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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22 스페셜

굳이 남의 가족 얘기를 보는 이유 - 가족 콘텐츠라는 TMI

2024.07.09

EBS <가족이 맞습니다> 캡처

EBS의 교양 프로그램 <가족이 맞습니다> 개그맨 김원훈 편을 편집한 유튜브 클립에는 ‘이 영상이 페이크다큐인 줄 알았다.’는 댓글이 달려 있다. 관찰카메라의 형식을 한 이 프로그램을 보고 사람들은 상황극인지 아닌지 혼란스러워한다. 20분이 훌쩍 넘는 클립에서 시청자들은 웃음과 감동을 느꼈다고 말한다. 주요 등장인물도 부모님과 아들, 셋뿐인 이 영상을 사람들이 시청한 이유는 뭘까. 나아가, ‘남의 가족’이 등장하는 콘텐츠엔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


글. 황소연

숏폼과 롱폼 모두에게 있는

포맷은 다르지만, 다큐멘터리 형식을 가진 가족 관찰카메라와 가족 유튜버들의 일상 브이로그 모두 내 가족이 아닌 남의 가족을 보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다. 특히 최근엔 채널 주인과 주변 가족의 서사가 부각되는 경우가 많다. 싱글 여성이었던 <해쭈> 채널의 해쭈가 결혼 후 가족을 이루고 아이를 키우는 과정을 구독자들은 함께 지켜보며 감동을 받는다. 지인이나 친구가 아닌 남의 가족을 완전한 타인으로 인식했던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

갈등과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나가는 가족애적 서사가 구독자들에게 어필되기도 한다. 출산과 육아가 다가옴에 따른 몸과 마음의 변화에 당황할 때, 주변에서 도움을 건네는 가족들을 보고 구독자들은 안정감과 믿음직함을 느낀다. 여성 유튜버가 남편과 친정 및 시댁 가족의 도움을 받는 모습, 초보 엄마 아빠가 육아의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모습 등을 담은 영상이 쌓이고 쌓이면, 구독자와 공유하는 추억이 된다. 유튜브 속 한 인물에 대한 캐릭터성을 넘어 가족 간의 관계성이 주요한 킬링 포인트로 작용한다.

특히 채널이 닫히지 않는 이상 콘텐츠가 지속되는 유튜브의 경우, 구독자들이 채널의 정체성 형성과 성장을 함께하기 때문에 결혼 이후 배우자와 자녀, 배우자 가족을 만나게 되는 과정을 ‘세계관 확장’으로 인식한다. 반려동물과 갓 태어난 아기가 처음으로 만나는 순간 등, 가족 유튜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장면들이 있다. 처음부터 가족을 주요 테마로 내걸고 영상을 만드는 곳도 있지만, 반려동물 혹은 1인 가구의 일상을 보여주는 채널이었다가 가족 유튜브로서의 정체성을 내비치는 유튜브 채널도 많다는 점도 가족 콘텐츠의 인기를 설명한다.

틱톡, 가족 콘텐츠를 급부상 트렌드로 지목

숏폼의 유행도 가족 콘텐츠와 좋은 합을 보여준다. 틱톡이 2024년 급부상할 트렌드를 지목한 에 따르면, 가족 이야기는 2024년 한국 틱톡을 더 크게 뒤흔들 유저들의 문화적 변화 중 하나다. 틱톡은 이 리포트에서 ‘변화를 만들어낼 새로운 커뮤니티 형성방식’ 중 하나로, ‘부부, 육아 등 2024년에 펼쳐질 더 많은 가족 이야기’를 꼽았다. 여기서 눈에 띄는 건 가족이 어우러지는 장면이나 풍경뿐 아니라, 워킹맘, 워킹대디 및 예비 신부 등 가족 안에서 규정되는 일종의 정체성을 내세우는 것 역시 숏폼 콘텐츠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똑 부러지는 성격과 귀여운 애교로 유명한 아기 ‘태하’의 일상을 담아낸 채널, <태요미네> 역시 유튜브 브이로그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속 사진과 릴스를 통해 귀여움과 아기자기함을 강조한다. 구독자를 비롯한 태하의 팬들은 육아 브이로그를 보듯 인스타그램을 즐긴다. 짧은 영상을 더욱 압축한, SNS 속 육아 앨범 같다.

EBS <가족이 맞습니다> 캡처

굳이남의 가족 얘기 듣기

유튜브 등 숏폼 콘텐츠 외에도 TV와 OTT로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예능이나 드라마를 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충족되기 어려운 가족 콘텐츠, 특히 다른 가족들이 어떻게 싸우고 화해하는지를 보고 싶은 마음을 가진 이들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 같다. <가족이 맞습니다> 김원훈 편에서 갱년기 증상을 호소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노력하는 부자의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화목함과 행복을 느낀다. 사람들이 이 영상에서 다큐멘터리와 개그를 동시에 느끼는 이유는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갈 수 있는 사람이 함께한다는 든든함에 공감하기 때문 아닐까. 남의 집에 있는 숟가락 개수를 알았다던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다른 집 아이가 어떤 장난감과 간식을 좋아하는지, 내가 구독한 유튜버의 부모님이 어떻게 만나 결혼했는지를 알게 되는 건 가족 유튜브를 사랑하는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즐거운 TMI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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