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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34 에세이

#택배_없는_날을_넘어서

2020.09.22 | 포토 에세이

8월 14일 택배 노동자들의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해 ‘택배 없는 날’이 실행되었다. 한국통합물류협회가 전국택배연대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여 주말을 포함해 사흘간의 연휴를 보장했다. 소비자들도 SNS에서 이러한 휴일에 대해 ‘#늦어도 괜찮아’라며 연대의 의지를 드러냈다. 택배 산업이 시작된 지 28년 만에 생긴 일이다. 택배 노동자들의 삶은 점점 힘들어진다. 코로나 시대가 되며 택배 물량은 급증했지만 노동 환경은 변한 것이 없다. 택배 회사 CJ대한통운의 경우 올해 상반기 물동량이 20% 증가했다. 택배 기사들은 보통 토요일을 포함해 주 6일 근무를 한다. 공식적인 휴가 제도가 따로 없어 대신 일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면 하루도 쉴 수가 없다.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점 때문에 장시간 노동에 대한 가산수당도 없다. 택배 노동자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다섯 명의 노동자가 과로사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례적인 폭우가 쏟아졌고 노동 조건은 더 열악해졌다.

‘택배 없는 날’도 좋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일각에서는 쉬는 날을 지정하는 것은 눈요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다. 업무 특성상 하루를 쉬는 경우 하루치 물량이 그대로 쌓이기 때문이다. 택배 없는 날 하루 전인 13일 고용노동부와 택배사 대표이사들이 모여 ‘택배종사자 휴식 보장을 위한 공동 선언’도 발표했다. 그러나 대체로 추상적인 내용들이었고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해 실효성이 떨어진다.

정부와 택배 회사는 수수료 인상과 분류 작업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택배 노동자가 과로하는 이유는 물량 하나당 수수료가 낮고 분류 작업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택배 없는 날이 아니라 온라인 주문이 없는 날을 지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택배 노동자들을 향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계속되어야 한다. 택배회사가 1년 중 가장 물량이 많은 기간은 9월에서 11월이다. 계속되는 코로나19 확산과 다가올 명절을 고려하면 노동 강도는 더 세질 것으로 예측된다. 또 다른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가 찾아오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관심과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글·사진 홍윤기
2015년 민중총궐기를 시작으로 탄핵 정국, 홍콩 시위 등
크고 작은 사회 이슈를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한 장의 사진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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