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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43 스페셜

가끔은 현실 대신

2021.02.26 | 스팀 속 보물 같은 게임들

스팀(Steam)이라는 게임 결제 및 구동 플랫폼에 빨리 적응하고 싶다면, 한글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리고 취향에 맞는 게임 하나를 플레이해보는 것이 좋다. 혼자서도 플레이할 수 있는, 비교적 조작이 편한 게임 몇 가지를 소개한다.

<길고양이 이야기>

살아남아라, 길고양이
게임 <길고양이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도시에서 먹이를 찾고, 작은 몸을 뉠 자리도 찾아야 하는 길고양이들의 삶을 간접체험 할 수 있다. 아기자기한 그래픽과는 달리 스토리 라인은 안쓰럽고도 아슬아슬하다. 생선 가게 아저씨, 슈퍼 주인 할머니, 그 슈퍼에서 키우는 강아지,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소녀 등 게임의 주인공인 아기 고양이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을 만나고, 그들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게임의 엔딩이 달라진다.

특기할 만한 건, 게임 진행이 속도감 있다는 점이다. 배가 고프지 않게 식량을 구해 먹어야 하는 동시에, 아무거나 먹어서 건강을 해치면 안 된다. 이 균형을 맞추다 보면 밤이 되고,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플레이어는 초조해진다. 횡단보도와 인도, 가로수 아래, 상가 등을 누비며 쌩쌩 달리는 차를 피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미션이다. 동물과는 대화가 비교적 빠르게 가능하지만, 인간과 커뮤니케이션 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한 명을 공략하다 보면 원하는 엔딩을 볼 확률은 높아지지만 게임 흥미가 떨어지고, 여기저기 말을 걸다 보면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른다. 이런 극적인 흐름은 게임의 첫인상과는 다르지만, 귀여운 고양이들을 보는 매력이 있다. 추운 겨울, 몸 챙기기 힘든 길고양이들을 위해 물 한 그릇이라도 떠서 길가에 놓아두게 만드는 마력의 게임. 따뜻하고 아늑한 결말을 볼 때까지 무한정 도전하게 된다. 현재 스팀에서 5,500원.

<커피 토크>

요정과 인간의 콜라보
당신이 아직 ‘호그와트’에 입학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면, 마법 세계가 존재할 거라는 믿음이 ‘인류애’의 밑거름이라면 <커피 토크>를 추천한다. 엘프 요정과 고양이 아이돌, 인어, 뱀파이어, 늑대 인간과 대화를 나눠볼 수 있다. 플레이어는 2020년,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카페를 운영하는 주인이 된다. 세계적인 커피 체인 스타벅스 1호 점이 있다는 공간적 특성이 반영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복잡한 도시에서 만나는 각양각색 ‘종’들이 음료도 마시고 수다도 떨 겸 카페에 들른다는 설정이 재미있다.

시대 흐름에 맞춰 인물 정보와 레시피는 스마트폰 화면으로 재현된다. 엄청나게 많은 대화가 게임의 흐름을 좌우하기 때문에, 메신저 대화창과 같은 형태의 게임 기록을 통해서 손님과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복기할 수 있다. 오는 손님마다 요청하는 제각각인 음료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장점. 그림에 일가견이 있다면 시간제한 없는 ‘라테아트’로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다.

로파이 음악이 잔잔하게 흐르고, 카페 밖에는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복잡한 사연을 갖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는 현실 세계를 그대로 반영한다. 인종차별과 성차별, 노동자들의 투쟁, 정치적 논쟁까지. 드라마 한 편을 보는 듯한 게임이다. 현재 스팀에서 13,500원.

<더 심즈 4>

내가 이 구역의 총괄자
오리지널을 필두로 여러 가지 스핀오프 버전을 내놓고 있는, 시뮬레이션 계의 전설 <더 심즈>. 지난해 걸그룹 마마무의 멤버 화사가 <더 심즈 4>의 광고 모델로 나서며 한차례 더 화제를 모았다. <더 심즈> 기본 버전만으로 부족하다면 캠퍼스 라이프, 도시 생활, 직장 생활, 셀레브리티, 반려동물 등 콘셉트에 특화된 버전도 즐길 수 있다. 이 중 <더 심즈 4>는 스팀 2020 어워즈, ‘부담 없이 즐기는 게임 상’에 빛나기도 하는 콘텐츠다.

사실 <더 심즈> 하면 <심시티>처럼 거대한 도시를 창조해나가는 장면이 그려지는 이들도 많겠지만, <더심즈 4>는 그보다 소소하고 디테일한 재미를 추구한다. 눈썹 색, 걸음걸이, 침대보의 종류만 해도 대여섯 가지이고, 이 요소를 하나하나 정하다 보면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간다. ‘귀차니스트’를 위해 심의 모습과 성향을 무작위로 설정할 수 있고, 인테리어도 한번에 끝낼 수 있는 ‘세트’가 있으니 너무 겁먹지는 말자. 작은 공간에서 나만의 ‘심’(캐릭터)을 만들고 조종(?)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 포인트다. 심의 모습을 상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심 조물주’에 가까운 창작자들이 유명인과 비슷한 캐릭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현실에서 보다 더 과감해지는 행동, 과격한 감정표현을 하는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다.

현재 스팀에선 38,500원으로 다소 망설여지는 가격이지만, 세일 기간엔 대폭 할인되어 몇 천 원 대에 구매가 가능하니 할인을 노려보길 권한다. 스핀오프 버전 역시 닌텐도 <동물의 숲>에 가까운 가격으로 쉽게 결제하긴 어렵지만 하나의 버전을 구매하더라도 큰 볼륨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건 장점이다.


황소연
사진 게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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