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좋’ 연예인 유튜브는 가능한가
유튜브 ‘피식대학’의 〈김민수 유튜브〉

브이넥 카디건에 금목걸이를 한 ‘배우’ 스타일링, 말 한마디마다 이어지는 제작진의 적극적인 호응은 기시감이 든다. 피식대학의 〈김민수 유튜브〉는 ‘우후죽순’ 생기는 셀럽, 특히 배우 유튜브 채널을 패러디한다. 스타들이 채널을 개설해 재미없는 콘텐츠를 만들고 별로 웃기지 않은데 모두가 박장대소하는 풍경이 이 채널에서 우스꽝스러운 촌극으로 재현된다.
이에 대한 댓글의 반응도 주의 깊게 보게 된다. 특별한 말이 아닌데도 환호하는 액자식 구성 속 제작진, 영양가 없는 말을 반복하는 주인공이 비판의 대상이다. ‘불편한 지점을 빠르게 캐치하는 것 같다’, ‘자존심은 내려놓지 못한 연예인을 잘 묘사했다’는 감상들은, 사실 알고리즘 시절에 만들어지는 대다수의 콘텐츠에 해당하는 말 아닐까 싶기도 하다. 뷰티와는 관련 없는 소재를 다루던 유튜버가 겟레디윗미나 퍼스널컬러 테스트를 찍거나, 거친 밈과 상상력으로 콘텐츠를 만들던 유튜버가 문화적으로 보수성이 짙은 대기업의 광고를 받는 것도 어떤 구독자에겐 부자연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물론 그 위화감이 콘텐츠를 즐기는 스릴이 되기도 한다.
위선을 말하는 댓글은 더 인상적이다. ‘겸손한 척 배우 프리미엄으로 가득 찬’, ‘생업을 위한 것이지만 재미로 하는 척’ 같은 반응은 위선에 대한 시청자들의 즉발적 거부감을 상징한다. 이 콘텐츠가 ‘역겹다’는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 역시 그 거부감 때문일 것이다. 댓글창에서 느낄 수 있는 ‘척’에 대한 표현은 전통적인 미디어의 구성과 상반되는 유튜브 환경을 설명한다. 유튜브에선 ‘제이미맘’ 등 이미 앞뒤와 겉과 속이 달라 ‘비난받기 충분한’ 가상의 캐릭터가 위선을 상징하는 콘텐츠 시장의 대세로 형성되어 있다. ‘연예인들의 유튜브 개설이 뜸해질 것 같다.’는 시청자의 반응은 ‘밍크도 몽클레르도 입는 사람이 줄겠다.’는 댓글과 맥락을 같이 한다.
〈김민수 유튜브〉와 그 반응을 보며, 위선 자체를 선호할 사람이 과연 있을지 생각한다. 우리는 그저 각자의 선과 위선의 기준을 타인과 교류해 조절해나가며 살아갈 뿐이다. 얼마나 친숙한 이미지를 보여주든, 한번 위선이라고 보기 시작하면 그 믿음은 끝이 없다. 위선과 콘텐츠를 연결하는 인식은 콘텐츠 제작진에게도 숙제로, 시청자에게도 생각할 거리로 남는다. 나아가, ‘김민수 유튜브’에서 풍자하는 듯한 톱스타는 이 시리즈에만 있지 않다. 스타의 이름을 단 이들이 피식대학의 다른 콘텐츠에 다시 등장해 큰 조회 수를 적립하는 현상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유튜브에서 시청 가능
글. 황소연 | 사진. 유튜브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