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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35(커버 B) 컬쳐

CULTURE_MOVIE〈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

2025.06.11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

감독: 마이클 모리스

주연: 르네 젤위거, 추이텔 에지오포, 레오 우달

러닝타임: 125분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는 브리짓 존스 시리즈의 네 번째 영화다. 이 시리즈를 꾸준히 따라온 관객조차도 ‘아, 또 돌아왔어?’라고 삐딱한 마음이 들 수도 있다. 아마도 브리짓(르네 젤위거)의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이 시리즈의 영화는 첫 편일 것이다. 눈보라를 뚫고 팬티 바람으로 사랑하는 남자를 향해 돌진하는 솔직한 브리짓을 어찌 사랑하지 않겠는가. 매일 일기장에 몸무게와 금연 여부를 기록하고, 일하다 사고를 쳐도 절대 자존감이 쪼그라드는 법이 없는 이 여자의 인생을 평생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정말로 우리의 브리짓은 잊을 만하면 컴백해서 마크 다아시와 어떻게 연애하고 결혼하고 출산하며 철없이 나이 들어가는지 보여주었다.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에 이어 9년 만에 돌아온 ‘뉴 챕터’는 시리즈의 팬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설정으로 시작된다. 맙소사. 우리의 마크 다아시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브리짓은 혼자 두 아이를 키우는 50대의 싱글맘이 되어 있다. 브리짓만큼이나 이 시리즈의 베타와도 같았던 마크 다아시가 없다니, 이거 계속 봐도 되는 건가. 브리짓은 인생을 통틀어 가장 사랑했던 남자가 떠난 후 아직 슬픔 속에 있다. 마크의 추모식에 친구들은 농담도 해가며 브리짓을 위로하고 브리짓 역시 짐짓 괜찮은 척을 하지만 마크가 살펴봐주던 아이들의 잠자리와 집 안 곳곳에 그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럼에도 두 아이를 정신없이 챙기며 아침 일찍 학교를 보내고 엄마의 역할을 충실히 해가는 브리짓의 일상에 교사 스콧(추이텔 에지오포)과 공원에서 우연히 만난 연하남 록스터(레오 우달)가 끼어든다.

남자 주인공이 죽었다고 해서 연애 없이 추모만 한다면 브리짓 존스 시리즈가 아니다. 아직 마음을 추스리지 못한 브리짓에게 주변 사람들은 끊임 없이 새로운 연애를 하라고 독촉하는데 연애 세포는 생각보다 갑자기 컴백한다. 브리짓의 인생에 다시 나타난 설렘과 함께 이 영화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브리짓 존스의 정수를 레몬티의 레몬처럼 둥실 등장시킨다. 그것은 브리짓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브리짓이라는 사실. 연애 중이든,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싱글이든, 보살펴야 할 아이들이 있거나, 매일 해내야 할 투두리스트가 넘쳐 도 가장 먼저 돌봐야 할 것은 나의 마음이다. 사랑하는 이의 상실 앞에서 상처를 보듬으며, 어떤 상황에서도 ‘브리짓 다운’ 결정을 하며 씩씩하게 하루를 살아가는 그녀의 인생을 마지막까지 지켜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다소 아쉬웠던 전편에 비해 한층 성숙해진 브리짓의 사랑 이야기인 ‘뉴 챕터’는 팬들에게 전하는 워킹타이틀의 근사한 작별 인사다. 브리짓, 그동안 고마웠어. 근데, 마지막 맞겠지?

글. 김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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