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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07 컬쳐

힐링이 필요할 때 꺼내 보는 유튜브 4 (2)

2023.09.25

이 글은 '힐링이 필요할 때 꺼내 보는 유튜브 4 (1)'에서 이어집니다.

세상만사 모든 일이 그러하듯 유튜브 시청에도 권태가 느껴질 때가 있다. 매번 나오는 사람들이 또 나와서 자기들끼리만 즐거운 이야기로 시시덕거리는 소리가 영 시끄럽기만 하고, 한때는 배를 잡고 웃게 하던 무례함과 엉뚱함이 어느 순간 피곤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때, 우리는 그것을 유태기(유튜브 권태기)라고 부른다.

관성처럼 유튜브를 떠돌고 있지만 손이 가는 콘텐츠가 없는 날, 백색소음이나 배경음악처럼 잔잔하게 틀어두기 좋은 힐링 유튜브 채널을 소개한다. 독한 자극으로 가득한 세상에 찌든 눈과 귀를 순한 맛으로 디톡스 해보길.


이제야 만난 남창희의 인생작, 실비집

ⓒ 실비집 QR코드

조세호의 절친한 동료이자 유재석의 아는 동생으로 익숙한 방송인 남창희. 얼굴 본 지는 오래된 것 같은데 딱히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없던 그에게 딱 맞는 콘텐츠가 만들어졌다.

ⓒ 이제야 만난 남창희의 인생작, 실비집

시작은 유재석이 운영하는 유튜브 콘텐츠 <핑계고>였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조세호, 유재석, 이동욱이 모인 자리에서 남창희가 요리를 잘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결국 실비집을 콘셉트로 하는 요리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수요 없는 공급이라며 우스갯소리를 해대는 이도 많았지만, <뜬뜬 DdeunDdeun> 채널의 한 코너로 자리 잡은 ‘실비집’은 꽤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순항 중이다.

ⓒ 이제야 만난 남창희의 인생작, 실비집

‘본격 잠 오는 요리 콘텐츠’라는 설명처럼 시종일관 차분한 흐름을 유지하는 영상. 일반인 게스트를 초대해 원하는 음식을 정성껏 만들어주는 내내 대화 역시 나지막하게 조곤조곤 오간다. 경쟁하듯 말솜씨를 뽐내며 호들갑스러운 리액션을 주고받는 여느 토크쇼나 쿡방과는 결이 완전히 다르다. 이렇게 나긋나긋하게 진행하는 착한 콘텐츠에서 단정하게 요리하며 다정한 태도로 말을 거는 방송인 남창희의 매력은 가장 편안한 제자리를 찾은 듯 여유롭게 반짝인다.

삿포로에서 펼쳐지는 리틀 포레스트, 구로/라이브 인 홋카이도(Kuro/Live in Hokkaido)

ⓒ 구로/라이브 인 홋카이도 QR코드

귀여운 할머니로 늙고 싶은 꿈을 가진 모든 여성에게, 이 채널을 추천한다. 우리에게는 영화 <러브레터>의 촬영지로 유명한 일본 홋카이도에 거주하는 여성 구로 씨가 본인과 가족의 일상을 기록한 영상을 업로드하는 채널. 주로 출연하는 인물은 60대 어머니와 90대 할머니인데, 예쁜 정원에서 꽃과 채소를 키우고, 이것들을 이용해 요리를 하는 일상은 영화 <리틀 포레스트>나 <안경>에서 본 일본 특유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 삿포로에서 펼쳐지는 리틀 포레스트, 구로/라이브 인 홋카이도(Kuro/Live in Hokkaido)

이 채널에서 가장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한 영상은 90세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모닝 루틴. 신문을 읽고, 약을 먹고, 피아노를 치며 하루를 보내는 별거 아닌 일상이지만, 그 모습을 관찰자 시점에서 담담히 바라보는 것만으로 나이 듦에 대해 가만히 성찰하게 된다. 한국어 자막도 지원해 더욱 편하게 볼 수 있다.

소개

김희진
글팔이 독거 젊은이.


글.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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