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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35(커버 A) 에세이

MY BOOM - 대형 체인 카페에 가는 날

2025.06.23

많은 이들이 대형 체인의 미덕으로 ‘어느 매장이든 기복 없는 맛과 분위기’를 꼽는다. ‘점바점’인 경우도 있지만, 나의 경우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커피 맛의 기복을 덜 느끼는 편이다. 주말을 집에서 보내기 아쉬운 날이면 노트북이나 태블릿PC, 다이어리, 책, 필기와 필사 모두에 적합한 펜을 골라서 가방에 넣는다.

어디든 ‘평타’인 맛과 분위기가 몰개성이라고 지적받기도 하는데, 가끔은 그 몰개성 속에서 웅크리고 익명의 도시인으로 하루를 보내고 싶을 때가 있다. 물론 ‘개인 카페’는 그곳대로 재미와 매력이 있지만, 가끔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의 무던함을 즐기고 싶은 것이다. 100% 일을 하는 건 아니지만 기자의 업무와 연결된 물건들을 챙기다 보면, 멋진 개인 카페는 좀 더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방문하자는 생각이 드는 까닭도 있다. 나에게 ‘개인 카페’에 가는 건 어느 정도 사장님의 개성과 취향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라서다. 원두 종류, 로스팅 방법까진 아니더라도(사장님이 1:1로 알려줘도 나는 알아듣지 못할 것이지만) 집중해서 듣고 싶은 선곡, 계절에 맞춰 신경 쓴 인테리어가 녹아 있는 공간에 작업할 거리를 들고 가기엔 어쩐지 아쉽다. 그렇게 마음속에 남겨둔 카페는 기분 좋은 약속이 있는 날 목적지가 된다.

대형 체인 카페와 작은 카페를 오가면서, 음악이 카페 손님에게 점점 더 중요한 조건이자 유인이 된다고 느낀다. 카페 방문 리뷰를 보면 방문 시 음악이 어땠는지에 대한 감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나부터도 작은 카페에서 틀어둔 직원들의 선곡이 좋으면 커피 그 이상의 것을 얻어 가는 기분이 든다. 대형 체인 카페에서는 재즈나 가사가 없는 피아노곡 등이 자주 들리는데, 가끔 의외로 일렉트로닉이나 발라드가 나오면 그 언밸런스함이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지나가던 카페 손님 1’에서, ‘이 음악 뭐지?’ 의문을 갖는 개성이 입혀진 도시인으로 변화하는 순간이다.

글. 황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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