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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28 인터뷰

저의 음악, 계속 — 해보겠습니다

2020.06.10 | 뮤지션 치즈 인터뷰

뮤지션 치즈(달총)의 순간들은 드라마틱하다. 자신을 둘러싼 이미지에 대한 고민을 음악으로 부수려는 시도, 만드는 곡마다 ‘인생 곡’이라고 생각한다는 믿음, 옛날 노래를 잘 부를 수 있다는 판단, 망하더라도 선택으로 망해보자고 밀고 나가는 배포까지. 자신의 장점을 정확히 파악하는 아티스트의 결과물은 언제나 신뢰를 준다. 곡을 쓰는 건 쉽지만 ‘좋은 곡’을 쓰는 건 어렵다는 치즈는 그래서 늘 좋은 곡만 쓰고 싶다고 연신 다짐했다. 그 말이 좋은 곡만큼은 얼마든지 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느껴졌다.

《빅이슈》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어요. 전에도 인터뷰를 한 번 하셨고요.
자주 보이니까 계속 구매하게 된 것 같아요. 지하철역 근처에 살다 보니 역에서 빅판 분을 항상 뵙게 돼요.

5월 18일에 발매한 새 앨범을 소개해주세요.
이제까지 많은 분이 치즈의 이미지가 좀 귀엽고,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럽다고(웃음) 생각하셨다면, 이번에는 기존의 스타일을 지키면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어요. 마냥 천진난만하지 않은 소녀, ‘사람’의 다양한 감정을 담은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인터뷰에서 ‘좋아해’를 만들 때, 멜로디 라인과 가사가 세 시간 만에 나왔다는 내용을 봤습니다. 요즘에도 곡의 뼈대가 나오기까지 그렇게 짧은 시간이 걸리나요?
일단 앉고 나서 시작하는 편이에요. 책상에 앉아서 ‘오늘 뭐 해보지?’ 하는 식으로. 오늘 시작한 일은 오늘 끝내야 직성이 풀리는 타입이에요. 지금도 멜로디와 가사 나오는 데 하루면 충분하고요.

평소 메모에서 아이디어를 발췌하기도 한다고요.
요즘도 가끔 그래요. 가사 쓸 때는 상세한 요소를 생각하곤 해요. 제가 좀 깐깐한 게, 가사의 발음도, 뜻도 예뻤으면 하거든요. 입에 잘 붙고 의미도 좋아야 하니까, 그런 걸 손보곤 해요. 메모를 찾아보기도 하고, 방 주변을 훑어보기도 하는데 가끔 얻어 걸리는 때가 있어요.(웃음) 오후 3시 정도 됐는데 방 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너무 예쁜, 그런 순간이요.

발음을 신경 쓰는 건 자주 읽는 시집의 영향인가요?
필사를 좀 하는 편이에요. 가끔 읽어보기도 해요. 가사를 텍스트로 봤을 때도 예뻤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치즈’가 1인 체제로 바뀌고 난 뒤, 혼자 결정 내리는 순간이 부담되는 때가 있다고도 하셨어요. 최근에는 그런 순간에 익숙해졌나요.
확실히 혼자 결정하는 게 어렵긴 해요. 예전엔 주변의 의견을 많이 수렴하려고 했어요. 회사 분들과 친구들에게 많이 물어봤고요. 근데 이번 앨범은 ‘망해도 내 손으로 망하자.’라는 생각으로 고집을 부렸어요. 많은 사람의 의견을 수렴할 때 이도 저도 아닌 결정을 내리거나 아쉬울 때도 있었거든요.

피드백 듣는 것을 좋아하나요?
네. 고집이 좀 있는 편인데, 다른 사람이 보았을 때의 저를 찾으려고 했거든요. 제가 평소 슬리퍼 끌고 다니고, 외적으로 전혀 꾸미는 사람이 아니에요. 그런데 다른 사람이 제 이미지를 떠올릴 때 귀엽게 보는 게 신기했어요. 저는 제 모습을 아니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라고 생각하곤 했거든요. 거기에 어느 정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해서 타인에게 많이 질문했죠. 제 인맥이 좁고 깊은 편이에요. 저를 노래로 먼저 만났다가 사석에서 만나고, 굉장히 실망하는 경우가 있어요. 어쨌든 ‘내가 만든 내 프레임’에 스스로 실망하는 거잖아요. 그럴 때 아쉽죠. “아, ‘무드 인디고’ 진짜 좋아했는데.” 이러는 분도 봤어요.(웃음)

인스타그램을 보면 집에서 고양이와 둘이 있는 시간이 많은 것 같아요. 치즈만의 ‘집콕’ 루틴이 있나요?
요즘에는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빠져 있어요. ‘눈물 버튼’인 장면이 많아요. 그리고 고양이가 몸이 좋지 않아서 하루 두 번 압박 배뇨를 해주고 간식을 챙겨줘요. ‘동숲’ 좀 하고, 영화도 보다가 저녁이 되면 조리 식품을 (웃음) 먹는 정도? 그리고 새벽 산책을 좋아해요. 밤에 고양이 압박 배뇨를 해주고 사람 없을 때 조용한 산책을 해요. 걷다가 편의점 가서 빵 하나 사 먹는 식이죠. 집을 진짜 좋아해서 어떻게든 만남을 집 근처에서 잡으려고 해요.(웃음)

히트 싱글 이후의 작업에 부담은 없었나요? 이번 앨범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제가 그렇게 ‘귀엽지 않은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좋아해’나 ‘어떻게 생각해’가 저를 지칭하는 대표 곡이 됐는데, 전 사실 노래를 낼 때마다 제 ‘인생 곡’이었거든요. ‘이건 진짜 잘 썼지.’라거나 ‘진짜 좋지.’라는 생각이 모든 곡에 해당했어요. 이번에도 사실 모든 곡이 타이틀인데, 모르겠어요. 전 곡을 쓰는
건 쉽지만 ‘좋은 곡’을 쓰는 게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좋은 곡만 내고 싶어요. 이번 앨범도, 이제껏 만든 앨범 중 ‘역대급’이라고 생각해요. 제 의도를 잘 담은 앨범인 것 같아요. 저에 대한 환상을 깨부수는. 그렇지만 전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소스를 첨가한 앨범인 것 같아요.

팬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시집이 있다면요?
박세현 작가의 <여긴 어딥니까>라는 시집이요. 요즘 계속 읽고 있는데 참 좋아요. 되게 좋은 시를 만나면,다음 장으로 안 넘어가게 돼요. 그 상태로 덮어두었다가 다음에 그 장을 또 읽는 편이에요.

※인터뷰 전문은 매거진 '빅이슈' 228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황소연
사진 신중혁
헤어 · 메이크업 강영빈
스타일리스트 오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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