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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93 에세이

MY BOOM ― 피지컬: 101

2023.02.28

ⓒ 사진. 넷플릭스 방송화면

필라테스를 한 지 3년이 넘었다. 중간에 쉰 적도 있고 일주일에 겨우 한 번 간 적도 있지만 용케 잘 이어왔다. 운동신경과 기본 체력이 없지 않은 터라 금세 익히기도 했고, 무엇보다 고질병 같던 허리 통증이 필라테스를 시작한 지 몇 달 되지 않아 싹 사라졌기 때문이다. 쉬던 몇 달 동안에는 허리가 다시 아파 와 꽤 고생했다. 아무리 그룹 수업이라도 등록비가 만만치 않은데, 필라테스가 허리에게 커미션을 준다 약속한 건 아닌지… 물론 이건 헛소리이고, 기적을 체험한 성도로서 어찌 그만둘 수 있을꼬. 난 이제 필라테스와 영원히 함께다.

면역력이 예전보다 더 좋아진 기분도 든다. 매년 한 번씩은 목감기든 코감기든 감기로 고생했는데 작년에는 별다른 증상도 없이 넘어갔다. 필라테스 외에는 건강을 위해 크게 한 일이 없으니 필라테스 효과가 분명하다. 이러니 어떻게 필라테스를 그만둬? 난 이제 필라테스 전도사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피지컬: 100>이라는 시리즈를 공개했다. 성별 불문, 국적 불문하고 엄청난 피지컬을 가진 100명이 모여 최고 몸짱을 가리는 경쟁 프로그램인데, 필라테스 용사로서 이런 건 또 놓칠 수 없기에 현재 공개된 6화까지 모두 봤다. 추성훈,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 체조 국가대표 양학선 등 모두가 알 만한 사람부터 보디빌더, 레슬링 선수, UDT 대원까지 라인업이 대단하다. 이들의 육탄전을 보고 있으면 경이로운 마음이 들면서도 필라테스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투지도 생긴다.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최대의 근육을 지닌 자들의 자부심은 하늘을 뚫기 일보 직전이다.

<피지컬: 100>이 최후의 1인을 어떻게 뽑을지 궁금하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관객 투표를 빼놓을 수 없지 않나. 내가 제작자였다면 한 명을 더 섭외한 후 <피지컬: 101>으로 해서 마지막에는 관객들을 초대하여 현장 투표로 최후의 1인을 가렸을 것이다. 당신의 피지컬에게 투표하세요⁓! 오늘 밤 몸짱은 나야 나 나야 나… 물론 이건 헛소리이고, 일련의 성취를 거둔 그들을 보며 주섬주섬 옷을 입고 오늘도 나선다. 필라테스 스튜디오로.


글. 원혜윤
사진. 넷플릭스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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