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같은 떡볶이는 없다. 하굣길 학교 앞 분식집에서 친구들과 나눠 먹던 추억의 맛부터 침샘을 자극하는 매운맛까지. ‘쌀떡파’, ‘밀떡파’ 모두를 만족시킬 떡볶이 맛집을 소개한다.
글 | 사진. 김윤지
마성의 맛, 마포원조떡볶이

정겨운 간판에서부터 세월이 느껴지는 마포원조떡볶이는 1987년부터 오랜 시간 한결같은 맛을 자랑한다. 공덕역에서 마포역으로 가는 길목에는 떡볶이 맛집이 즐비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곳이다. 언제 가도 가게 앞에 사람들이 줄줄이 서 있는 진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평일 애매한 시간대에 방문했음에도 빈 테이블을 찾기 힘들 정도였는데, 회전율이 빠른 편이니 너무 걱정은 말자.

메뉴는 단출한 편이지만 6000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떡볶이, 튀김, 어묵을 배부르게 즐길 수 있다. 떡볶이에 못난이튀김, 야끼만두, 김말이가 함께 버무려져 나오는데, 강렬한 비주얼만큼이나 매운맛을 자랑한다. 가래떡같이 통통한 떡은 언뜻 보기에는 쌀떡 같지만 밀떡을 사용한다고. 통통한 밀떡과 튀김이 통째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가위로 잘라먹는 것이 좋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튀김을 꾸덕꾸덕한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으면 매운맛이 어느 정도 중화된다. 그래도 매운맛이 진정이 되지 않을 때는 후추 향이 솔솔 나는 어묵 국물을 한입 떠먹어보시라. 떡볶이에는 어묵이 따로 들어가 있지 않으니 남은 어묵을 잘라 떡볶이에 넣어 먹어도 좋겠다. 비슷한 상호명의 ‘원조마포떡볶이’와 헷갈리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하자.
- 영업시간: 매일 8시 30분부터 21시까지
- 주소: 서울 마포구 도화2길 3
대체 불가, 신세계떡볶이

독특한 쌀떡볶이를 찾는다면 명동으로 향하자. 새빨간 비주얼이 눈길을 끄는 신세계떡볶이는 명동성당 뒤편의 골목에 위치해 있다. 가게 뒤편으로 먹고 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나 대여섯 명이 들어가면 꽉 찰 정도로 매우 협소하니 참고하자. 어묵 없이 쌀떡만 들어간 심플한 구성의 떡볶이는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킥’이 숨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마늘. 한입 먹는 순간 마늘 특유의 알싸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는데, 떡 사이사이로 씹히는 다진 마늘이 이곳만의 특징이다. 매일 아침 방앗간에서 공수해 오는 쫀득한 쌀떡과 서걱서걱한 대파의 식감 또한 중독성 있다. 2주 동안 숙성한 양념 소스를 사용해 깊은 맛이 느껴지는 것은 덤이다.

새빨간 국물에 마늘 알갱이가 콕콕 박혀 있어 너무 맵지는 않을까 걱정되지만, 의외로 씹히는 마늘 뒤로 은은한 단맛이 치고 올라온다. 쌀떡이 열 개 정도 들어 있는 떡볶이는 1인분에 5000원으로 가격에 비해 적은 양이지만, 대체 불가한 맛에 자꾸만 찾게 된다. 강한 마늘 맛으로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니 참고하자.
- 영업시간: 매일 9시부터 18시까지
- 주소: 서울 중구 명동9길 10
추억 여행, 만나분식

종로 노포로 시작해 50년 이상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만나분식은 근처의 배화여고, 배화여대 학생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추억의 분식집이다. 어릴 때 학교 앞에서 친구들과 나눠 먹던 추억의 떡볶이 맛이 그리울 때면 찾게 되는 곳으로 떡볶이 외에도 라면, 쫄볶이, 김밥, 순대 등 메뉴가 다양해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그중에서도 추천하고픈 건 라볶이. 간이 세거나 자극적인 맛은 아니지만, 떡볶이 위에 잔뜩 올라가 있는 깻잎의 은은한 향과 달짝지근한 소스의 궁합이 완벽하다. ‘꼬들면파’, ‘밀떡파’라면 분명 만나분식의 라볶이가 취향에 맞을 테다. 라볶이나 쫄볶이에 삶은 달걀을 추가해도 좋겠다.

만나분식의 시그니처 메뉴인 떡튀김 또한 이곳만의 별미. 바삭한 튀김옷을 입은 떡을 한입 베어 물면 쫀득한 식감이 입안 가득 퍼진다. 단맛과 새콤함이 어우러진 소스는 기분 좋은 감칠맛이 느껴진다. 양이 꽤 많은 편인데, 한번 먹기 시작하면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는 마성의 메뉴다. 참고로 떡튀김뿐 아니라 이곳의 모든 튀김이 맛있다. 자극적인 떡볶이가 지겹다면 만나분식으로 향하자.
- 영업시간: 매일 10시부터 20시까지
- 휴무: 매달 1, 3번째 일요일 / 2, 4번째 월요일
- 주소: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1길 4 1층
진짜 ‘떡’볶이를 맛보고 싶다면, 풍년쌀농산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정독도서관으로 올라가다 보면 만나볼 수 있는 풍년쌀농산. 분식집 이름치고 독특한 상호명이 눈에 띄는데, 방앗간에서 남는 쌀로 만든 떡볶이를 팔다 유명해져 현재는 삼청동 대표 분식집으로 자리 잡았다. 늘 사람들로 붐비지만, 포장 손님이 더 많아 먹고 가는 경우 길게 기다릴 필요 없다. 가게로 들어서면 한편에 쌓여 있는 쌀자루가 가장 먼저 눈에 띄는데, 내부 곳곳에 방앗간의 흔적이 남아 있어 예스러운 느낌을 풍긴다. 전 메뉴가 5000원을 넘지 않는 부담 없는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덤. 포장마차를 연상케 하는 접이식 테이블과 플라스틱 의자는 오히려 ‘힙’하게 느껴진다.

방앗간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 매일 직접 쌀떡을 뽑는다고 하는데, 윤기가 흐르는 쫄깃한 쌀떡은 씹을수록 고소함이 느껴진다. 고춧가루 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떡볶이는 너무 달지 않고 적당히 매콤해 자꾸 손이 가는 맛이다. 떡의 고소함과 쫄깃함을 더욱 생생하게 느끼고 싶다면, 떡볶이만큼이나 유명한 이곳의 대표 메뉴 떡꼬치를 꼭 먹어볼 것을 권한다. 북촌을 돌아다니다 보면 길가에 서서 떡꼬치를 먹고 있는 사람들을 적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떡꼬치는 그 자리에서 바로 튀겨주는데, 기름을 머금어 배로 고소해진 쌀떡 본연의 맛을 음미해보시라. 아낌없이 발라주는 케첩 베이스의 양념은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새콤달콤해 중독성이 있다. 삼청동 나들이 중 출출함이 느껴진다면 분식집을 품은 방앗간에 들러보는 건 어떨까.
- 영업시간: 월-일 11시부터 20시까지
- 휴무: 매주 화요일 정기 휴무
- 주소: 서울 종로구 북촌로5가길 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