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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49 인터뷰

취향이라는 재능

2021.04.21 | 관객의 취향 by 박소예

코로나19로 인해 독립 책방들에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임대료 부담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돌파구를 모색해야 하는 것. 봉천동에 자리한 문화 공간 ‘관객의 취향’이 지난 3년간 정든 곳을 떠나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한다는 소식을 알렸다(다행히 근처이긴 하다). “제가 가장 당황스러운데요.”라며 너스레를 떠는 박소예 대표는 좋아하는 것을 오래도록 좋아하는 재능을 가진 사람이다. 나만의 취향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과연 취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하는 질문에 답할 힌트는 무엇일까.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라는 그녀의 말처럼 ‘관객의 취향’은 이름 그대로 누군가의 몫으로 늘 남겨두고 있다.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근처 건물 3층으로 이사를 준비 중이에요. 보통 책방은 1층에 있잖아요. 저희는 처음부터 2층에서 시작했어요.(편집자 주-잡지가 나온 시점에는 이사가 끝나 건물 3층에서 관객의 취향을 만날 수 있다) 근데 1층까지 확장해보니 2층에 있는 손님들이 조용히 책에 집중할 수 있더라고요. 늘 손님들에게 편안한 공간이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또 동네 주민들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길 바라요.

새로운 공간에는 어떤 변화가 있나요?
소비하고 싶게 만드는 공간이 목표예요. 독립 책방도 상업 공간이잖아요. 그래서 책방에 와서 돈을 쓰고
돌아갈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오래 영업하려면 금전적인 부분이 중요하더라고요.

좋아하는 공간에서 소비하는 것은 손님으로서도 기쁜 일이에요.
장사하기 전에는 소비를 요구하는 게 구차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자영업자들은 돈을 벌려고 일하는 거니까요. 대가를 지불하길 바라는 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좋아하는 공간이 사라지지 않길 바라면서도 와서 상품을 구입하지 않고 사진만 찍고 돌아가시면 씁쓸해요. 늘 방문해주는 손님들도 편안하게 이용하면서 지금보다 더 소비하고 싶도록 꾸며볼 생각이에요.

다른 책방과 비교할 때 차이점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처음엔 일부러 찾아서 오시는 분이 많았는데 1년쯤 지나니 동네 주민들이 훨씬 많아졌어요. 코로나19가 유행한 이후에는 주민들밖에 안 오셨고요. 독립 책방이 모여 있는 망원동 같은 곳은 동네 자체에 볼거리가 많고 유동 인구가 많잖아요. 저희는 편의점 가다 들른 듯 트레이닝복 차림이거나, 장 보고 오시는 아주머니 손님들도 많은 게 다른 독립 책방과 차이점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동네에 독립 책방이 저희밖에 없다 보니까 책과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오시게 됐어요.

영화 관련 책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취급하시더라고요.
손님들이 “그 책은 없어요?” 하고 찾는 책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났어요. 멀리 대형 서점까지 가지 않고 저희 책방에서 구매하는 손님들이 계세요. 그리고 책을 주문할 때 제가 읽고 싶은 책을 들이다 보니까 종류가 다채로워졌어요.

이토록 ‘관객의 취향’이 다양한 이유가 늘 궁금했어요.
책방을 운영하다 보니 문화생활을 자유롭게 할 수가 없더라고요. 개인 시간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걸 여기로 끌어들이는 방법을 택했어요. 무언가 배우고 싶으면 강사를 섭외해서 수업을 열고요. 손님들도 “한남동에 있는 책방에서는 이런 걸 하는데 여기서도 하면 안 돼요?” 하며 요청하세요. 그럼 저는 ‘똑같은 책방인데 해보지 뭐.’ 하고 시도해보기도 하고요.

고집이 센 편은 아닌가 봐요.
제가 의견을 수렴하는 사람이라서 취향의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 같아요. 특별히 ‘관객의 취향’만의 색깔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누군가 배고프다고 하면 음식을 만들고,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고 하면 다음에 가져오겠다고 하는 편이었어요.(웃음) 손님들 입장에서도 내가 말한 걸 다 들어주는구나 하고 긍정적으로 느끼시는 것 같아요.

판을 짜는 게 어쩌면 영화 만드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완전히 다르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영화를 전공해 그런지 하던 일을 계속하는 느낌이랄까. 영화는 허구의 세계를 만드는 일이잖아요. 공간을 운영하는 것도 허구의 세계를 꾸미는 거라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의 의견을 모아서 하나의 세계를 구축할 수도 있고요. 영화는 스크린에 보일 뿐이고 현실에서는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 이번 기사는 <취향이라는 재능 2>로 이어집니다.


영화와 책으로 취향을 향유하는 공간
관객의 취향
서울시 관악구 관악로 204 3F
@your_taste_film


정규환
영화 마케터로 일하다 지금은 다양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kh.inspiration

사진 김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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