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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65 빅이슈

어느 때 보다 따뜻하게

2022.01.09 | 임흥식 전 빅판과 반려견 제리

빅이슈 판매원(빅판)으로 일했던 임흥식 전 빅판은 반려견 제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제리는임 전 빅판이 임대주택에 입주하게 되면서 함께 살게 된 가족. 중앙대학교 앞에서 제리와 함께 판매지를 지키던 모습을 많은 독자들이 기억할 정도다. 어느새 노견이 되어 여기저기가 아픈 제리를 위해, 빅이슈코리아와 협업 관계에 있는 우리동물병원생명사회적협동조합(우리동생)이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제리의 아픈 곳을 치료하고 건강상태를 점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제리와 서로 의지하며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지내고 있는 임흥식 전 빅판의 이야기를 들었다.

[임흥식 전 빅판 제공]


날씨가 많이 추워졌어요.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제가 고혈압, 고지혈증, 척추협착증이 있어요. 종합병원이에요.(웃음) 앰뷸런스에 두 번 실려 갈 정도였으니까요. 지금도 심장에 스탠드가 박혀있고요. 아침엔 약을 열세 개, 저녁에는 여덟 개 정도를 먹어요. 지병이 있으니 코로나19를 늘 조심하고 있어요. 필수적인 일이 아니면 밖에 잘 안 나가는데, 제리가 실외배변만 하거든요. 하루에 최소 두 번은 무조건 나가야 해요. 얼마 전, 계단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트라우마가 생겼는지 혼자선 계단을 안 내려가더라고요. 한동안 19.8킬로의 제리를 안고 오르락내리락 했어요. 한 달을 고생하다가, 간식으로 겨우 꼬셔서(웃음) 지금은 잘 내려가요.

제리도 아픈 곳이 있다고 들었어요.
내년이면 제리가 열 살이거든요. 엉덩이에 혹이 생겼고, 귀 부분도 부어있어요. 제리가 소리를 듣지 못하니까 더 걱정이 되더라고요. 병원비가 부담됐는데, 이번에 좋은 기회로 제리가 치료를 받게 되서 너무 감사해요. 근처 동물병원에 갈 적도 떠오르네요. 병원에 가는 걸 알고는 건널목에서 확 엎드려버려서, 어쩔 수 없이 안아들고 건너곤 했죠.(웃음)

집에만 계시면 답답하지 않으세요?
유튜브로 영상도 보고, 음악도 많이 들어요. 전에 제가 전기기술자로 일했거든요. 고장 난 컴퓨터나 선풍기를 고쳐서 ‘당근마켓’에 팔아서, 제리의 약값과 간식비도 마련하곤 해요.

중앙대 앞에서 판매할 당시 인연을 맺은 분들도 많으시죠.
어떤 학생은 “내일모레 알바비 나오면 꼭 사러오겠다”고 해주고, 판매지에서 쫓겨날라 치면 학생, 교수님들이 나서서 도와주곤 했어요. 지금도 SNS로 학생들이 안부를 물어오고, 판매지 앞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던 부부를 다시 만나기도 했어요. 많은 분들이 절 기억해줘서 고마워요.

독자 분들에게 선생님이 좋아하는 음악 추천 부탁드려요.
전설적인 밴드 ‘핑크플로이드’를 좋아해요. 특히 더블 앨범인 을 추천하고 싶어요.

이제 곧 2022년인데, 독자 분들에게 새해 인사 부탁드려요.
올해도 다들 힘들었죠. 코로나가 없는 환경에서도 힘들었지만, 최근엔 더욱 힘들었던 것 같아요. 곧 새해가 밝는데, 코로나가 영원하다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잖아요. 내년엔 백신, 치료제가 더 개발 되서 예전처럼 생활하면 좋겠어요. 빅판들도 추운데 건강 조심하면서 판매 이어가길 바라요.


※ 더 많은 사진과 기사 전문은 매거진 '빅이슈'265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글. 황소연 | 사진제공. 임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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