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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92 커버스토리

오이뮤 ― 디자인, 시대를 연결하다 (1)

2023.02.01


'1950년대부터 성냥을 제조해온 공장 유엔상사와 오이뮤(OIMU)의 협업은 성냥처럼 점차 잊히고 사라져가는 과거의 물건들도 새로운 해석과 디자인을 통해 그 존재 가치를 다시금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오이뮤의 행보에 많은 이가 꾸준히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감각적 디자인뿐 아니라 과거의 가치를 이어가겠다는 신념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과거와 현재의 아름다운 연결 고리 역할을 해내는 오이뮤 신소현 대표와 전민성 실장을 만났다.'


ⓒ 이미지제공. 오이뮤

오이뮤 디자인에서는 한국적인 정서와 문화가 느껴지는데요. 브랜드의 시작이 궁금합니다.
소현 오이뮤를 시작하기 전 잠시 해외에 머물 기회가 있었어요. 가보니 지역 문화 보존에서 비롯된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더라고요. 단순히 전통적인 요소를 넘어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프로젝트로 펼치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져 오이뮤를 만들게 되었어요. 옛 문화에 대한 관심이 실험 정신으로 이어졌기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성냥 프로젝트도 디자이너로서 디자인을 통해 사물의 수명을 연장하고 시대적 가치를 잇는 활동의 가능성을 타진하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한 기억이 나요.

전통 방식을 유지하며 옛것을 현대적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에서 무엇을 가장 중시하나요?
민성 저희의 결과물을 보고 본인도 한때 생각했던 것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종종 있어요. 우리 삶 가까이에 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라도 우리만의 접근 방식과 해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오이뮤의 프로젝트가 의미를 갖는 길이기도 하고요. 전통과 현대를 모두 취하고 싶기 때문에 그 가운데서 균형을 잡기가 힘들기는 해요. 전통은 콘텐츠가 되고, 현대적인 것은 지속성을 갖게 하죠.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잘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미지제공. 오이뮤

, 지우개, 색이름 등의 이름으로 프로젝트를 시기별로 진행했는데, 어떤 과정으로 정하고 발전시키는지 궁금해요.
소현 따로 시기를 정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먼 과거부터 가까운 과거까지 차례로 영감받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시간적 구성으로 느껴지는 듯도 해요. 대부분 일상적인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과거의 가치가 동시대적 가치를 갖고 현재에 쓰임을 다할 수 있도록 구상해요. 이 과정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이 시대정신을 공유하게 되는 것 같아요.
민성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나면 우리 역할이 뭔지를 많이 고민해요. 흥미로운 주제를 찾아 접근한다고 해도 과정에서 우리가 참여할 여지가 부족하거나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딱히 없을 때도 있거든요. 이와 반대로 우리가 이런 부분에서 이렇게 해보는 것이 좋겠다고,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연결될 때는 프로젝트로 발전하죠.

무언가를 선택할 디자인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시대입니다. 오이뮤가 생각하는 좋은 디자인은 무엇인가요?
소현 좋은 디자인의 기준은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디자인은 예술적이면서도 산업의 범주에 속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목적과 상황에 적합한 미적 기준을 충족하고, 이와 동시에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직관성을 띨 때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 이미지제공. 오이뮤

요즘은 과거로 회귀하는 경향이 강한 같아요. 젊은 세대에게는 레트로가 새로움인데, 이러한 유행의 변화가 오이뮤에 미치는 영향이 있나요?
민성 유행은 과거가 아닌 현재에 있어요. 그래서 유행을 좇지는 않더라도 받아들일 필요는 있죠. 유행에 대한 감각은 어떠한 결과물을 도출할 때 도움이 많이 돼요. 특히 레트로는 젊은 세대로 하여금 과거의 문화 현상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만드는 좋은 면이 있다고 봐요. 다만 저희가 보여주는 콘텐츠가 그저 레트로(유행)라는 범주에 놓이는 것은 항상 경계해요.

브랜드 성격상 트렌드를 읽고 적용하는 것이 중요할 같습니다.
소현 저는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사를 관찰하는 일이 즐거워요.(웃음) 트렌드는 사회, 정치, 역사, 문화, 예술 등 다양한 영역의 접점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뉴스와 밈을 거시적으로 바라보되, 가치관에 맞게 소화하는 유연한 마음도 가지려고 노력하죠. 새로운 생활양식이나 이야깃거리를 흡수하는 동시에 고전문학을 읽거나 전통 민화를 감상하고, 골동품 가게에서 시간을 보내는 등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넘나드는 일상을 보내요.

이 글은 '오이뮤 ― 디자인, 시대를 연결하다 (2)'로 이어집니다.


글. 원혜윤
이미지제공. 오이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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