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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73 인터뷰

만나면 조용하고 좋은 친구

2022.04.19 | 민음사 유상훈 편집자

안녕하세요, 저는 ‘책’입니다. 사람들과 제가 점점 멀어지 고 있다고들 하는데 실은 여전히 저를 아끼는 사람들과 함께 저는 머나먼 여행을 하고 있답니다. 저는 어떻게 시 작되고,어떤 사람들을 거쳐 어떻게 당신에게 가닿는 것 일까요. 당신이라는 독자를 만나도 책의 여행은 끝나지 않습니다.저와 함께 당신은 제 세계를 여행하기도 하고, 또 저로부터 얻은 지혜와 정보를 친구에게 이야기하기도 하죠. 저는 세상에서 절대 사라지지 않는 영원한 여행을 하고 있답니다. 앞으로 이 지면에서는 책의 여행을 다룹 니다. 오늘은 저를 기획하고 편집하는 좋은 친구,편집자 를 만나러 갑니다.
출판사 민음사에서 ‘쏜살문고’를 비롯해 다양한 책들을 편집하고 있는 유상훈 편집자.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빠 르지만 교양 있는 목소리로 조용히 속삭이는 그를 만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취향이 가득 담긴 책을 ASMR로 소 개하는 ‘조용한 책 소개’의 진행을 맡고 있는 그는 ‘세계 문학전집’을 좋아해 9년 전 처음 출판사의 문을 두드렸어 요. 논픽션으로 시작해 현재 해외 문학을 소개하고 있는 그의 바람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좋은 작가를 발굴해서 독자 여러분들께 소개하고픈 소박한 바람이 있어요.” 일 에서는 도전으로,일상에서는 여행으로 늘 새로움을 추 구하는 그는 책을 친구 중의 친구 ‘찐친’이라 표현해요.
그 친구는 분명 매력적일 거예요.
사람들은 점점 더 책을 안 읽는다고 하는데 사람들의 손, 가방 속에서 여행을 하던 책들은 지금 어디에 머물고 있 을까요. 당신에게 위로와 안식처가 돼줄 친구는 어떻게 태어나 어디로 여행을 떠나고 있을까요.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책의 여행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책의 여행’인터 뷰 연재를 시작합니다. 첫 번째로 만난 사람은 ‘편집자’입니다.

편집자가 된 계기가 궁금해요.
대학생 시절 통학하는 데 지하철로 왕복 네 시간이 걸렸어요.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없을 때는 할 수 있는 게 달리 없잖아요. 그때부터 독서, 특히 프랑스 문학에 빠졌어요. 졸업 후 ‘덕업일치’를 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편집자에 지원하게 됐어요. 평소 좋아하는 책을 읽으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꿀이잖아요.

책 편집 외에 유튜브까지 하면서 힘든 점은 없으세요?
전문 유튜버가 아니다 보니 여러모로 적응하기 힘든 점이 있기는 하지만 보람도 느껴요. 요즘 책을 홍보하거나 마케팅하는 게 무척 힘들거든요. 유튜브를 통해 제가 만들고 좋아하는 책들이 독자분들께 가닿을 수 있다는 게 기뻐요.

구독자분들의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었나요?
추천한 책을 샀는데 재밌게 읽으셨다는 반응이 가장 좋죠. 유튜브를 하기 전에는 이런 피드백을 잘 볼 수 없었거든요. 책 리뷰도 베스트세러가 아니고서야 많이 안 올라오는데 독자들의 피드백 자체가 편집자로서 즐거운 일이에요.

쏜살문고시리즈는 다양한 시도와 기획력이 돋보여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시리즈의 경우는 25여 년의 전통과 권위가 있다 보니 새로운 시도에 제약이 있어요. 반면 2016년 런칭한, 작은 총서를 추구하는 ‘쏜살문고’는 신생인 만큼 편집자나 마케터가 재미있는 실험을 시도할 수 있었어요. 일러스트 디자인이라든지, 단행본으로 내기 어려운 작지만 의미 있는 작품들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추구하고 있어요. 그게 만드는 사람, 파는 사람, 사는 사람 입장에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힘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이렇듯 언젠가 만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편집자를 막 시작했을 때 막연히 꿈꿨던 작가들의 책은 거의 작업해봤어요. 마르셀 프루스트, 다자이 오사무, 마르그리트 뒤라스까지. 작가를 떠나 이야기 자체로만 본다면 제가 미처 몰랐던 경험이나 시각을 더 확장해주는 계기를 만나고 싶어요. 늘 우리 곁에 있는데도 귀 기울이지 못한 이야기들이 많은데, 소외된 목소리를 들려주는 확성기 같은 책을 만나고 또 만들고 싶어요.

※ 더 많은 사진과 기사 전문은 매거진 '빅이슈'273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글. 정규환 | 사진. 이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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