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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14 에세이

굿바이 밥친구

2024.01.15

<홍김동전> 스틸 ©kbs 2TV

혼자 살면서 TV 없이는 밥을 먹지 못하는 몸이 되었다. 최근에는 tvN 예능 <콩콩팥팥>이 좋은 ‘밥친구’가 되어줬는데 <콩콩팥팥>이 종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작년부터 나의 밥친구가 되어주었던 kbs 2TV예능 <홍김동전>의 폐지 소식을 접했다. <홍김동전>은 신기한 예능이다. 시청률은 1%대의 벽을 뚫지 못하지만 OTT나 유튜브에서는 높은 조회수를 자랑한다. 시청률을 기준으로 프로그램 존폐가 결정되는 현실에서 <홍김동전> 팬덤의 인기와는 별개로 폐지설이 솔솔 피어오른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일지도 모른다.

이제 <홍김동전>은 막을 내리지만, 더 많은 이들이 봤으면 하는 에피소드가 있어 추천한다. 이화여대에서 버스킹을 하는 내용의 38화인데, 개인적으로 홍진경식 개그뿐 아니라 홍진경의 진지한 면모도 좋아하는지라 인상 깊었던 회차다. 특히 홍진경의 팬이라 밝힌 한 학생의 질문이 기억에 남는다.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걸 좋아하는데, 그런 모습이 자칫 남에게 우습게 비치기도 하는 것 같다는 고민이 담긴 질문이었다. 이에 홍진경은 “물론 자신을 우습게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남에게 어떻게 비치는지를 신경 쓰기보다는 나의 자존감을 키우려 한다.”고 답했다. 그리고 “자존감은 남에게 보이는 자동차나 구두 같은 것보다 내가 매일 베고 자는 베개의 면, 내가 매일 입을 대고 먹는 컵의 디자인, 내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의 정리 정돈 상태 등 나만 아는 나의 소소한 부분을 다듬는 것에서 싹트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웃음 속에 간간이 <홍김동전>만이 주는 감동이 있었기에 밥친구와의 갑작스러운 이별이 아쉽다.


글. 김윤지 | 이미지. <홍김동전> 스틸 ©kbs 2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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