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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05 이슈

녹색빛

2019.07.19 | 지구에 흔적을 남기지 말아요. BPL과 LNT

숲이 초록으로 빽빽하다. 추위에 떨며 벚꽃을 기다린 게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나무와 숲은 어느새 초록으로 짙게 물들었다. 도로변의 느티나무도 강천섬의 은행나무도 지리산의 상수리나무도 모두 한결같이 초록이다. 많은 사람이 주말이면 배낭 하나 둘러메고 숲으로, 계곡으로, 또 섬으로 향한다. 가을 산과 겨울 캠핑을 최고로 꼽는 사람이 있지만, 초록을 즐기기엔 이맘때가 가장 좋다. 몇 년 사이 캠핑 인구가 급격히 늘었다. 캠핑카 등록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고 전국 곳곳에 캠핑장이 조성되었다.

오토캠핑, 백패킹 혹은 캠핑카로 캠핑을 즐기는 모습은 제각각이지만, 집 밖으로 나서는 이유는 조금 더 자연과 가까이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리라. 나도 짐을 꾸려본다. ‘최대한 단출하고 가볍게 자연에 들자.’ 마음먹고 짐을 챙겨보지만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텐트와 침낭, 매트와 의자, 테이블, 여벌의 옷. 딱 기본만 챙겨도 65리터 배낭이 가득하다.

"백패킹의 기본은 BPLBackpacking Light."

가볍게 짐을 꾸려야 한다는 의미다. 기본 장비를 제외 한 짐은 보통 캠핑을 ‘편리’하게 해주는 장비다. 일상에서 누리고 있는 문명의 편의를 자연까지 가져올 필요는 없다. 이것을 줄이고 무게를 줄여야 자연과 더 가까워진다. 조금 불편해도 괜찮다.

이왕 백패킹을 하기로 했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해보는 건 어떨까. 목적지까지 가기에 비록 시간이 오래 걸리고 여러 번 환승해야 할 수도 있지만, 대중교통은 불필요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지역과의 교감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어느 영화의 한 장면처럼 버스 안에서 닭이 날아다니는 풍경은 웬만하면 만날 일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BPL과 함께 꼭 유념해야 할 백패킹 지침이 한 가지 더 있다.

"LNTLeave No Trace다."

LNT는 1980년대 미국에서 시작한 아 웃도어 환경보호 운동으로, 자연에 영향을 최소한으로 미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1. 사전에 계획하고 준비하기 2. 본 것을 그대로 두기 3. 지정된 구역에서 산행하고 야영하기 4. 쓰레기 확실하게 처리하기 5. 모닥불 최소화하기 6. 야생동물 존중하기 7. 다른 사람 배려하기, 즉 요지는 자연과 지역,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 해가 되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이다. 사전에 잘 계획하고 짐을 가볍게 싸는 것까지는 조금만 신경 쓰면 무사통과다. LNT 실천의 가장 큰 어려움은 사실 마트에서 맞닥뜨린다. 그저 일회용품 이야기가 아니다. 당연 히 텀블러와 스테인리스 식기, 나무 수저를 챙겨왔다. 문제는 음식이다. 물 한 병, 맥주 하나에 쓰레기가 하나씩이다. 언젠가 TV에서 본 화려한 캠핑 요리를 할라치면 쓰레기 대잔치가 벌어질 판이다. 누군가는 쓰레기를 다시 되가지고 오면 된다지만 어쨌든 쓰레기 총량은 늘어난다.

우리는 쓰레기를 더 만들기 위함이 아니라, 자연에 잠시 들기 위해 떠나온 것이다. 그러니 BPL과 LNT를 마음속으로 외치며 간단한 요리 재료만 사서 사이트로 향한다. 텐트를 치고 의자에 앉았다. 나무 그늘에 산들바람, 새소리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다. 책 읽는 사람, 산책하는 사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캠핑을, 자연을 즐긴다.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기운으로 마음이 충만하다. 저녁 시간이 되면 여기저기서 요리를 시작한다. 캠핑 쓰레기 대부분은 저녁 메뉴에서 나온다. 나 역시 줄이고 줄여 준 비를 해왔지만, 쓰레기가 제법 나온다. 의식적으로 더 줄일 수밖에 없다. 굽고 끓이는 요리보다는 불을 쓰지 않는 음식이 좋다. 인원이 많아지면 거창한 음식을 차리고 싶겠지만 굳이 요리하지 않고 지역 식당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이트에서는 빵과 와인 같은 간소하고 쓰레기가 적게 나오는 음식이 가장 좋다. 아침 일찍 내리쬐는 햇살에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보면 바람이 상쾌하다. 이제 사이트를 정리할 때다. 하나의 흔적도 남기지 않고, 쓰레기를 모아 되가져가는 것으로 LNT는 완성된다. 밖으로 나갈 일이 많은 계절이다. 조금만 신경 쓰면 지역과 상생하고, 자연과 함께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딱 하나, 자연과 지역을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LNT 정신이다.


이번 여름, 자연으로 나갈 예정이라면 LNT, 꼭 Leave No Trace를 하자


Writer 최승혁(녹색연합)

Editor 손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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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지창욱 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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