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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36 컬쳐

귀여운 로코로 기분 전환

2020.10.30 | <풀하우스>

밀레니얼 초기의 로맨틱 코미디를 다시 재생한 건 싹쓰리의 ‘비룡’ 덕분이었다. 넘치는 자신감의 근원이 뭘까 생각해보다가 드라마 속 영화배우 영재(정지훈)가 떠올랐다. 어디서든 존재감을 뽐내는 화려한 의상, 사자 갈기 같은 머리. 영재는 그런 외양으로 지은(송혜교)에게 버럭버럭 소리를 지른다. 까칠한 남자 주인공과 발랄하고 수더분한 여자 주인공. 악연에서 시작된 인연이 <풀하우스>를 채운다. 지금 보니 16부작 안에서 변화가 다이내믹하다. 체감상 열 번도 안 만난 듯한데 급속도로 진행되는 계약 결혼, 유부남에게 접근하는 소꿉친구의 존재. 지은은 생글생글 웃지만 전형적인 ‘캔디’는 아니다. 친구들이 사기를 쳐서 울고, 자전거를 배우다가 넘어져서 운다. 드라마 속에서 계약 결혼을 한 상대인 남편 영재는 그런 지은을 면박하기 바쁘다. “귀엽긴 누가 귀엽다 그래요? 요즘 그렇게 생긴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눈은 동그래 가지고, 쪼그만 게 성질은 또… .” 하지만 ‘가짜 남편’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시댁 어른들 앞에서 ‘곰 세 마리’를 부르면서 율동하고, 틈만 나면 썰렁한 개그를 날리는 아내가 깜찍하다는 사실을. 이런 드라마에서 여자 주인공은 꼭 남다른 붙임성을 가지고 있다. 지은 역시 30분 만에 누구와도 친해지고, 어디서든 살아남는 강한 생존력이 있다. 이런 지은이 영재를 골릴 때가 있다. 신데렐라 스토리를 부각해 만들었기 때문일까. 시종일관 구박받던 캐릭터가 존댓말을 꼬박꼬박 하다가도 “그러는 넌 얼마나 잘났냐? 넌 진짜 사이코야!” 하고 카운터펀치를 날릴 때, 우리는 지은을 응원하게 된다. 다만 드라마를 볼 때면 찾아오는 ‘오글거리는’ 순간은 <풀하우스>에도 빠지지 않는다.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보기 힘들 것 같다. “지은이 내가 지켜!”라든가, “지은 씨는 본인이 얼마나 재밌는 사람인지 모르죠?” 같은 대사는 정주행의 큰 방해물이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지은의 컬러풀한 옷과 양 갈래 머리. 예전엔 유행하던 옷이라 예뻐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지금 봐도 예쁘다. 래글런 티셔츠와 요즈음 ‘버렛’으로 불리는 큰 헤어핀, 귀여운 목걸이, 아담한 체구에 어울리는 볼레로. 당시 내가 20대였다면 열심히 따라 입고 다녔을 것 같다. ‘풀하우스’라는 제목답게 두 주인공은 집에 자주 머무른다. 말하자면 신혼집인 셈인데, 처음엔 지은의 몫이었던 집안일을 점점 영재가 도맡아 하게 되는 흐름이 재미있다. 마스크도 손 소독제도 없다는 점은 지금과 다르지만, 풀하우스에서 벌어지는 두 사람의 티키타카는 당신의 집콕 생활에 생기를 불어넣을지도 모른다.


황소연
사진 웨이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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