프롬더바디' 밴드

Q. 체지방 감소 외에, 근력 운동의 의미와 장점을 여성들에게 말씀해주세요.

근육이 늘어나는 건 힘이 세지는 것 이전에, 혈관이 늘어난다는 의미에요. 혈액순환을 돕는 거죠. 중장년층은 고혈압 등 대사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고, 2~30대에겐 내가 좋아하는 걸 더 잘할 수 있게 해주는 체력이 생겨요. 제가 공동 운영 중인 운동센터 ‘프롬더바디’엔 디자이너, 도예가, 요리사 분들도 오세요.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활약하려면 체력, 그중에서도 근육 관리가 필수적이에요.

'프롬더바디' 전경

Q. 돌봄노동자를 위한 운동 클래스를 열기도 하셨는데, 일과 가사노동으로 피로가 누적된 여성들이 해볼 만한 운동이 있을까요?

요양보호사나 장애인활동지원사, 양육하는 여성들은 타인을 돌보다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셀프 마사지를 추천하고 싶은데요, 공이나 폼 롤러, 손으로 몸을 문질러 풀어주는 간단한 동작들을 하는 거죠. 또, 앉았다 일어나거나 물건을 들고 옮길 때, 안전하게 움직이는 방법을 배우면 좋을 것 같아요. 허리가 아닌 고관절을 사용한다거나, 등과 허리를 자주 펴주는 자세도요. 가능하다면 해당 직군 안에서 운동을 하는 모임을 꾸리면 좋을 거 같아요. 요양보호사 분들의 경우, 특정 시간대에 줌을 이용해 운동 클래스를 하는 모임도 진행했어요.

Q. 코로나19로 움직임이 덜해질 수밖에 없는 시기에, 건강한 하루를 체감할 수 있는 습관이 있을까요?

자기 전에 자신의 호흡을 점검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한 손은 가슴 위에, 한 손은 배 위에 두고, 코로 들이마시면서 배가 부풀어오르고 내려가는 걸 느껴보는 거죠. 충분히 부풀어올라 있는지, 너무 흉식 호흡만 하고 있진 않은지 점검하고 배가 나올 수 있는 횡격막 호흡에 집중해보는 거예요. 코어도 활성화되고, 명상의 효과도 있어요. 잠깐씩 춤을 추면서 즐거움을 표현하는 것도 좋고요. 전 아침에 일어난 자리를 정리하고, 강아지와 아침 산책을 하는데요. 이런 작은 루틴들이 사소하지만 활력 있는 일상을 만들어주는 시작이 아닐까 싶어요.

*전문은 빅이슈 258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글. 황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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