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상단으로이동
신간 · 과월호 홈 / 매거진 / 신간 · 과월호
링크복사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글자확대
글자축소

No.235 스페셜

홈트 초보자의 운동 루틴

2020.10.05 | 집콕의 전문가들

중앙방역대책본부의 브리핑에 ‘홈 트레이닝’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닫힌 헬스장을 뒤로하고 사람들은 집 앞 천변으로 나왔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는 지금 야외에서 운동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맑은 하늘과 선선해진 날씨가 자꾸만 발길을 밖으로 향하게 하지만 그래도 집에서 ‘콕’ 박혀 ‘홈트’를 하는 것이 나와 우리를 위한 건강 유지법이다. 좁은 방에서 나만의 홈트 루틴을 만들어본 과정을 소개한다.

러너들에게 현재 상황은 불만족스럽다. 마스크를 끼고 가까스로 달리기를 지속해왔지만, 올여름 폭우로 한강 물이 범람하면서 강가를 따라 달리는 일마저 불가능해졌다. 함께 운동하며 서로 격려하던 러닝 크루들도 ‘혼뛰’를 하며 랜선으로만 만나고 있다. 나 역시 원래 운동을 즐기진 않았지만, 외출을 자제하게 되니 움직임이 더욱 둔해졌다. 게다가 좋은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코어 근육도 찾아볼 수 없다. 스마트 워치를 활용해 날마다 달리기 기록을 비교하고, 멈추지 않는 에너자이저처럼 달리는 러너들이라면 홈트 초보자에게 필요한 조언을 해주지 않을까. 층간 소음 걱정 없는 유산소운동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러너 A씨는 ‘타바타’를 추천했다. ‘죽음의 운동법’이라는 역설적인 수식어를 가진 운동답게, 이 운동은 짧은 시간 동안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20분, 아니 10분만 해도 몸은 땀범벅이 되고 숨이 가빠진다. 힘든 만큼 칼로리 소모가 많아 다이어터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A씨가 최근 꽂힌 홈트는 유튜버 ‘힙으뜸’의 트레이닝. 타바타를 따라 하다 보면 러닝을 한듯 기진맥진하긴 하지만, 밖에서 밤공기를 쐬면서 달릴 때와는 아무래도 차이가 크다고 한다. 러닝을 하다 보면 상쾌하지만, 같은 자리에서 따라 하는 타바타는 하고 난 뒤 어쩐지 답답하다는 것. 외출이 자유로울 때보다 운동량이 줄어 운동을 한 듯 만 듯하다는 소감도 들려줬다. 무엇보다 계단만 몇 층 올라도 힘들어하는 내가 타바타 같은 고강도 운동을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혼자서도 잘해요
많은 취미가 그렇듯, 홈트도 ‘장비발’일까. 클래스101 등 온라인으로 취미를 배울 수 있는 플랫폼에서도 운동 강의를 내걸고 있다. 도구가 있어야 가능한 필라테스, 발레까지 준비되어 있는데, 기본자세를 알려주고 집에 있는 테이블이나 의자 등을 활용해 운동할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유튜브 등에 무료로 공개된 기본자세 외에 심화 동작으로 운동의 정수에 다가갈 수 있고, 각종 이벤트로 수강료를 낮춘 점도 매력. 나아가 토슈즈나 작은 필라테스 보드와 밴드를 주문해 학원에서 레슨 받듯 배울 수 있는 서비스도 있다. 무용 연습실이나 전문 필라테스 강습소에 온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심지어 강사를 집으로 초빙해 운동을 배울 수 있는 곳도 있어 구미가 당기던 중 지난해 말 인기를 끌었던 닌텐도의 <링 피트 어드벤처>(이하 <링 피트>)가 떠올랐다. 이거라면 꾸준히, 재미있게 운동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링 피트>로 홈트 하는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마냥 희망적이진 않다. B씨는 “<링 피트>마저 하지 않았으면 체력이 그야말로 바닥을 찍었을 것.”이라고 본인의 상태를 진단했다. 최소한의 체력을 챙길 수 있지만, 드래고(보스)와 싸우러 가는 길은 매우 험난하다. 게임 속에서 유저는 수십 개의 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계단을 오르기 위해서는 무릎을 높이 들면서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 생각만 해도 숨이 차다. 그렇게 계단을 오르느라 진이 다 빠진 후 만난 드래고의 모습이 너무나 위협적일 때, B씨는 그 자리에서 그날의 운동을 포기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C씨는 내게 “중고 거래 사이트에 <링 피트>가 얼마나 많이 매물로 나와 있는지 아느냐?”면서, 구매에 신중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천 리 러닝도 스트레칭부터
어깨가 뻐근하거나 다리가 아플 때 즐겨 찾던 운동 강사 강하나의 스트레칭 영상이 있다. 그의 스트레칭은 짧은 시간이 핵심이다. 폼롤러 등 도구를 활용해 집중적으로 근육을 늘리고 풀어주거나,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하는 운동 외엔 15분 이내로 스트레칭을 할 수 있다. 특히 그의 하체 스트레칭은 1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레전드’로 알려져 있다. 상체 통증 완화, 하체 부기 해소 등 스트레칭 목적은 부위별로 세세하게 나뉘어 있지만, 따라 하다 보면 전신의 근육이 쭉쭉 늘어나고 혈액순환이 잘되는 느낌이 든다.

스트레칭과 요가 전문 유튜브 채널을 참고해 상체 운동과 허리 통증을 완화하는 운동으로 1일 1회 30~40분의 루틴을 짰다. 운동의 명칭은 다르지만 종종 비슷한 동작이 겹치기도 한다.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목을 뒤로 조금씩 젖히면서 턱을 천장으로 향하게 하고 목 앞쪽과 쇄골을 쭉 늘리는 동작이 그렇다. 이 상태에서 가슴을 쫙 펴고 심호흡을 몇 번 반복하면, 뭉친 듯 답답하던 명치 근처 근육이 조금씩 풀어진다. 또 양손을 깍지 낀 채 뒤통수를 감싼 뒤 정면으로 천천히 끌어내리고, 왼쪽과 오른쪽 사선으로도 고개를 숙이면 목뒤뿐 아니라 등 중앙 쪽 척추까지 늘어난다.

유튜버 ‘요가소년’은 어느 동작을 지속하는 도중에 “그곳에서 잠시 머물며….”라고 말하곤 한다. “자극이 오죠? 조금 뻐근하지만 그 자극을 즐기세요.”라는 강하나의 격려와 비슷하게 들린다. “선생님, 죽을 것 같은데….” “회원님, 그 정도로 안 죽어요!”라는 헬스 트레이너의 말이 그리운 이들이라면, 스마트 워치 대신 유튜브 속 강사를 따라 코어 근육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황소연
사진 유튜브 <요가소년>, 유튜브 <강하나 스트레칭>


1 2 3 

다른 매거진

No.317

2024.03.01 발매


위라클 박위

No.316

2024.02.05 발매


우리가 사랑하는 귀여움

No.315

2024.01.15 발매


신예은

< 이전 다음 >
빅이슈의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