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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74 스페셜

이동은 삶이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필순 기획실장 인터뷰

2022.05.16

ⓒunsplash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는 지난해 말인 2021년 12월부터 시작됐다. 몇 차례의 시위 중단과 재개를 거쳐, 출근길 휠체어 탑승 시위는 4월 22일까지 진행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장애인권리예산 및 4대권리입법 요구안에 대한 브리핑이 원론에 그쳤다는 이유로 재개됐던 이 시위는, 5월 2일 추경호 기획재정부장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 답변을 검토한 후 다시 재개여부가 결정된다. 이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전장연의 김필순 기획실장에게 지금 장애인들이 요구하는 권리보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unsplash

인수위의 장애인 정책 브리핑 이후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가 4월 21일 재개되었습니다. 활동가들은 이 시위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셨고, 어떤 각오로 임하고 계시는지요.

답변이 공식적인 방법으로 올 것이라고 예상 하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적어도 인수위가 와서 자료를 받아 갔으니, 내용은 부실하더라도 답을 직접 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지난 21일 시위에선 참여자분들이 오체투지를 하시기도 했는데요. 비장애인의 오체투지도 힘들지만 중증장애인 오체투지는 장애계 안에서 정말 하고 싶지 않은 시위방식입니다. 지하철 오체투지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다른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답답함이 컸고, 그 만큼 간절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예산 확보를 통한 시스템 마련이 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답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희는 늘 ‘제도와 법이 없다’는 이야길 들었어요. 4~5년 투쟁 후 하나의 서비스와 법‧제도를 만들면, 예산 책정 과정에서 물거품이 돼요. 법‧제도가 있더라도 예산이 없으면 지켜지지 않습니다. 저희가 직접 기획재정부를 설득하라는 게 정부 부처의 주장이고요. 3~5년 단위로 장애인정책계획이 세워지는데, 예산이 없어서 진행되지 않 아요. 전장연은 장애인의 삶이 좀더 달라질 수 있는 예산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이동권이 노동권과 교육권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해주신다면요.

우선 이동이 되어야 바깥에 나갈 수 있어요. 저희가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는데요. 1980년대에 ‘노들장애인야학’이 만들어졌어요. 이때 학생들이 이동할 수단이 없어서 교사들이 하루 여덟 시간 서울 시내를 돌면서 학생들의 등하교를 지원했거든요. 계속 이렇게 이동을 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요.

2000년대 초반 본격적으로 이동권 투쟁이 시작되었어요. 학생들이 야학으로 올 수 있었기 때문에 평생교육권을 이야기할 수 있었고, 학교를 졸업한 장애인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노동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고요. 이동이 되어야 노동을 할 수 있고,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기본적인 문화를 향유할 수 있어요.

서울시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율이 10%에서 현재의 90%까지 이르렀는데요. 지난 20년간의 투쟁이 없었다면 엘리베이터가 그렇게 설치될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 아직도 기억이 나요. 2008년인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엘리베이터 설치되었을 때요. 그때 크리스마스 이브 날 했던 기자회견 제목이 ‘기쁘다 엘리베이터 오셨네’였어요. 서울교통공사가 아닌 한국철도공사까지 확대해보면, 1호선 끝 쪽 라인들은 여전히 휠체어가 리프트로 이동해야 해요.

특별교통수단(이동에 심한 불편을 느끼는 교통약자의 이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휠체어 탑승 설비 등을 장착한 차량) 같은 경우도 서울시 안에서는 대기 시간이 길더라도 탈 수 있지만 서울시에서 경기도로 넘어가는 게 불가능하고, 경기도민은 같은 경기 시도 내에서의 이동이 어렵기도 해요. 경기도에서 서울로 들어올 때도 병원을 갈 때만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든지 하는 조항이 있고요. 여전히 지하철이 없고 저상버스가 없어 특별교통수단만 이용해야 하는 장애인 현실은 같은 거예요. 시외고속버스의 경우 현재 3~4개 구간에 7대의 고속버스에 리프트 설치가 되어 있고요. 앞으로 지역의 장애인 이동권 현실을 더욱 알리고자 합니다.



인터뷰 전문은 매거진 《빅이슈》 274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글 | 사진. 황소연

  • 모자 가족 웅이네의 봄

    지방에서 올라온 홈리스 여성이 갈 곳이 없다며 우리 시설에 전화를 했다. 다섯 살짜리 아이를 동반한 상태였다.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선제 검사를 받아야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데, 아이와 함께 있으니 속히 오라고 해서 긴급 보호를 했다. (중략) 아이를 동반한 홈리스 여성이 안전한 거처를 찾는 건 혼자일 때보다 훨씬 더 힘든 일인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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