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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00 컬쳐

<양반들, Offing, Navi99>: 기다림을 달래는 반가운 신보

2023.06.05

세련,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고 미끈하게 갈고닦음을 의미한다.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 그것은 어딘가 잘 만들어진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세련된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세 팀은 다음과 같다.


<에루화> 양반들

ⓒ <에루화> 양반들 앨범커버

ⓒ 양반들 프로필

‘오리엔탈 샤머니즘 펑크 사이키델릭 록 밴드’라는, 쉽사리 종잡을 수 없는 이 장르 조합은, 놀랍게도 밴드 양반들(Yang-bans)을 수식할 수 있는 유일한 설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 4월을 기점으로 새로운 멤버들과 함께 활동을 재개했던 양반들의 새로운 EP <에루화>는 이들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한국적인 소재와, 이로부터 실타래처럼 뽑아내어진 밴드 사운드의 오묘한 조화를 통해 앞서 언급했던 길고 긴 묘사에 개연성을 부여한다. 전라남도 해남군 두륜산 자락의 ‘에루화헌’을 방문해 만난 자연의 표정을 고스란히 음악으로 녹여낸 듯한 이들의 꿈틀거리는 에너지는 넘칠 듯 폭발하다가도 자연스레 사그라들기를 반복한다. 마치 양반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자연의 흐름이 언제나 스스로 그러하듯이 말이다.

<Comfort Zone Horizon> Offing

ⓒ <Comfort Zone Horizon> Offing 앨범커버

ⓒ Offing 프로필

하나의 음악 안에서 각각의 악기가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는 것. 어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문장이지만 기복 없는 기본을 유지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는 것 또한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 중의 하나이다.

2년간의 ‘Gap Year’를 끝내고 인디펜던트 아티스트로서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출사표이기도 한 Offing(오핑)의 반가운 신보 는 이렇게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너무나도 당연하지 않은 ‘기본의 멋’을 가득 담고 있다. 기타는 기타의 역할을, 베이스는 베이스의 역할을, 드럼은 드럼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며 그 위로 기교 없이 담백하게 울려 퍼지는 보컬을 든든하게 받쳐준다. 자극의 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작금의 음악 시장에서 정직한 보폭을 유지하는 그의 음악은, 그렇기에 더더욱 존재감을 발한다.

<Cruel Winter> Navi99

ⓒ <Cruel Winter> Navi99 앨범커버

ⓒ Navi99 프로필

집합체로서의 멋을 미덕으로 삼는 크루 문화는 힙합이라는 장르가 가진 독특한 차별점 중 하나다. 같은 지향점을 가진 여러 아티스트가 모여 하나의 움직임을 쌓아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감상 과정에서의 남다른 쾌감을 선사한다.

이번 첫 번째 컴필레이션 와 함께 등장한 크루 Navi99(나비99)는 이런 점에 있어 탁월한 멋을 선보이며 장르 팬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멤버 개개인의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집단으로서의 선명한 색깔로 장르 신을 물들여가고 있는 이들의 유연한 결속력은 근 몇 년간 이어진 힙합 레이블 시장의 변화 속에서 특히나 유의미한 행보를 보여준다. 특히나 영상 기반 매체로 음악 감상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 환경에 최적화된 이들의 비디오 퍼포먼스는 마치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아붙일 수 있는 우아하고도 강력한 필살기인 셈.

  • 소개

월로비 by 포크라노스
포크라노스는 현재 가장 새롭고 신선한 음악들을 소개하며, 멋진 음악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큐레이터이자 크리에이터입니다.


글. 월로비 | 이미지제공. 포크라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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