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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92 커버스토리

오이뮤 ― 디자인, 시대를 연결하다 (2)

2023.02.01


이 글은 '오이뮤 ― 디자인, 시대를 연결하다 (1)'에서 이어집니다.

ⓒ 이미지제공. 오이뮤

오이뮤는 책과 관련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데요. 상품만 생산하지 않고 인쇄 매체를 만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소현 모니터 속 이미지를 실체로 구현해 결과물의 양감을 느끼는 것이 일의 과정을 입체적이고 풍부하게 만들어요. 개인적으로 책이라는 매체를 좋아하고, 의도하는 만큼의 깊이를 콘텐츠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민성 <색이름 352>만 해도 쓰임이 커서 많은 분이 꾸준히 찾고 있어요. 처음에는 디자이너들이 많이 찾았는데, 지금은 다양한 산업과 교육기관에서도 이 책을 활용해요. 이 책이 어떤 식으로든 독자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는 게 아닐까 싶어요.
소현 <색이름 352>는 색에 대한 전문성이 없어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맥락으로 구성한 책이라 연령과 직업 구분 없이 찾아주시는 것 같아요.

2022 10월에는 <계절의 효능> 출간했어요. 색이름, 지우개다음으로 계절 택한 이유가 있나요?
소현 평소 한국문학을 즐겨 읽는데, 한국사 데이터베이스 사이트에서 옛날 기사 등을 찾아 읽어도 재미있더라고요. 옛말의 투박하고 순진한 문체가 애틋하게 와닿는 면이 있어요. 우리가 지금 느끼는 계절의 감각이 100여 년 전에도 비슷했다는 사실이 당연하면서도 아득한 느낌이 들었어요. 기후변화로 계절의 경계가 점점 희미해지는데, 과거 문인들이 남긴 글을 통해 계절을 감각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계절의 효능>을 만들었어요.

ⓒ 이미지제공. 오이뮤

디자인 스튜디오, 브랜드와 구별되는 오이뮤만의 개성, 색깔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소현 오이뮤는 커머셜 인디를 추구해요. 독립적 주체로 일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의사 결정의 방향이 효율이나 상업성만을 향하지 않고, 가치 중심으로 갈 때도 많아요. 지속하는 것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 상업적 설계를 영 뒷전에 두지는 않지만요. 이러한 과정에서 어느 정도 대중성을 띠면서도 일반적이지 않은 시도를 위한 목표를 세우며 기성 방식과 차별화되는 지점을 만들려 해요.
민성 디자이너는 결국 디자인을 통해 어떤 일을 할 것인지를 스스로 선택하는 사람 혹은 집단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이 각자 다르게 생겼듯 어떤 일을 할지는 본인의 선택이고, 그 과정과 형태 또한 각자의 모습에 맞게 발현되죠. 저희도 그중 하나로서 저희만의 모습을 갖고 있는데, 사람으로 치면 행동으로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어 하는 진취적인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브랜딩과 마케팅은 요즘 흔히 접하게 되는 단어예요. 오이뮤가 생각하는 좋은 브랜딩과 마케팅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요.
민성 ‘좋음’을 결과에 국한해 특정하는 건 위험해요. 디자이너에게는 특히 더 그렇고요. 브랜딩과 마케팅은 다양한 측면에서 바람직한 결과를 낼 수 있죠. 이를테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느냐, 높은 판매 수치를 기록했느냐, 얼마나 장수하느냐 같은 것이요. 다만 이런 일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기획이 필요해요. 기획부터 결과물, 시장의 피드백까지 잘 연결된 브랜딩과 마케팅이 결국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현 저는 좋은 브랜딩과 마케팅은 일관성을 가지고 꾸준하게 이어진다고 생각해요. 브랜드는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말하며 소비자와 무언의 약속을 하죠. 브랜드가 집중하는 가치는 다양한 언어와 도구를 통해 소비자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방향으로 꾸준하게 이어져야 해요. 일관된 방향성을 가진 콘텐츠가 쌓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특정 브랜드만의 견고성이 만들어지겠죠. 그렇게 약속을 지키는 브랜드가 곧 좋은 브랜드예요.

ⓒ 이미지제공. 오이뮤

지난 2022년은 서울 성수동에 오프라인 매장(오이뮤 프룻필드) 보낸 첫해였어요. 매장을 운영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요?
민성 저희의 시야를 넓혀주고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어요. 고객의 피드백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어 좋았고, 온·오프라인의 판매 양상이 다르다는 것도 알 수 있었어요. 어떤 품목을 개발할 때 참고할 수 있는 훌륭한 자료를 얻게 되었죠. 매장에 대한 좋은 경험이 향후 오이뮤의 오프라인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라고 기대해요.
소현 코로나19 탓에 사회 전반적으로 비대면 서비스가 확장되기는 했지만, 결국에는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지고 볼 수 있는 현장감을 향한 갈망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 또한 들었어요. 앞으로 세계 방방곡곡을 향해 가고 싶어요.(웃음)

ⓒ 이미지제공. 오이뮤

오이뮤 프룻필드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구매 경험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스마트폰으로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해 과정에서 브랜드를 체험하게 만드는 시스템이 무척 인상적이에요.
소현 과거의 가치를 탐구하는 일을 하는 만큼 예스러움에 매몰되지 않도록 경계해요. QR코드는 이제 일상의 친숙한 도구잖아요. QR코드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를 넘나드는 구매 경험을 통해 새로운 감각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오이뮤 내부적으로는 프로그래밍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는 가치도 찾을 수 있었어요. 운영을 위한 데이터화, 재고관리, 본사와 업장의 소통 도구로 활용하기도 하고요.

브랜드를 전개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과 가장 고민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소현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우리가 제안하는 콘텐츠를 다양한 세대가 소비할 때요. ‘디자인 활동을 통해 시대를 연결한다’는 다소 추상적일 수 있는 오이뮤의 사명이 실현되는 순간이기 때문이에요.
민성 최대한 많은 일을 하고 싶지만 시간과 재화는 한정적이고 그 안에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야 해요. 그리고 이 과정은 선택의 연속이에요. 방향성을 잃지 않으며 지속할 수 있는 일을 잘 선택해야 하는 때가 가장 고민되는 순간인 것 같아요. 하나의 선택이 아쉬운 결과를 낳은 적도 있고, 탁월한 선택이었다며 무릎을 친 순간도 있었죠. 그래도 모든 선택에는 늘 배움이 있어요.


글. 원혜윤
이미지제공. 오이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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