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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30 빅이슈

우리가 빅이슈를 좋아하는 이유

2020.10.23 | 《빅이슈》애독자 4인 대담

“그냥 손에 들어도 멋지지 않나. 독자들이 《빅이슈》를 사는 행위가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자부심을 누리셨으면 좋겠다.(웃음)” ‘찐 애독자’ 김소라 씨에게 ‘《빅이슈》 영업 멘트’를 부탁하자 나온 말이다. 구매를 망설이는 예비 독자가 판매지에서 빅이슈 판매원(이하 빅판)에게 말을 걸고, 먼저 다가가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독자로서, 빅돔으로서 빅이슈에 먼저 손을 내민 이들. 빅이슈코리아 10년, 변함없이 빅판과 빅이슈에 깊은 애정을 느낀다는 김소라, 방예원, 심진보, 차은정 독자를 만났다.

각자 빅이슈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조금씩 다르다. 빅이슈를 처음 만난 순간을 떠올려본다면.
김소라 가물가물하긴 한데, 2011년 즈음이다. 청소년이던 나는 봉사활동 할 곳을 찾고 있었는데, 기계적으로 하기는 싫었다. 어느 날 담임선생님이 교탁에 올려두신 《빅이슈》를 보고 관심이 생겨서 다짜고짜 빅이슈에 전화했고, 당시 영등포시장에 위치했던 빅이슈 사무실에서 포장하는 일을 도왔다. 시트지 오려서 홍보물도 만들고.(웃음) 이후 자주 사무실에 들러 일손을 도왔다.
방예원 2015년, 수능 다음 날 처음 《빅이슈》 포장 업무를 돕는 자원봉사를 하게 됐다. 다양한 연령대의 자원봉사자가 계시더라. 빅이슈를 통해 만난 많은 분들 덕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수능을 치르고 마음이 많이 흔들리는 상황이었는데,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차은정 2013년 초에 홈리스월드컵 예선전을 치르는데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참여했다가 이후 포장 작업을 하러 빅이슈 사무실에 자주 갔었다. 영등포에 무료 급식소가 있지 않나. 막연하게 그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후 홈리스의 생활을 바꿀 수 있는 행동에 관심이 많아졌다.
심진보 방송에서 ‘홈리스 발레단’을 보고 관심을 갖고 있던 차에 때마침 길에서 판매원을 만났다. 이후 SNS를 통해 포장 작업을 도울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주기적으로 참여했다.

개인적으로 특별한 《빅이슈》가 있나. 있다면 이유는 뭔가?
방예원 지난해 9월에 ‘빅이슈 서포터즈’인 빅터로 활동했다. 처음 빅돔으로 참여했는데, 그때 211호 판매를 도왔다. 달라진 제호도 인상 깊었고, 특히 <마녀체력> 이영미 작가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 나도 스포츠를 할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겼고, ‘다양성컵’에 선수로 참여하기도 했다. 심진보 우리 동네에서 빅판으로 활동하던 故이기성 선생님과 친하게 지냈다. 시간 날 때마다 판매지에 가곤 했는데, 그분이 2년 전쯤 돌아가셨다.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빅이슈》를 생각하다 그분이 떠올랐다. 이기성 선생님의 이야기가 담긴 73호와 106호다. 늘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김소라 박수진 씨가 표지를 장식한 《빅이슈》부터 판본이 바뀌었는데, 자원활동가 등 기여한 분들의 이야기도 비중 있게 실려 있던 것이 기억난다. 그 전에도 디자인을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당위적으로 구매하는 ‘도와주는’ 책이 아니라 콘텐츠의 중요성을 고민한 《빅이슈》라고 생각한다.
차은정 엑소 카이가 표지에 등장한 168호가 2017년 12월 초에 발행됐는데, 모든 상황이 판타지 같았던 날로 기억한다. 주문 전화가 쉴 새 없이 걸려오고,(웃음) 눈도 왔었다. 그날 판매지마다 책이 모자라서 자원봉사자들이 곳곳에 책을 가져다드렸다. 나는 신촌역에 30여 권을 가져다드렸는데, 빅판분이 무척 기뻐하셨다. 겨울이라 해가 빨리 지는데 책은 없어서 얼른 책이 도착하기만을 빅판도, 팬들도 발을 동동거리면서 기다리던 상황이었다. 개인적으로 한동안 유명인을 표지 모델로 세우는 것이 걱정되기도 했는데,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나서줘서 빅판도, 팬도 행복했던 것 같다. 빅판분들은 연예인을 잘 모르고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카이 때는 많이 아시는 것 같았다.(웃음)

독자로서 《빅이슈》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내가 《빅이슈》를 선택하는 이유?
심진보 《빅이슈》라는 매거진과 기업의 가치를 보고 선택하는 것 같다. 진지한 내용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마음 편히 읽을 수 있는 내용도 있어서 많은 독자들이 선택한다. 동물권이나 여성 인권 등 변화하는 사회적 이슈를 심도 깊이 다루는 점도 눈길이 간다.
김소라 발행 후 초반에 빅판의 이야기가 많이 실린 것으로 기억하는데, 빅판들의 삶을 기록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또, 여성 문제를 다루는 기사를 보면서 빅이슈 안의 여성 빅판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더라.
차은정 잡지가 두꺼워질 때마다 걱정했다.(모두 공감) 그만큼 많은 양의 콘텐츠를 확보해야 하지 않나. 우리나라는 매거진 시장이 아주 작은데, 10년간 잡지로 ‘밀고’ 있다는 것, 사회 이슈를 적당한 깊이로 접할 수 있고, 그 매개가 홈리스라는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의미를 더하는 것 같다.
방예원 《빅이슈》는 우리 시대에 일어나는 일을 다루는 점이 마음에 든다. 개인적으로 성소수자나 여성 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이런 이야기를 자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읽는다. 《빅이슈》를 대안 언론의 기능으로 바라보게 된다.

빅돔으로서 빅판과 함께하는 건 독자로서 《빅이슈》를 보는 것과 달랐을 것 같다.
방예원 빅터로 활동할 때 오현석 빅판님과 함께했다. 이전에는 장년층과 노년층을 ‘도움이 필요한 분들’로 인식했는데, 빅판님이 판매 전략을 설명하고 잘 이끌어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빅판을 입체적 존재로 바라보는 기회가 됐다.
김소라 빅판마다 판매 방법이나 전략이 다르다. “신간, 신간.” 하고 외치는 분도 있고,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하는 분도 있다. 거리에서 책을 파는 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서울역 인근에 살았는데, 홈리스를 이야기가 있는 ‘사람’으로 보게 되더라. 빅돔 활동은 빅판들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귀한 경험이었다.
심진보 빅이슈라는 플랫폼이 크게 다가온다. 생계 수단이기도 하지만 더 큰 목적은 빅판의 사회 복귀가 아닌가. 타인과 관계를 맺는 통로이기도 하다. 누군가와 대화하려고 노력하고 단골이 생기면 그들과 관계를 쌓아간다. 빅돔도 그런 의미에서 중요하다. 누군가 나를 응원하고 함께한다는 의미니까. 나한테도 즐거운 경험이지만, 선생님들에게도 의미가 큰 프로그램인 것 같다. 겨울에 빅돔으로 활동해보니까 무척 힘들더라. 두꺼운 신발을 신었는데도 금세 발이 시렸다. 선생님들은 돈만이 아니라 독자와의 약속이라고 생각하시더라. 춥다고 일찍 들어가면 독자가 헛걸음한다고 자리를 지키셨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빅판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김소라 숙대입구역 쪽 빅판분을 많이 만났는데 어느 때부터 보이지 않으시더라. 그러다 어느 날 영등포에서 혼자 술을 드시는 모습을 봤다. 알은체했더니 술 취해서 형 이야기 하시고…. 얼마 뒤 그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남들과 대화하는 데 서툴렀지만, 열심히 하시던 분이다. 빅이슈 이후의 빅판의 행보를 생각하게 된다. 떠오르는 얼굴이 많다.
차은정 지금은 자립하신 임진희 선생님을 초반부터 뵈었다. 다양한 변화를 직접 경험하신 분 같다. 언젠가부터 사람을 대할 때 더 따뜻하고 여유로워지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웃음도 많이 보이시고.

꾸준히 무언가를 응원하는 일은 쉽지 않다. 계속 애정을 갖고 빅이슈를 응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심진보 어릴 적 좋아했던 스타를 나이 들어서도 좋아하는 것과 비슷하다. 빅판, 홈리스에게 자활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빅이슈를 계속 응원할 수밖에 없다.
차은정 만드는 사람들이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매거진으로나 생계 수단으로나 멋진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방예원 신간 설명회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는데, 선생님들이 주체가 되어 논의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런 모습을 만들어내는 빅이슈를 응원하게 된다.

10주년을 기념하며 빅이슈 혹은 빅판에게 응원의 말을 부탁한다.
방예원 사람 나이로 열 살이다. 사회적 관계 맺기가 커지는 시기인데, 빅이슈의 행보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스무 살의 빅이슈는 어떨지 궁금하다. 빅이슈와 함께한 나처럼 성장해 있지 않을까.
심진보 빅이슈는 시작하는 사회적기업의 롤모델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자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을 독자들도 느끼지 않을까.
김소라 하던 대로 계속 하라고 말하고 싶다.(웃음) 10년간 버틴 것만으로도 한국에서 깃발을 꽂은 것 아닌가. 자랑스럽다. 더 확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차은정 독자들은 빅판의 ‘빅 팬’이다. 그리고 빅이슈는 이미 ‘빅 이슈’다.


황소연
사진 김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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