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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41 커버스토리

박세리라는 왕관의 무게 2

2020.12.31 | '빅이슈' 241호 박세리 인터뷰

※ 이번 기사는 '박세리라는 왕관의 무게 1'에서 이어집니다.

선배 박세리와 감독 박세리는 다른가.
똑같다. 감독이라고 달라지는 건 없다. 나 역시 선수 생활을 했었고, 선수들의 생활 루틴이나 고민, 생각을 너무 잘 아니까 똑같이 대한다. 경험을 많이 해본 입장에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는 거지 감독이라고 해서 다르게 대하는 건 전혀 없다. 그냥 선배, 친한 언니다. 후배들보다 경험이 조금 더 많으니 최대한 도움을 주고 싶다.

‘상록수’ 박세리 영상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박세리는 ‘역경을 딛고 일어난’ 노력형 캐릭터다. 그런데 후배들에게 주는 메시지에서는 ‘열심히 해라’가 아니라 ‘자신에게 관대해져라’라는 말을 많이 하더라.
내가 그런 얘길 하면 다 이룬, 성공한 사람이니까 저렇게 말하는 거겠지? 라고 하겠지만 성공해서가 아니라 슬럼프 때 정말 많은 걸 배우고 느꼈다. 충분히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다그치는 건 별 도움이 안 된다. 슬럼프에 빠졌을 때 내 자신을 돌아보니까 아쉬움이 크게 남더라. 운동 외에는 관심도 없었고, 내 몸이 아픈 것조차도 무시했다. 후배들도 마찬가지다. ‘지금보다 두 배 열심히 해야 해. 연습 무조건 더 많이 해야 해.’ 그런 말은 할 필요가 없다. 왜냐면 다들 이미 그 이상을 하고 있으니까. 나도 선수일 때에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지 못했다. 아침에 눈 뜸과 동시에 골프 훈련 시작하고 대회 준비하고 해 떨어지면 집에 들어가서 자기 전까지도 운동 생각하고, 연습만 하고. 심지어는 꿈에서도 골프 연습을 했다.(웃음) 항상 머릿속에 연습, 대회 준비, 성적, 대회 장소로의 이동. 이게 너무 몸에 배어서 일상이 돼버린 거였다. 골프뿐 아니라 모든 운동선수가 아무리 조심해도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할 수밖에 없다. 몸을 너무 많이 써서 만신창이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신창이가 된 몸을 재활을 해서 겨우 버티게 하는 거다. 선수들은 자기 몸이 아프단 걸 알지만 그걸 무시하고 계속 연습을 한다. 은퇴 후에는 몸에 영광의 상처밖에 남은 게 없다. 흉, 수술 자국, 다친 흔적. 나도 슬럼프를 겪으면서 알았다. 정말 그때 힘든 시간이었는데, 그 힘든 시간에 보람된 걸 배웠구나 싶더라. 만약에 슬럼프가 없었으면 성숙하지 못했을 거다.

박세리의 슬럼프는 매일 스포츠 신문에까지 보도됐다. 정신적으로도 쉽지 않았을 거다.
힘들었다. 그런데 슬럼프를 겪고 운동을 잠깐 쉬니까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생기더라. 그 시간에 내가 잘해왔던 것만 생각나는 게 아니라 이 자리에 오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생각났다. 내가 이런 게 부족했구나, 이런 걸 못했구나. 저런 게 참 아쉬웠구나. 내 부족함이 보이는 거다. 그래서 후배들이 ‘언니처럼 하고 싶어요.’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한다. 정말이다. 선수들 생활을 보면 다 열심히 똑같이 살고 있다. 그런데 누구는 빛도 보지 못하고 꿈도 이루지 못하고 포기한다. 그런 후배들이 너무 많다. 누구나 충분히 꿈을 이룰 수 있는데 지치고 포기해서 못하는 거다. 모든 걸 다 해내려고 쏟아부으니까 금방 지치는 거다. 핸드폰도 충전이 필요한데 하물며 사람도 충전을 해야 하지 않을까. 충전 없이 쏟아내기만 하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쳐서 재미와 목표를 잃게 된다. 힘들게 시작해서 성공해도 부족한데 힘들게 시작해서 힘들게 끝나는 선수들이 너무 많다. 그런 후배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나는 괜찮아. 남들도 다 하고 있잖아. 나도 참아야 해.’ 그러지 말라고 해주고 싶다. 쉴 땐 쉬고, 자기를 너무 몰아붙이고 자책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열심히 하라는 말보다는 자책하지 말고 자기에게 관대해지라는 말을 많이 한다. ‘열심히’는 내가 말 안 해도 이미 다들 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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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고 1년 만에 전국 대회 우승을 휩쓸었다. 그만큼 연습벌레였던 것으로 유명한데 그 시절의 박세리를 만난다면 뭐라고 해주고 싶나.
음. 잘하고 있어.(웃음) 잘하네?

요즘 박세리를 가장 설레게 하는 일은 무엇인가.
골프 오디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방송은 12월 말 정도에 될 것 같은데. 가수를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골프 선수들을 육성하는 방송이다. 오디션을 본 주니어 선수들을 지원하게 될 것 같다.

그 역시 일의 연장선 아닌가. 박세리 개인의 행복을 위해 하는 일은 없나.
골프 오디션이 정말 즐거운데.(웃음) 골프 오디션을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두근하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골프도 좋아했으니까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거고. 좋아하지 않는 일을, 그렇게 열심히 할 수 있을까. 일은 책임감으로 하고, 사생활에서 따로 즐거움을 찾고 그런 건 없다. 아직 취미가 없는데 ‘꼭 재밌는 취미를 찾아야지.’ 생각하지 않는다. 일할 때 충분히 즐겁다.

현재 하고 있는 사업도 후배들을 지원하는 것이고, 방송 역시 주니어를 육성하는 것인데 그렇게 골프 후배들에게 더 마음을 기울이게 된 이유가 있나.
음. 나는 후배들에게 해준 게 없는데 ‘박세리 키즈’라는 이름이 붙여지고 후배들이 나를 만나면 ‘언니 때문에 골프를 시작했고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말을 해준다. 그런 말을 들으면 미안하고 고맙다. 내가 직접적으로 해준 게 없는데 내 덕분이라고 하니 뭔가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내가 선수일 때 ‘이런 게 있었으면 운동할 때 더 좋을 것 같다.’ 생각했던 아쉬움을 후배들은 느끼지 않게 해주고 싶다. 박세리 키즈로 성장한 후배들이 있으니 내가 거기에 걸맞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

박세리는 어찌 보면 대명사처럼 너무 유명한 이름이다. 그에 따른 책임감이 개인에게 버거울 수도 있을 것 같다.
별로 그런 건 없다. 그냥 잘해야지.(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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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전문은 매거진 '빅이슈' 241호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진행 김송희·양수복
사진 김영배
스타일리스트 박선용
헤어 조은혜
메이크업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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