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상단으로이동
신간 · 과월호 홈 / 매거진 / 신간 · 과월호
링크복사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글자확대
글자축소

No.346A 인터뷰

온 앤 오프 | 교보문고 MD들이 만드는 종이 잡지 <어떤>

2026.07.31

독자들에게 조금 더 긴 호흡으로 말을 건넬 수는 없을까.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면 흔히 보이는 ‘MD 추천 도서’ 등의 짧은 문구로 독자들에게 말을 건네던 교보문고 MD들의 고민 끝에 세상 밖으로 나온 종이 잡지 <어떤(otton)>. 지난해 12월 4호가 발간되며 순항 중인 <어떤>은 매호 다른 주제로 독자들의 에세이, 작가의 인터뷰, 출판사의 서평 등 독서 문화를 만들어가는 모든 구성원의 목소리를 평등하게 담아낸다. 인문, 예술, 유아 등 담당 분야는 제각각이지만 책을 사랑하는 마음은 같은 다섯 명의 이커머스 영업팀 MD를 만나 <어떤>을 파헤치는 시간을 가졌다.


종이 잡지는 온라인 매거진으로, 종이책은 전자책으로. 외에도 많은 것이 디지털로 대체되는 요즘, 온라인 MD들이 모여 종이 잡지라는 콘텐츠를 기획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MD팀
<어떤>을 기획하면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다. “굳이 종이 잡지를? 왜?” 온라인 MD들은 쉽게 말하면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판매하는 일을 한다. 프로모션이나 이벤트를 기획하고 교보문고 고객에게 책을 추천하는데, 기존에 해왔던 방식과는 다르게 책을 추천할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인터넷 창을 꺼버리면 우리와 독자 사이의 연결도 끊어지는 셈이지 않나. 온라인으로 건네는 이야기는 휘발되기 쉽다고 느꼈고, 서점 밖에서도 독자들과의 접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책 추천을 할 때면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 고객의 나이나 성별, 혹은 알고리즘 같은 필터를 거치지 않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긴 호흡으로 나누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어떤>은 편집자, 북 디자이너, 작가, 독자들의 이야기까지 독서 문화를 만들어가는 모든 구성원 목소리를 담아낸다.
MD팀
서점은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이다. 서점을 찾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평등하게 담아내고 싶었다. 콘텐츠를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고객부터 출판사, 작가, MD까지 각자가 비슷한 지면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균형감을 유지하는 거다.

등장, 이름, 모험, 비밀. 매호 다른 주제로 책을 큐레이션하는데 보통 주제는 어떻게 정해지나.
MD팀
1호의 경우, 시작하는 잡지이다 보니 어렵지 않게 ‘등장’이라는 주제를 정했고, 2호의 경우 어떤 잡지인지 소개하는 맥락에서 ‘이름’이라는 주제를 내걸었다. 3호에서는 <어떤>이라는 잡지가 ‘등장’을 해서 ‘이름’을 알렸으니 이제 우리가 어떤 걸 해나갈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모험’이라는 주제를 가져왔고. 주제를 통해 잡지가 나아가는 방향성을 보여주려고 한다.

독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잡지라는 점도 <어떤>의 특징이다.
MD팀
사실 독서 문화에서 소비자는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항상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작가나 출판사다. 그래서 <어떤>에서는 독자들을 조명한다. 매호 독자들의 에세이가 여러 편 실리는데, 독자들이 자신의 글이 실린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그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고 독서 문화에 참여하는 사람이자 출판이라는 생태계를 함께 가꾸어나가는 존재라는 걸 인식했으면 한다. 독자분들과 연락을 주고받다 보면 작가라는 꿈을 놓고 있다가 이번 기회로 재도전을 하게 됐다든지 하는 내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잡지를 만들면서 디지털 세계에 머물러 있을 때는 하지 못했던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하루 종일 책에 둘러싸여 있다 보면 지칠 때가 있는데, 책 얘기를 할 때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들을 마주하고 나면 초심으로 돌아가게 되기도 한다.

<어떤>의 내부 콘텐츠는 책에만 갇혀 있지 않고 자유롭다는 인상을 준다. MD들의 가방 속을 파헤치는 코너도 찾아볼 수 있었다.
MD팀
책을 깊이 있게 읽는 독자만 서점을 찾는 것은 아니지 않나. 책을 1년에 한두 권만 읽는 독자부터 헤비 독자들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너무 어려운 이야기만 하지 않으려고 한다. 누군가 독서에 입문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는 잡지였으면 한다. 예술, 유아처럼 각 MD의 담당 분야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굿즈를 기획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책 읽기 좋은 장소를 추천하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독서 문화에 대한 코멘터리북이나 서점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책처럼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을 거다. 읽는 사람과 쓰는 사람, 파는 사람이 어우러져서 편하게 책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커뮤니티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독자들에게 반응이 좋은 코너도 궁금하다.
MD팀
사실 가장 많은 피드백을 받는 코너는 서문이다. 보통 3개월 정도 간격을 두고 잡지를 발행하고 있으니까 매호 독자들을 오랜만에 만나는 셈이다. “잘 지냈어?”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에게 인사를 건네는 느낌으로 친근하게 글을 쓰려고 한다. 온라인 MD들의 경우 프로모션처럼 일방적인 책 추천을 제외하면 고객들과 소통할 일이 없는데, 이렇게라도 직접적으로 안부를 물어볼 수 있어서 즐겁다. 독자들이 고민을 남기면 MD들이 책 처방을 해주는 ‘어떤 책방’이라는 코너가 있는데, 이를 통해서 독자들과 연결된 감각을 느낀다.

소개만 하던 책을 직접 만들어본 소감이 궁금하다.
MD팀
MD로서 업무를 할 때는 고객을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프로모션을 오픈할 때나 메인에 노출할 책을 고를 때 고객의 성향이나 나이대 같은 것들을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데, 책을 만드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니 책을 펴낸 사람들의 기획 의도나 목표까지 시야가 확장돼서 업무적으로도 도움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잡지의 특성상 결과물이 손에 잡히고 두고두고 간직할 수 있다 보니 온라인 업무에서 느끼던 휘발성에 대한 갈증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어떤>은 온라인 서점에서 도서 구매 시 사은품 형태로 선택해 받아볼 수 있는 잡지다. 따로 판매 계획은 없나.
MD팀
사실 문의 메일을 많이 받고 있는데, <어떤>이 도서 구매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서 고민이 크다. 사은품 형태인 데다 일정 기간만 받아볼 수 있는 희소성을 사랑해주시는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웃음) 독자분들이 어떻게 읽으셨는지 피드백이 궁금한데, 사은품 형태로 판매되다 보니 리뷰를 찾기가 어려운 점이 고민이긴 하다.

5호는 어떤 주제로 언제 만나볼 수 있을까.
MD팀
본업이 MD이다 보니 매번 일정한 주기를 맞춰 발간하지는 못하고 있다.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지만, 우선 5월이 목표다. 다음 호의 주제는 ‘사이’다. 사람과 책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어떤 관계에 대해 다루게 될 것 같다. 주제가 두 글자인 것도 하나의 콘셉트냐고 물어보시는데, 그런 건 아니다.(웃음) 6호쯤이 되면 ‘고양이’처럼 세 글자 주제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매일 수십 권의 종이책을 돌보는 MD들이 생각하는 종이책의 매력은 무엇일까.
MD팀
전자책과 종이책은 인터넷 친구와 실제 현실에서 만나는 친구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웃음) 책의 무게를 느끼고, 종이의 질감을 느끼고, 이런 스킨십이 조금 더 직접적이고 감각적인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종이책을 읽으면 내가 얼마큼 이 책을 버텨냈는지를 볼 수 있다. 내가 그어둔 밑줄이나 낙서 등을 통해서. 어려운 책도 밑줄을 막 그으면서 읽으면 언뜻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당연한 얘기일 수 있지만 이북 리더기나 휴대전화는 충전을 해야 하는데, 종이책은 그럴 필요가 없다.(웃음)

<어떤>과 같이 MD들의 책 추천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하면 어떨까. 《빅이슈》 독자에게 추천하고픈 책이 있다면.
MD팀
<낯선 사람과 부근을 만들기>(샹뱌오 지음, 글항아리 펴냄, 2026)라는 책이 있다. 대만의 한 사회학자가 쓴 책인데, 책에서는 ‘낯선 사람’이 근대에 만들어진 개념이라고 말한다. 예전에는 모두가 아는 사람이었는데, 공동체가 점차 커지면서 낯선 사람이라는 개념이 생겼다고. 그래도 예전에는 낯선 사람과 어느 정도 연결이 있었다면 지금은 세상이 디지털화되어서 낯선 사람들 간의 연결이 너무 희미해지고 있다는 거다. 결국은 어떻게 하면 낯선 사람들과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소외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그런 인터뷰집인데, 읽다 보면 내 주변에 있는 낯선 사람들이 누구인가 하고 주변에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우리 모두 주변을 둘러볼 줄 아는 사람이 되자는 의미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글. 김윤지 | 사진. 김화경


1 

다른 매거진

No.349

2026.07.01 발매


고은성

No.348

2026.06.01 발매


앙상블스타즈!!

No.347

2026.05.04 발매


우이 작가

No.346B

2026.04.01 발매


마녀배달부 키키

< 이전 다음 >
빅이슈의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