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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16 컬쳐

MUSIC - 0m!n, Uigeadail Trace, yooji

2024.02.07

세련,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고 미끈하게 갈고닦음을 의미한다.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 그것은 어딘가 잘 만들어진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세련된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세 팀은 다음과 같다.


<Crocodile> 0m!n

ⓒ 0m!n 프로필

ⓒ Crocodile 앨범

0m!n의 데뷔 싱글 은 마치 한 편의 극을 보는 것만 같다. 더블 싱글에서도 여실히 느껴지는 탄탄한 짜임새 덕분이다. 첫 트랙에서부터 풍성한 사운드를 치밀하게 전개하는 그의 능력을 실감할 수 있다. 6분가량의 짧지 않은 렝스의 ‘Crocodile’은 빈티지한 질감의 기타 리프와 피아노 연주를 질주하듯 과감하게 사용하면서도, 가벼운 건반 타악기 소리나 테마파크에서 들을 법한 익살스러운 전자음 등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다. 곡의 후반을 이끌어가는 제창조차 적재적소의 타이밍에 배치하는 정교한 기술력이 아드레날린을 자극한다. 2분 남짓의 마지막 트랙 ‘Bird’는 투박하고 단조로운 기타 연주가 이어지는 대신, 악어새를 향한 절절한 마음을 담은 가사에 주목하게 된다. 이윽고 공생 관계로 알려진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를 다루는 서사가 마무리된다. 두 곡이 서로를 향한 마음을 담은 곡이라는 점을 실감하며 청취한다면, 악어새를 향한 ‘악어의 눈물’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신뢰라는 줄 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재미까지 더해질 것이다. 곱씹을수록 즐거운 요소가 담긴 더블 싱글을 통해 앞으로 0m!n이 보여줄 세계를 기대해본다.

<Empty Promise> Uigeadail Trace

ⓒ <Empty Promise> Uigeadail Trace 앨범 커버

유행을 좇기보다는 자신들만의 깊이 있는 음악적 세계를 개척하고자 하는 2인 프로듀서 그룹 Uigeadail Trace. 위스키 이름에서 따온 ‘우거다일 트레이스’라는 독특한 팀 이름처럼, 이들의 음악은 반갑게 느껴지는 구석이 존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낯설다. 지금껏 보여준 모습보다 앞으로 보여줄 모습이 더욱 많은 팀이지만, 마이클 잭슨, 마빈 게이 등 모타운 소울을 대표하는 뮤지션을 향한 찬사를 내비친 데뷔 싱글을 통해, 우리는 그들이 지향하는 음악적 사운드와 정신을 어렴풋이 유추해볼 수 있다. 두 번째로 발매한 슬로 템포 알앤비 싱글 에서도 마찬가지다. 한층 더 끈적하고 둔탁한 비트, 알앤비 보컬리스트 Dvckii와 Mitty의 나른하고 몽롱한 보컬의 조화, 그리고 음악의 절정을 장식하는 강렬한 기타 솔로까지. 정통적인 알앤비에서 연상할 수 있는 요소가 곳곳에 담긴 곡이다. 그러나 과거를 답습하는 방식에서 그치지 않고, 세련된 프로듀싱을 통해 우리 시대의 음악으로 다듬어낸다. 장르 음악의 계보를 이어가는 듯하면서도, 새로이 재해석하는 모험가의 정신을 잃지 않는 것이다. 독특한 팀명이지만, ‘깊고 신비로운 장소를 추적한다.’는 그 의미에 충실한 Uigeadail Trace만의 깊은 향과 분위기를 음미해보자.

<Light my candle> yooji

ⓒ yooji 프로필

ⓒ <Light my candle> 앨범 커버

비틀스, 적재, 브루노 메이저, 노라 존스 등 장르를 불문하고 많은 사랑을 받은 아티스트의 커버곡을 부르며 특유의 맑은 보컬을 조금씩 알리기 시작한 뮤지션 yooji(유지). yooji의 음악은 전반적으로 매끄럽게 듣기 좋다는 점에서 어쿠스틱 팝 장르의 모양새를 갖추고 있지만, 산뜻한 리듬감이 괜스레 보사노바 장르를 닮아 있는 듯하다. 싱그러운 내음을 담은 사운드도 그의 음악이 듣기 좋은 이유 중 하나겠지만, 투명하고 부드러운 음색이 그녀가 갖고 있는 결정적인 매력이 아닐까 싶다. yooji의 두 번째 싱글 은 시련 속에서 내면이 요동치는 모습을 흔들리는 촛불에 빗댄 곡이다. 갈 곳 없는 상황의 막막함을 담은 가사와 다르게, 따스한 분위기와 음색 덕분에 도리어 마음이 차분해지는 곡이기도 하다. 잔잔한 기타와 피아노 사운드에 얹은 감미로운 목소리로 가득한 이 곡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는 건 위태롭게 흔들리는 촛불의 형상이 아니다. 오히려 어두운 주변을 은은하게 밝혀주는 촛불의 안온한 온기에 가깝다. 캠핑을 떠난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상적 모습이 담긴 의 뮤직비디오와 함께 상쾌한 기분을 느껴보자.

소개

박현영 by 포크라노스
포크라노스는 현재 가장 새롭고 신선한 음악들을 소개하며, 멋진 음악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큐레이터이자 크리에이터입니다.


글. 박현영|사진제공. 포크라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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