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을 최우선으로 하는 배달 산업에서 다회용기를 쓰는 건 가능할까. ㈜잇그린의 제로 웨이스트 용기 리턴 서비스, ‘리턴잇’은 배달 앱 서비스 업체 ‘요기요’, 서울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과 함께 배달 용기 다회용 서비스를 도입했다. 현재 서울 강남권역에서 시범적으로 이용 가능한 이 서비스는 곧 더 넓은 지역으로 확대 실시할 예정이다. 온갖 음식이 다회용기에 담겨 배달되는 풍경을 상상하며, 쓰레기 없는 음식 배달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리턴잇의이준형 대표를 만났다. 리턴잇 세척허브 황은숙 매니저가 현장의 분위기를 함께 전했다.

리턴잇은 어떤 서비스인가요?
- 이준형 대표 제로 웨이스트를 지향하는 다회용기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어요. 일회용품을 쉽게 쓰고 버리는 현실에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어떻게 하면 일회용품 쓰레기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 탄생한 서비스입니다. 주변에서 과연 가능하겠느냐고 많이 우려했는데,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봐요. 아직 크게 확산됐다고 얘기하긴 어렵지만, 배달 용기 재사용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걸 보여드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용한 다회용기 세척과 회수 과정을 궁금해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요. 현재 다회용기 주문 서비스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 이준형 대표 중국집의 배달 음식 그릇 회수 과정을 생각하면 쉬워요. 주문이 들어오면 요리를 만들어 배달한 뒤 몇 시간이 지나면 그릇을 회수했는데, 이 모든 과정을 식당 한 곳에서 맡던 시기는 지났잖아요. 리턴잇은 배달과 그릇 회수 등 배달 서비스 과정을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식사 후 그릇을 문 앞에 두면, 라이더들이 일정 시간이 지난 뒤 한꺼번에 회수하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이렇게 회수한 식기는 깨끗이 세척해서 식당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다회용기가 순환됩니다.
리턴잇의 다회용기 소재와 살균 세척 과정이 궁금합니다.
- 이준형 대표 음식을 담는 통은 스테인리스스틸이고, 뚜껑은 실리콘으로 제작해 사용하고 있어요. 착색도 막을 수 있고 내구성에 우수해서 유리하거든요. 스테인리스스틸 그릇은 여러 차례 사용한 후 어느 정도 수명이 다하면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여서 선택했습니다.
황은숙 매니저 다회용기가 세척허브로 들어오면 음식물 쓰레기 등을 분리배출 후, 9단계의 전문 세척 시스템을 거쳐요. 살균 소독 후 검수 과정을 거쳐 그릇을 다시 식당으로 보내는 방식이죠. 리턴잇 사무실 인근에 세척허브가 있어요. 아직 완벽한 세척 시스템이라고 자부할 순 없지만, 곧 업그레이드할 예정입니다. 지금보다 넓은 공간에서 대량의 식기를 더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에요.

식당 업주와 소비자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 황은숙 매니저 소비자들이 남긴 리뷰에 긍정적인 반응이 많아요. 세척허브로 들어오는 그릇 가방에 쪽지를 적어서 넣어둔 분들도 있어요. 대체로 일회용품을 배출하지 않고, 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획기적인 서비스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칭찬 일색이에요. 주변에 열심히 홍보하겠다는 분도 많고요. 한 60대 소비자는 사무실에서 늘 일회용품에 담긴 음식을 주문해 먹으면서 들던 죄책감이 사라지고, 쓰레기 처리에 대한 고민도 해결되었다고 하셨어요. 환경호르몬 걱정 없는 스테인리스스틸 그릇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꼽아주셨습니다.
제로 웨이스트 외식 산업은 벤처 한 곳의 노력만으로 확대되기는 어려울 텐데요. 이 산업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하시나요?
- 이준형 대표 그런 점에서 식당의 참여가 꼭 필요한 산업이에요. 지금 진행하는 시범 사업에서 가장 크게 노력하고 있는 곳도 저희가 아니라 식당들이라고 생각해요. 음식을 요리해 배달하기까지의 프로세스를 바꿔야 하니까요. 식당의 참여율이 높아지면 다회용기 배달을 이용하는 소비자도 늘어날 거라고 봅니다. 리턴잇처럼 다회용기를 공급하고 회수, 세척해 제공하는 회사들이 늘어나서 강남에서 나아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되면 일회용품 쓰레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해요.
※ 더 많은 사진과 기사 전문은 매거진 '빅이슈'263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글. 황소연 | 사진. 이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