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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91 컬쳐

알아두면 쓸모 있는 잡학 유튜브 채널 4

2023.01.29


'새해가 밝았다. 새 마음 새 뜻으로 새 출발을 하고 싶다는 다짐을 도무지 실천으로 옮길 기력이 생기지 않는다면, 또다시 아무 일도 안 한 하루하루가 쌓여간다면, 일단 새로운 유튜브 채널이라도 구독해보면 어떨까. 이왕이면 상식 하나라도 주워들을 수 있는 것으로.'


유튜브는 배움의 장이다. 요리·주식·운동·악기 연주, 어떤 분야든 간단한 검색만으로 원하는 학습 콘텐츠를 찾을 수 있다. 특히 팬데믹이 불러온 언택트 시대에는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는 맞춤형 교구이자 교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유튜브를 취미나 자기 계발 등의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영상 콘텐츠를 이용하는 방식의 진화를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우리가 하나의 영상을 시청하고 수용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자신의 일상에 적용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유튜브에 뭐 배울 게 있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래 채널로 반문을 제기한다. 알아두면 언젠가 한번은 써먹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적어도 오늘 저녁 만나는 사람과 나누는 대화는 한층 풍성하게 만들어줄, 잡학을 늘려주는 유튜브 채널을 소개한다.

어른이를 위한 딩동댕 유치원, 딩대(DingUniv)

ⓒ 딩동댕 유치원, 딩대 스틸컷

<딩동댕 유치원>을 보던 아이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유치원에 다닐 애가 있어도 어색하지 않을 나이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지식과 인품은 나이와 비례하지 않기에 학교 밖에서도 배움에 관한 갈증은 언제나 해소되지 않는다.

EBS의 박재영 PD를 포함해 자이언트 펭TV에 참여한 제작진이 중심이 되어 ‘어른이’를 위한 딩동댕 유치원을 열었다. 이름하여 ‘딩대’. 다정하지만 어딘가 차가운 구석이 있는 코끼리 낄희 교수와 그의 조교인 대학원생 수리부엉이 붱철이, 그리고 침선배라 불리는 침착맨이 주요 등장인물이다.

열등감을 이겨내는 법이나 착한 아이 증후군을 극복하는 법처럼 사회생활에 필요한 처세술을 알려주는 교양 강의나 불안한 연애에서 벗어나는 법, 연애할 때 우리가 흔히 하는 착각 같은 연애 상담 등을 진행하는데, 오은영 박사를 비롯해 김이나 작사가와 주호민 작가 등의 전문가가 출연하여 깊이를 더하기도 한다. 한때 <딩동댕 유치원>을 보며 새 나라의 어린이를 꿈꾸던 이들에게, 새 나라의 어른이 되는 법을 알려주는 고마운 채널. 물론 우리가 어린이이던 시절처럼 마냥 다정하고 조심스러운 방식은 아니다.

지식도 큐레이팅이 되나요? 사피엔스 스튜디오

ⓒ 사피엔스 스튜디오 스틸컷

새해에는 독서를 많이 해야지, 책 읽을 결심은 했지만 며칠째 맨 앞 장만 맴돌다가 잠들어버린다면 그냥 남이 읽어주는 지식을 듣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책 읽어드립니다>, <어쩌다 어른> 제작진이 만든 지식 큐레이팅 채널 ‘사피엔스 스튜디오’에는 역사·논문·물리 등과 관련해 각종 ‘읽어드립니다’ 시리즈가 존재하는데, 이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최애하는 것은 김경일 심리학자가 등장하는 ‘심리 읽어드립니다’ 영상이다.

특히 SNS 과시러, 프로 지각러, 뭘 하든 초치는 비관적인 사람, 나를 교묘하게 무시하는 사람 등 일상에서 만나는 이해하기 힘든 타인의 심리를 분석하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는 영상은 제목을 보는 순간 ‘이거 내 이야기잖아!’ 하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클릭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대놓고 일상을 파괴하는 극단적 상황은 벌어지지 않더라도, 시나브로 스며들어 부정적 감정을 복리로 쌓아가는 주변의 빌런들. 존재만으로 나를 괴롭히는 이들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건 억지로 대인배인 척하는 마인드 세팅이 아니라 공식처럼 그들을 분석하고 파악하는 심리학인지도 모른다. 물론 이는 스스로에게도 적용되는 법칙. 이 채널을 통해 무기력하고 삐뚤어져 누군가에게 빌런일지 모르는 나라는 인간의 마음을 작동하는 방식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배워간다.

우리는 아직 탐구할 영역이 많다, 퍼플티비

ⓒ 퍼플티비 QR

성에 관한 모든 것을 탐구하는 일종의 성교육 채널이다. 제아무리 실기 중심의 영역이라도 이론 학습을 반드시 선행해야 하는 법! 더 즐거운, 더 진보한 형태의 성생활을 위한 다양한 실전 기술을 알려준다.

돌아보면 우리는 너무나 무지한 채로 실전에 던져졌는지도 모른다. ‘퍼플티비’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좀 더 잘 사랑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아직 우린 젊기에, 괜찮은 미래가 있기에 어른이 된 지금이라도 올바른 성교육이 필요하다. 기초부터 다지는 첫 경험 가이드부터 나와 파트너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스킨십 방식, 바이브레이터 사용법에 이르기까지, 그간 대충 아는 셈 치고 넘어갔던 사적인 이야기, ‘야동’으로 잘못 배워버린 혹은 구전설화처럼 지인에게 알음알음으로 전수받았던 성에 관한 상식을 AS 혹은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귀여운 인형 캐릭터와 다양한 비주얼 자료가 등장하는데, 특히 신체의 기관이나 스킨십 방법을 표현하는 수준급 그림이 콘텐츠에 대한 이해와 호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아는 브랜드의 몰랐던 이야기, 소비더머니

ⓒ 소비더머니 스틸컷

온갖 역경을 이겨내며 큰돈을 벌고 성공하는 이야기, 그렇게 성공한 사람이 다시 돈을 잃고 망하는 이야기는 언제나 재미있는 법이다. 그래서 재벌가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인간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이를 수 없을 것 같은 부의 경지에 다다른 그들이 사는 세계는 도대체 어떤 곳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소비더머니’는 삼성·LG·롯데·애플·스타벅스 등 국내외 유명 기업의 브랜드 역사, 사주 일가의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알기 쉽게 이야기해주는 채널로, MBC에서 운영하고 경제부 재계 담당으로 오래 일한 조현용 기자가 진행을 맡고 있다. 브랜드의 태동부터 현재까지,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수백 년의 역사를 총망라하며 방대한 스케일의 이야기를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이 과정에서 중간중간 등장하는 풍성한 참고 자료도 볼거리. 언급되는 인물이나 사건을 실제 사진이나 영상으로 마주하는 순간 몰입도가 한층 높아진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재벌로 환생하는 건 결국 꿈에서 벌어진 한낱 소동이었듯, 재벌과 나의 삶은 꿈과 현실처럼 아예 다른 세계지만, 이미 익숙하게 보고 쓰던 브랜드여서 그런가. 그 속에 감춰진 이야기는 어쩐지 아는 사람의 모르던 속사정을 알게 되는 듯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글.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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