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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43 스페셜

2021년 달고나커피를 찾아라

2021.02.26 | 해피 집콕 라이프

즐거운 집콕을 위해 ‘집밥 & 홈 카페 3대장’으로 기자 세 명이 각자 처음 접해보는 음식을 만들었다. 한식에 접목해 무궁무진한 활용법을 보여주는 와플팬, 주방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에어프라이어, 홈 카페를 즐긴다면 갖고 있을 법한 커피메이커까지. 배달 음식에 지쳐간다면 시도해볼 만하다. 응용은 여러분의 몫이다.

컵라면 굽는 밤 by. 박지선

창밖에 눈이 오고 있다. 현관문을 나서본 게 언제였는지 되짚어보는 데 열 손가락이 다 필요했다. 정부의 ‘5인 이상 집합 금지’ 행정명령이 발표된 후 모든 약속을 취소했고, 3인 가족인 우리 집은 사람이 1명만 와도 ‘풀방’이라 가족이 아닌 타인을 만난 것도 벌써 지난해의 일이 됐다. 집 안에 스스로를 가둔 지 아흐레, 희뿌옇게 얼어붙은 세상을 바라보다가 묘한 기시감이 들었다. 이건 분명 내 생에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일인데 나는 왜 언젠가 이런 삶을 살아본 것 같을까.


기차를 타고 6박 7일 동안 시베리아를 횡단한 적이 있다.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한 인생 위로 고립과 결핍이 흰 눈처럼 쌓여, 보이지 않던 것들이 도리어 선명해지는 수행 같았던 여행. 마치 멸망한 지구의 가장자리를 달리고 있는 듯한 기차에서 나는 때로 쓸쓸했고 묘하게 안도했으며, 허기질 때마다 컵라면을 먹었다. 오늘은 뜨끈한 식사가 아니라 다정한 안주가 필요한 날. 시베리아 횡단 열차 여행의 주식이던 ‘팔도 도시락’에 끓는 물을 붓고 와플팬을 꺼냈다. 파워블로거들이 소개하는 검증된 레시피들을 덮어두고 죽이 되든 떡이 되든 내 멋대로 만들어보기로 했다.

* 컵라플 만들기

준비물 와플팬
재료 컵라면, 버터, 설탕, 달걀

1 컵라면에 뜨거운 물과 라면 수프 1/2봉지를 넣은 뒤 2분 정도 기다린다.
2 면이 익는 동안 와플팬에 버터를 살짝 바르고 달군다.
3 면발이 완전히 익기 전 꼬들꼬들한 상태일 때 건져 와플팬 위에 올린다.
4 면발 위에 남은 라면 수프와 설탕을 취향에 맞게 솔솔 뿌리고 그 위로 달걀 하나를 깨 올린다.
5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주면 완성.

분명 아는 맛이지만 행색이 낯설어서 괜히 싱거운 농담이 나오는 맛. 라면땅보다 멀고 야끼소바보다 가까운 그 무엇. ‘아, 됐고 치킨이나 시켜!’ 하며 투덜거리더라도 함께 먹고 싶은 사람들의 얼굴들이 소복하게 쌓이는 밤. 꿈쩍 않고 멈춰 있는 이 기차에서 언제쯤 내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오늘도 컵라면 하나로 행복의 요건을 때웠고 맥주 한 잔에 불행할 이유를 잊었다. 모두들 무탈하게, 종착역에서 만날 수 있길 빈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탔을 당시 사진

괴식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만 탄생할 뿐이다
by. 양수복

밤은 길며 볼거리는 많고 입은 심심한 계절, 겨울이다.
여느 때처럼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그럴싸한 간식 레시피를 발견했다. 슬라이스 치즈와 연유로 만드는 식빵 팝콘이다. ‘코시국’으로 극장에 못 가서 좋아하는 달콤하고 고소한 팝콘을 먹은 지도 오래된 차에 기분이라도 낼 수 있는 좋은 메뉴였다. 필요한 재료는 슬라이스 치즈와 연유, 버터와 식빵이 전부고 여기에 에어프라이어만 준비하면 끝. 레시피 역시 ‘심플 이즈 더 베스트’가 요리 철학인 내게 이보다 사랑스러울 수 없었다. 퇴근하자마자 동네 마트로 장을 보러 갔다. 연유를 구할 셈이었다. 그런데 연유가 없었다. 훗, 고작 연유 따위 없다고 내 의지를 꺾을 순 없지. 연유 대신 꿀을 넣기로 했다. 식빵을 네모 모양으로 잘게 잘라둔 뒤 그릇에 버터와 꿀, 슬라이스 체다 치즈를 올려 전자레인지에 녹여 느끼하고 달달한 코팅을 만들었다. 준비는 끝. 에어프라이어를 180℃로 맞춰 5분, 그리고 뒤집어 4분만 돌리면 완성된다.

* 식빵 팝콘

준비물 에어프라이어
재료 체다 치즈, 고다 치즈, 연유, 버터, 식빵

1 식빵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2 작은 그릇에 버터, 연유, 치즈를 넣고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려 녹이고, 식빵에 소스를 고루 묻힌다.
3 에어프라이어를 180℃에서 5분, 그리고 뒤집어 4분간 돌린다.

분명 영상에는 이렇게 나와 있건만… 자, 뭐가 문제일까?
첫째, 연유 대신 꿀을 넣었다. 둘째, 체다 치즈와 고다 치즈를 한 장씩 쓴 레시피와 달리 체다 치즈만 두 장을 썼다. 셋째, 꿀과 버터를 충분히 넣지 않아 소스가 너무 질었다. 넷째, 요리사가 나다. 도저히 모르겠다. 질게 만들어진 소스가 식빵에 스미는 게 아니라 얹어질 때부터 ‘아비규환’이라는 단어를 생각했고, 그다음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식빵이 튀겨지는 9분 동안 동거인들이 “냄새 뭐야? 빵집 같아!”라고 감탄했건만…. 결과물을 본 이들에게 초콜릿으로 무얼 했느냐고 추궁당하곤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오늘은 내가 실론티 요리사 by. 황소연

생존을 위해 들이켜는 카페인보다 우아한 차 한 잔이 당기는 날이 있다. 오래된 커피메이커로 카카오닙스를 우려 마셔본 기억을 떠올려 그럴듯한 차를 만들 순 없을까? 자타 공인 소문난 차 마니아에게 인생 첫 수제(?) 블렌딩 티를 만들 조언을 구했다. “향이 튀지 않고, 보디감도 보통인 실론(홍차) 베이스가 무난할 것 같은데.” 캔 음료로만 접했던 ‘실론’을 처음으로 만져볼 기회였다. 전문적인 티하우스에선 오일을 이용해 아로마를 추가하지만, 대체품은 얼마든지 있다. 추운 겨울, 달콤한 파이가 떠오르는 실론 캐러멜 티를 만들었다.

* 실론 캐러멜 티

준비물 커피메이커
재료 캐러멜, 카카오닙스, 실론 잎

1 커피메이커 필터에 찻잎을 2~3g 넣고, 카카오닙스를 비슷한 양으로 넣는다.
2 그 위에 캐러멜을 얇게 썰어 원하는 만큼 넣는다.
3 찬물을 커피메이커에 넣고 뜨거운 물로 우린다.

여기에 시나몬 파우더를 뿌리거나 볶은 율무를 넣어도 된다. 달콤한 향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캐러멜을 너무 많이 넣었는지, 찻잎의 향이 묻히는 듯했다. 취향에 따라 적절한 조율이 필요하다. 이번 요리에 등장하진 않지만, 산뜻한 향을 원한다면 오렌지 껍질을 우리는 것도 효과적이다. ‘슬로푸드’ 느낌을 강조하고 싶다면 찻잎을 절구 등에 살짝 찧어 우리는 것도 좋다.


차에 곁들일 과자로는 무엇이 좋을까. 차 마니아의 제안은 듣기에도 달콤했다. “시리얼에 들어 있는 바삭한 마시멜로를 카카오닙스 티에 곁들여도 되고, 제철 과일 딸기는 대부분의 티에 잘 어울리지.” ‘얼죽아’과라면 시판 홍차 티백 두세 개를 우려 얼음을 타서 즐길 수도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면 손님들을 초대해 근사한 차를 한 잔 대접하면 어떨까. 만나지 못했던 시간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으니 블렌딩에 드는 수고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다.


글 · 사진 박지선, 양수복, 황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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