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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48 스페셜

다꾸족이 ‘다꾸’ 하는 이유

2021.04.06 | 저는 다꾸족 입니다

테크놀로지의 발전으로 스케줄 관리는 구글 캘린더로, 일기와 단상 기록은 노션과 블로그에 쓰면 되는데 아직도 사람들은 아날로그형 다이어리를 찾는다. 색색의 펜과 스티커, 마스킹 테이프 등 온갖 아이템을 동원해 속지를 꾸며 SNS에 올리고 팁을 공유하는 현대인의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는 시대에 발맞춰 진화한다. 20년 전 상상한 미래 사회에 다꾸를 하는 미래인은 없었는데…. 역시 예측은 틀려야 제맛이다. 만지고, 가지고, 더 쓰고 싶은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는 문구의 물성이 유지되는 한, 문구도 다꾸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 범지 : 일기 쓰는 페이지를 스티커로 자유롭게 꾸민다]

2년 전 스마트폰으로 새로 쓸 다이어리를 찾아보고 있었다. 그러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예쁘게 꾸며진 다이어리 사진을 보게 되었고, 나도 해보고 싶다고 느꼈다. 그동안 나에게 다이어리는 그저 스케줄을 적는 용도에 불과했는데, 내 다이어리도 예쁘게 채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된 것이다. 그때부터 다이어리 꾸미기에 관련한 재료를 하나둘 모으기 시작했다. 내 다이어리는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고른 스티커, 마스킹 테이프, 메모지 들로 채워지는데 그렇게 완성된 다이어리는 하나의 작품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한 장의 페이지를 완성하기 위해 고민한 시간이 아깝지 않고, 큰 만족감을 느낀다. 다이어리를 꾸미는 동안에는 잡생각이 들지 않고 오로지 한 페이지를 꾸미기 위해 집중하게 된다. 또, 다이어리를 꾸미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고 거기다 일기를 쓰는데, 일기를 쓰면 왠지 하루를 잘 마무리한 것 같아 뿌듯하다.

[©범지 : 스티커를 보관하기 위한 바인더도 따로 있다]

요즘 유행하는 다꾸템은요
어릴 때 유행하던 ‘6공 다이어리’가 최근 다시 유행하면서 다양한 크기로 나오고 있다. 6공 다이어리는 구멍이 6개 뚫려 있어서 그렇게 불리는데 속지와 순서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다꾸를 하는 사람이 많고 그들의 취향도 다양하기 때문에 6공 다이어리뿐만 아니라 무지 노트, 스프링 노트 등 다양한 형태의 다이어리가 속속 나오고 있다. 그래서 다음 다이어리를 무엇으로 할지 고르는 재미가 있다. 스티커는 예전엔 직접 잘라서 사용하는 인쇄소 스티커가 유행이었다면 지금은 바로 뜯어서 사용할 수 있게 칼 선이 나 있는 씰 스티커가 유행이다. 요즘 다꾸는 일기의 비중보다 꾸미는 쪽의 비중이 더 크다. 그래서 마스킹 테이프도 배경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름 모양이나 벽돌 모양, 풀숲 모양으로 제작되어 나온다. 일기의 제목이나 날짜도 손으로 적기보다는 알파벳과 숫자 스티커를 사용하여 적는 게 인기다.

[©범지 : 월간 다이어리를 꾸민 모습]

나만의 다꾸 팁
다이어리를 꾸밀 때는 최대한 색깔을 맞춰서 재료를 고른다. 그러면 다 꾸몄을 때 전체적으로 통일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스티커를 붙일 때는 크기가 큰 것부터 작은 것 순으로 붙인다. 그래야 넣고 싶은 스티커들을 다 넣을 수 있다. 먼저 작은 스티커를 사용하면 나중에 빈칸에 크기가 큰 스티커를 붙이기 곤란해지기 십상이다. 다꾸에 익숙하지 않아 어떻게 꾸밀지 막막하다면 오늘 있었던 일과 비슷한 느낌의 스티커를 골라보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하루 종일 집에 있었다면 소파에 누워 있는 캐릭터를 고르는 식으로. 캐릭터 스티커를 붙여도 허전함이 느껴진다면 하트나 동그라미 같은 도형 스티커를 배경으로 활용하면 좋다. 마지막으로 작은 데코를 주위에 붙여준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작은 조각이지만 빈 공간을 채우는 용도로 쓰기 좋고 전체적으로 포인트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다.

다꾸가 유행하는 이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지금, 간단하게 시작하기 좋은 취미 중 하나가 다꾸라고 생각한다. 원하는 시간에 책상 위에서 편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보다 다양한 스타일의 스티커도 많이 나와서 취향에 맞는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물론 집에서 쉽게 온라인으로 다이어리와 스티커를 구입할 수 있는 것도 인기에 한몫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구매해서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수집하는 재미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 취향에 꼭 맞는 예쁜 스티커를 갖게 되면 금방 행복해진다. 다이어리는 온전히 나만의 공간이고 그 공간을 나의 취향으로 가득 채울 수 있다는 게 정말 재미있다. 꾸미는 데에는 특별한 정답이 없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뭐든 만들어낼 수 있다. 정말이지, 손으로 만지고 꾸미는 재미는 디지털이 대체할 수 없다.


글 | 사진 범지
일상의 소소함을 다이어리에 담는 사람.
귀엽고 아기자기한다꾸템들과 노는 걸 좋아하며,
SNS와 유튜브에 다이어리에 관한 이야기를 올린다.
인스타그램 @bum_g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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