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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61

소위 식용견이 누군가의 반려견이 되는 그날을 향해

2021.11.28 | 카라가 본 세상

지난 9월 27일,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는 개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됐다.”며 관련 부처에 검토를 지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대선 공약으로 개식용에 대한 단계적 정책을 수립하여 축소할 것을 제시했었으나 당선 이후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지난 2018년 40만 명이 넘는 개식용 금지 국민청원도 있었던 터라 문 대통령의 발언은 개식용 종식을 염원하는 시민사회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개식용은 그간 개인의 기호로 일축되고 선조가 즐겨 먹은 고유한 식문화로 치부되며, 정당하게 취식 가능한 음식 산업으로 포장되었습니다. 그러나 개식용은 관련 종사자조차도 합법성을 주장할 수 없을 정도로 불법으로 점철된 산업입니다. 대한민국 개식용 산업은 개농장, 식용개 경매장, 도살장, 보신탕집 또는 건강원 등의 고리로 이어져 법망의 그늘을 피해 죽음의 유통망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 동물권행동 카라가 진행한 ‘전국 개농장 실태 조사’에 따르면 가축분뇨처리시설 신고 의무가 있는 개농장만 해도 2,800개가 넘었고 소규모 농장까지 포함하면 3,000개가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농장의 규모에 따라 사육 마리 수의 차이가 있지만 개농장 1곳당 평균 273마리입니다.

이 시설들은 배설물이 잘 빠지도록 뜬장을 설치하여 그 안에 수 마리의 개들을 집어넣습니다. 그 안에서 개들끼리 싸우거나 질환으로 폐사해 백골화되기도 하고, 태어난 새끼가 뜬장 바닥 사이로 떨어져 오물에 질식해 죽는 일도 벌어집니다. 이런 개농장들은 대부분 불법으로 운영되며 복날 한철에 경매장에서 개들을 사다 넣고 불법적으로 도살합니다.

카라가 확인한 식용개 경매장만 해도 미등록 가축시장 개설, 농지불법전용행위, 불법개발행위, 건축법 위반 등 각종 현행법을 위반하고 있었습니다. 하루에 100여 마리가 거래되는 것으로 추정하는데, 거래가 완료된 개들은 목에 올무를 건 채 들어 올려져 철망에 던져지는 등 학대행위도 버젓이 벌어집니다. 이곳에 온 개들은 등과 머리에 붉고 파란 스프레이 자국이 남겨지는데 이는 상급/중급/국물용 등으로 분류되어 거래된 흔적입니다.

언제까지 고유한 음식 문화 타령을?
거래되어 도살장에 온 개들은 각종 질병에 노출되는 것은 기본, 상상할 수도 없는 고통을 느끼며 도살을 당합니다. 과거 도살자들은 개들의 목을 매 도살했으나, 현행법상 불법으로 규정되면서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조악한 전기 쇠꼬챙이를 만들고 개의 주둥이와 항문, 또는 몸 여기저기를 찔러 감전사시킵니다. 지난 2019년, 대법원은 전기 쇠꼬챙이로 죽이는 행위를 불법이라 판결한 바 있습니다.

죽은 개의 사체는 보신탕과 건강원 개소주의 원료로 납품됩니다. ‘축산물위생관리법’은 우리가 소비하는 축산물의 위생적인 관리를 도모하기 위해 가축의 사육·도살·처리와 축산물의 가공·유통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해당 법률에서 정의하는 가축에는 개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어떠한 위생 검열도 거치지 않는 것입니다. 카라가 폐쇄한 수십 곳의 개도살장 현장은 국민 보건 위생을 위협할 정도로 비위생적이고 처참한 환경이었습니다. 게다가 식품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재료를 나열한 ‘식품공전’에조차 개고기가 들어가 있지 않는, 즉 식품으로 쓸 수 없는 것이 바로 개고기입니다.

무엇 하나 합법적인 게 없는 개식용 산업. ‘개인의 기호 문제다’, ‘고유한 음식 문화다’라고 주장하기에는 너무도 비인도적이고 불법적입니다. 대통령의 개식용 금지 검토 지시는 사각지대에 놓인 동물에 대한 학대와 살상 행위를 근절하고, 공중위생을 지켜야 하는 정부의 수장으로서 마땅히 내려야 할 결단입니다. 대통령의 발언을 ‘망언’으로 폄훼하며 반대하는 개식용 산업 종사자들이 불법을 자행하며 배를 불리고 있는 실태를 우리 사회가 언제까지 용인해야 할까요?

대통령의 지시와 함께 이제 정부는 전국에 산재해 있는 불법 개농장, 도살장, 식용개 경매장 그리고 보신탕집 및 건강원 등에 대한 철저한 실태 조사와 단속을 이행하고 근절 대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현행법에 따른 폐쇄가 어려운 개농장이 있다면 시설 보상을 통해 빠르게 철폐해야 합니다. 시간 경과에 따른 차등 보상을 통해 조속히 개농장 영업을 접을 수 있게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죽음을 목전에 둔 개들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개식용 종식은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대한민국의 동물 복지를 한 차원 높이는 중차대한 정책입니다. 쉽지 않겠지만 마땅히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카라는 개식용 종식을 염원하는 시민들과 함께 종식을 향한 여정에 동행할 것입니다. 사각지대에 놓인 소위 식용견이 누군가의 반려견이 되고, 푸른 잔디밭 위를 달리는 모습을 모두가 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신주운
사진제공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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