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참새 <A-1>, 2022, oil on wood, 80x80cm
뮤지션들의 아트워크와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며 널리 알려진 김참새 작가의 개인전, <Collision : Anxiety>. 전시회에 걸린 작품 전반에서 처음에는 밝고 화사한 분위기가 느껴지고, 강렬한 컬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명랑한 에너지를 보여주는 듯한 이 전시의 주제가 ‘충돌과 불안’이라는 점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강렬한 컬러와 시원 시원한 붓은 충돌과 불안의 간극이 어렴풋 느껴지도록 한다.
꽃 같기도 하고, 사탕 같기도 한 분홍빛이 연하고도 진하게 펼쳐진 모습은 관람객의 마음을 달뜨게 한다. 붉고 노란 꽃잎이 원형으로 반복되는 이미지는 바람개비 같다. 초록빛과 푸른빛이 교차하는 그림은 튤립이나 화분을 떠올리게 하는데, 물상의 정체를 정의하기 어려운 그림들이 펼쳐진다. 점점 더 오래 생각하게 하는 작품들. 그림은 묘한 긴장감을 형성하고, 보는 사람의 내면에 긍정적인 충돌을 일으킨다. 작가가 말하고 싶은 불안에 조금씩 가닿는 과정이다.

김참새 <B-4>, 2022, acrylic, paper on wood, 91x117cm
즐거운 혼란은 계속된다. 작가의 방을 모티브로 한 작품에선 그의 내면을 관람객들이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보색으로 대비되는 도형들이 눈길을 끌고, 자유롭게 나아가는 선은 아이들의 그림을 떠올리게 한다. 물감을 덧칠한 작품에선 자연스럽게 생기는 양감과 그림자로 작품을 더욱 풍부하게 즐길 수 있다. 측면을 곁눈질하기 바쁘고, 굵은 눈물을 흘리는 동물과 사람의 모습은 그 표정의 뒷면을 상상하게 한다.
조금은 어렵고 무거운 느낌을 주는 주제와 달리, 검붉은 이미지부터 화사하고 부드러운 색, 깊은 푸른색까지 색감이 다양해 보는 재미가 있다. 조금은 묘하고, 특별한 위안을 주는 건 선명한 색감만이 아니다. 김참새 개인전의 평론을 쓴 문화기획자 박순영 큐레이터는 그의 작품에 대해 “꽃처럼 보이는 붉게 그려진 형상은 사실 꽃이 아니라 작가가 마주하기 힘든 날카로운 마음의 상태를 구체화한 이미지이다.”라고 썼다. ‘Don’t be affected by the bad feelings some one give you.’(누군가가 당신에게 주는 나쁜 감정에 영향받지 마세요). 그의 한 작품에 쓰여 있는 문장처럼, 불안과 걱정, 염려가 이는 것을 막을 순 없지만, 어떻게 다룰지는 스스로가 정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김참새 작가의 불안과 그 안에서 만들어내는 창작물을 관찰할 기회다.

김참새 <B-3>, 2022, oil, darkpaper on wood, 130x130cm
기간: 6월 19일까지
장소: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300 6층 에비뉴엘 아트홀
글. 양수복·황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