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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49 인터뷰

역할의 정확한 실험 2

2021.04.28 | <더스트맨> 배우 우지현 인터뷰

※ 이번 기사는 <역할의 정확한 실험>에서 이어집니다.

영화에서 인물들이 상호작용 하는 모습이 좋았다. 모두에게 각자의 사정과 관계가 있다는 점이 부각되는 것 같았다. 홈리스를 쉽게 외톨이로 취급하는 관념과 상반되는데, 이런 장면이 영화에서 하는 역할이 무엇이라고 보나?
어딘가 다른, 별개의 무언가로 표현하지 않으려고 해서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 만약 영화에서 홈리스인 인물들에게 특별한 설정을 입히는 데 힘을 썼다면 달랐을 것이다. 추위를 느끼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고, 그 안에서 방법을 찾아내 생활하고, 즐거움을 추구하는 건 많은 사람들에게 공통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음을 다해 영화를 만들고자 했고, 감독님도 집요하다 싶을 정도로 그런 측면을 점검하셨다.

영화에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보는 사람이 해시태그를 통해 더스트 아트를 퍼뜨린다. 그 사실을 알았을 때 태산은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좋은 우연들이 그 인물에게 다가왔다고 느낀다. 교회 주차장에서 그림을 그린 후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의아해하고, 누군가의 차창에 그린 그림을 본 사람들의 칭찬을 들으며 태산은 의도치 않게 자신이 차단했던 외부와 관계를 맺게 된다. 조금씩, ‘나 역시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구나!’ 하고 깨닫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다수의 독립영화에 출연하면서 그 경험이 남긴 흔적이나, 배우로서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태도가 있나?
여러 매체와 시스템에서 연기해보는 건 굉장한 행운이다. 드라마나 영화 혹은 다른 여러 시스템에서 내가가지는 역할, 혹은 책임져야 할 지점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때마다 배워야 할 것, 가져야 할 태도를 스스로 잘 실험해볼 수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작업마다 다른 매력이 있고. 독립영화 촬영장은 오랜 시간 함께한 사람들이 있다 보니 반갑고 편안한 자리이기도 하다.

구동구역으로 출연하고 있는 tvN <마우스>는 장르물의 성격이 강한데,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장르별로 다른 흐름 속에서 최적의 포지션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잘 아는 상태에서 연기하고 싶다. 맡은 배역이 어떤 기능을 해야 극에 도움이 되는지, 어떻게 해야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내 몫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

위치나 역할을 고민하면서 막힐 때는 없나?
많다. 친구들에게 물어보기도 하는데, 결국 스스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방향으로 밀고 나가는 것 말고는 방법이 딱히 없는 것 같다.하루는 촬영 후 ‘오늘 좀 잘했다!’ 하고 생각하면서 개운한 마음으로 돌아오고, 또 하루는 ‘왜 그렇게 했지?’ 하면서 패배한(웃음) 사람처럼 돌아온다. 왔다 갔다 한다.

요즘 매력을 느끼는 이야기는 어떤것이 있나? 최근 정주행 하고 있는 드라마나 작품이 있는지 궁금하다.
넷플릭스에 라는 작품이 있다. F1 경기를 촬영한 다큐멘터리인데, 내겐 모터스포츠가 어떤 형태의 자극이 되는 것 같다. 전 세계에서 단 스무 명만 몰 수 있는 차가 등장하기도 하고, 현재 선수라고 해서 내년에도 선수로 뛸 수 있을 거란 보장도 없는, 치열한 경쟁의 세계다. 모터스포츠는 기본적으로 기술과 데이터에 기반한 분야고, 선수 개인이 엄청난 속도를 내야 한다. 그 모습을 연기에 대입하게 된다. 드라마틱한 상황이 자주 펼쳐져서 보면서 엉엉 운 적도 있다.

<더스트맨>을 어떤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가?
스스로와 다투고 계신 분, 자신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순간을 경험한 분들이 영화를 보며 조금이라도 위안을 얻는다면 큰 영광일 것이다. 꼭 그러지 않더라도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황소연
사진 박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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