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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53 스페셜

내 덕질의 NEXT LEVEL

2021.07.11 | 돌덕들의 첫사랑과 끝사랑

내가 이렇게까지 변한다고? 이망개(가명), 31세

당신의 덕질 역사와 입덕의 순간을 간단히 소개해 달라.
고등학생 때 시작된 빅뱅 덕질은 이전의 신화, god, 동방신기 덕질과 양상이 달랐다. ‘팬이 아이돌을 키워 줘야 하는구나.’를 알려줬다. 데뷔 당시만 해도 아이돌 보이 그룹이 힙합을 하는 게 마이너하게 여겨졌다. ‘공방’(공개방송)을 뛰는 데에도 자격 요건이 필요했다. 디지털 싱글에 포함되어 있는 멤버의 투명포토카드와 팬클럽 가입 시 받게 되는 한정판 포토카드로 팬클럽 인증을 해야 했고, 이에 따라 공방 입장순서가 바뀌곤 했다. 참여 가능한 덕질 범위가 달라졌던 거다. 빅뱅 탈덕 후 소위 말하는 ‘중소돌’ 보이 그룹과 발라드 가수 덕질을 하다, 얼마 전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BTS에 빠졌다.

덕질 전과 후, 인간으로서 경험한 유의미한 변화도 궁금하다.
내가 이렇게 조건 없는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내 특기와 장점을 덕질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나의 재능과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력도 받으면서 인생의 선택지에 큰 작용을 했다. 특히 그들이 노래로 전하는 메시지에 살아 갈 힘을 받는다.

그동안 내 가수 영업, 자랑을 열심히 해오지 않았나. 이번엔 덕질을 한 나 자신을 자랑해보자.
아이돌 뿐 아니라 덕질을 하는 모든 존재들이 같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존재에 ‘꽂히면’, 믿음을 바탕으로 무한한 사랑을 퍼부어주고 지속할 수 있는 사람임을 알았다. 이것이야말로 최고의 자랑이 아닐까.

돌덕 문화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내 아이돌만큼 남의 아이돌도 소중하다. 지금은 우리가 덕질하는 가수들도 서로 ‘품앗이’를 하거나, 안무도 콜라보하는 시대이지 않나. 내가 덕질하지 않는 아티스트들의 장점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봐주면 어떨까. 선의의 경쟁을 추구하면서 아름답게 덕질을 하면 좋겠다.

‘신화창조’는 영원히 테린(가명), 33세​

당신의 덕질 역사와 입덕의 순간을 간단히 소개해 달라.
2017년 초, 정규 13집 활동이 끝난 직후 재입덕한 신화 팬이다. 휴덕 10년 후 어느 날 갑자기, 정말로 갑자기 길을 걷다가, ‘오빠들 지금 뭐하고 살지?’ 하는 궁금증이 벼락처럼 떠올랐다. 그 후 며칠간 유튜브 개미 지옥의 ‘무저갱’까지 다녀오고 났더니 참고 싶지가 않아졌다. 어렸을 때는 나이의 한계로 수박 겉핥기처럼 끝난 아쉬움에, 이번엔 속살까지 냠냠 꺼내 먹으며 덕질을 했다. 2017년 5월, 신혜성의 데뷔 12주년 팬미팅이 열렸고 그걸 기점으로 작년까지 모든 국내공연에 꼬박꼬박 다녔다. 재입덕 타이밍도 아쉽긴 하지만, 대망의 20주년을 전후로 최선을 다해서 사랑했고 끝까지 사랑할 예정이다. 다시 적응하기는 어렵지 않았 다. 운영 중인 팬사이트들 찾아서 가입하고, 바로 트위터로 계정 만들어서 덕질 친구를 사귀면서 이것저것 질문하고, ‘떡밥’ 챙기고, 서포트 참여하고, 대포 들고 공연 뛰고, 두루두루 동시다발적으로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최초 입덕은 친구의 추천이었는데, 마침 4집 발매 이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호기심에 레코드 가게에 줄을 서서 얼굴도 모르는 가수의 CD를 샀고, 집에 오자마자 아버지의 오디오로 플레이한 순간 세련된 곡들에 바로 반했다. 명곡을 지닌 가수를 덕질한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는 경험해봐야 안다. 이건 자랑이 맞다.

덕질하면서 위기의 순간은 없었나.
가고 싶은 공연에 돈이 모자라서 못갔을 때다. 내 경우 시간은 많았는데 돈이 부족했다. 덕질을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돈과 시간 중 택일을 해야 할 때가 오는데, 이 두 가지를 모두 해결해놓은 ‘덕친’을 보고 존경심이 들었다. 회사에 다니다가 고정 수입을 유지하는 프리랜서로 독립했고, 일을 몰아서 해놓은 후 공방도 맘껏 뛰고, 덕질용 자금을 따로 모으고 있더라. 아, 갖고 싶지만 구매 시기를 놓친 굿즈와 팬북은 시간과 돈, 인맥으로 해결했다.

그동안 내 가수 영업, 자랑을 열심히 해오지 않았나. 이번엔 덕질을 한 나 자신을 자랑해보자.
금전적 여유가 부족했음에도, 열심히 공연 참석하고 야광봉 흔들었던 게 가장 자랑스럽다. 당연하지만, 지나간 공연은 되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사람은 급하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게 되어 있구나.’를 몸소 체험하고 있으려니 신기했다. 신화의 경우 멤버들의 생일이 사계절에 고루 분산되어 있던 점이 수월한 덕질에 영향을 줬다. 직접 찍은 사진을 덕친들과 나누기도 하고 액자로 뽑아서 멤버에게 선물할 수 있었던 것도 뿌듯했다. 나는 팬북 중고거래를 엄청나게 했었는데, 덕친들에게 구해주기도 하고 내가 원하는 팬북을 거진 다 구해서 이쪽으로도 운이 좋았다. 백여 권 정도 모았는데 소중히 갖고 있다.

돌덕 문화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소속사의 정확한 공지와 떡밥이 얼마나 많은 분쟁을 예방하는지를 봤기 때문에, 이런 점을 신경써주면 어떨까 싶다. 팬은 떡밥을 먹고 삽니다.


황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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