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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28 인터뷰

이야기 속 균형 감각

2020.06.15 | 배우 김태훈 인터뷰

tvN 드라마 <통화권이탈>은 마치 김태훈의 원맨쇼를 보는 듯하다. 그가 연기한 동훈은 통신망이 끊긴 도시를 이리저리 누비며, 자신의 불륜으로 발생한 일들을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어려운 주제의 캐릭터를 어떻게 자신에게 입힐지 신중하면서도, 어떤 장면에선 ‘웃겨야 한다’는 생각에만 몰입하는 김태훈. 보편에서 빗겨간 ‘B급 정서’에 매력을 느끼는 그는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오디션 프로 속 주인공의 서사에서도 감동을 짚어낸다. 이제 남은 건, 6월 초 방영 예정인 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이하 <가족입니다>)를 비롯해 길이도 장르도 각각인 이야기 안에서 김태훈만의 균형을 발견하는 일이다.

1월 말 방영한 드라마 <통화권이탈>에서 주변에서 본 것 같은 캐릭터 동훈을 연기했다. 제풀에 깜짝 놀라거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초조해하는 연기가 재미있었다. 동훈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이해했나.
이야기에 블랙코미디 같은 면이 있어 밝게 풀고자 했는데, 사실 심각한 내용이 아닌가. 바람피운 뒤 벌어진 상황을 무마하기 위한 하나의 소동이다. 서주완 감독님과 시트콤을 함께한 적이 있다. 내가 악역이나 진지한 역을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시트콤 같은 가벼운 작품도 했다. 감독님이 단막극을 제안하셨는데, 내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잘 알고 계시는 분이기도 했다. 이야기 자체는 유쾌하게 풀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과장해서 밝게 찍은 장면도 있다. 하지만 이야기 특성상 마냥 시트콤처럼 할 수는 없어서, 그 톤을 조절하는 게 조금 힘들었던 것 같다.

은행에서 순서가 되자 번쩍 손을 들고 대답하거나, 베란다를 통해 집에 들어가려고 하는 장면들을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고 보여주려고 한 부분이 있다면.
웃기고 싶은 마음이 다였다. 재밌었으면 했고. 그런 진심은 내 안에 있었다. <통화권이탈>의 주제는 여러 모습으로 표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눈 부분 중 하나가 동훈이 바람을 피우려고 시도하려는 단계의 사람이라면, 상황을 되돌리려 애쓰는 정도의 죄책감을 가지진 않을 거라는 점이었다. 불륜 상대와 여행을 갈 정도라면 이미 상황이 많이 진행된 것이라고 판단했고, ‘바람이 일상’이었을 거라는 감독님의 생각에 동의했다. 그 장면들만큼은 가볍고 유쾌하게 풀렸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어떻게 보면 극 중 ‘빵 터져야’ 하는 장면들이다. 그런 장면 속 동훈을 연기하는 부담은 없었나.
그 웃음이 특정한 설정을 통한 펀치라인이 아니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피식’ 하게 만드는, ‘저럴 수 있겠다’ 싶은, 정신 없는 상황이 주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래서 더 어렵긴 했다. 과장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자연스러운 웃음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것 같다. 이미 내가 갖고 있는 윤리관에서
동훈은 ‘나쁜 놈’인데, 그 잘못된 행동을 시청자에게 어떻게 보여줄지가 좀 부담이었다. 받아들이는 부분은 다르겠지만, 이야기로 접근해 표현하고자 했다.

<통화권이탈> <외출> <가족입니다> 세 작품 모두 가족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가족 이야기를 통해 연기를 보여준 소감이 궁금하다.
내 연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보는 분들 마음이긴 하지만, 맡은 인물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할 뿐이다. 가족의 의미가 각자에게 모두 다른 식으로 다가가는, 색깔이 매우 다른 작품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는 것 같다.

<통화권이탈>과는 다르게 <외출>은 죽은 딸과 손녀를 둘러싼 인물들의 어두운 이야기를 풀어낸다.
처음 이야기를 봤을 때 ‘직구’로 사람의 감정을 건드린다고 느꼈다. 힘들어서 못 보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또 클래시컬한 내용일 수 있지만 오히려 그래서 매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가족입니다>는 많은 등장인물이 속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낼 예정인데. 기대가 있다면?
아주 일상적인 가족의 모습을 풀어내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섬세한 디테일 표현에서는 어려움도 있다. 제목도 그렇다,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우리는 ‘가족’을 아주 평범하고 어렵지 않은 단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가족이라도 서로 잘 모르고 있기도 하지 않나. 서로를 둘러싼 미묘한 감정들이 있다. 심각하지 않게 접근하면서도 복잡한 면을 품은 사람들을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더라. 등장인물들 모두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다.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기도 하다.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찍고 있다.

지금은 가족을 테마로 한 드라마에 출연 예정인데 배우로서 특별하게 여기는, 좋아하는 장르가 있나.
나는 다양하게 즐긴다고 생각하는데 주변에서 ‘B급 정서’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방금 촬영하면서도 느꼈지만, 무언가를 똑같이 따라 하는 것보다 촬영장에서 제작진과 교감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걸 좋아한다. 억지로 의도하는 것 혹은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전형적인 ‘그림’이나 연기보다 작품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색이 묻어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남들이 볼 때 좀 과하거나 불편한 이야기일지라도 말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나 <가장 따뜻한 색, 블루> 같은 영화들을 좋아한다. 기본 정서를 표현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것에서 살짝 비켜나 있는데, 그래서 더 좋다.

출연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나.
예전보다는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조금은 넓어졌다. 지금도 저예산영화나 독립영화에 출연하고, 한두 신 등장하는 작품도 있다. 그저 ‘좋은 작품’이면 할 수 있다. 그런데 내가 감히 작품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기보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렇게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혹은 ‘이건 참 어려울 것 같은데 도전해보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사실 한두 신 나오는 게 더 어려운 것 같다. 짧은 시간에 다 표현해야 하고, 몸을 풀거나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선배님들이 왜 입버릇처럼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고 하시는지 시간이 갈수록 공감한다는 이야기를 동료들과 자주 한다. 그런 게 이 일인 것 같다. 지금 내 마음은…. 초심을 버릴 수가 없다. 가끔은 버리고 싶은데.(웃음) 편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드는데, 그게 쉽지 않다. 앞으로도 연기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많이 하고 싶다.

올해 하반기에 공개될 작품들을 소개한다면.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 과정을 통해 제작한 <좋은 사람(가제)>이라는 작품에 출연했다. 현재 후반 작업 중인데, 원래 계획으로는 올해 하반기 개봉이 예정돼 있다. <69세>에도 조연으로 참여했고,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과 <내가 죽던 날>에도 짧게 등장할 예정이다.

※인터뷰 전문은 매거진 '빅이슈' 228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황소연
사진 박기훈
헤어 노혜진
메이크업 엄유정.
스타일리스트 박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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