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로 살기 전과 후에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뭔가요?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주시는 게 제일 큰 변화인 것 같아요. 크리에이터가 된 후,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날 싫어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그에 비해 훨씬 많은 사람들이 ‘내가 뭐라고 이렇게 좋아해주시지?’ 싶을 정도로 큰 사랑을 주시니까 먹방 하면서 자존감도, 자신감도 많이 높아졌어요.
햇님이 생각하는 크리에이터의 선한 영향력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저는 매일 생방송을 하고, 많은 사람이 그걸 보기 위해 모이잖아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다 행복하지만은 않거든요. 고민을 털어놓는 분이 많으세요. 무슨 일 때문에 힘들고 우울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그저 공감해줘도 그 마음이 풀어지거든요. 어떻게 보면 한 사람이 제 방송에 참여해서 힘든 상황을 털어놓아 답답한 부분이 좀 해소되고 힐링하게 되면 고맙고 행복한 마음으로 세상에 좋은 일을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딱 공감까지만 해줘도 괜찮다, 서로 ‘부둥부둥’하는 것도 좋다는 생각을 해요.
남의 말에 쉽게 흔들리거나 상처받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만한, 평상시에 새기는 글귀나 극복하는 팁이 있을까요?
그게 20대 초반과 중반, 30대에 떠올리는 말이 다르더라고요. 요즘에 생각하는 건 ‘이 지구에 태어나서 타인에게 피해를 받을 수도 있고 피해를 줄 수도 있다.’라는 말이에요. 많은 사람이 남한테 피해를 받으려고도 안 하고, 주지도 않으려고 굉장히 노력하는 것 같아요. 근데 사실 그럴 수 없잖아요. 그 누구도요. 지구와 환경에도 그렇고, 타인에게도 그래요. 더불어 사는 세상이니까요.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말이네요.
그럼요. 세상이 참 각박해진 것 같아요. 사람은 실수도 할 수 있는 거고, 그 실수를 용서해줄 수도 있어요. 나중에 내가 실수를 할 수도 있는 건데, 이런 부분이 용납되지 않는 시대 같아요. 요즘은 나 역시 이 세상에 태어나서 피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걸 깨닫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햇싸리들과 《빅이슈》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주세요.
일단 제가 지금까지 이렇게 잘, 행복하게 사는 건 다 햇싸리들 덕분이고, 그들이 없었다면 있을 수 없었을 일인 것 같아요. 햇싸리가 있어서 제가 있어요. 진짜, 항상 너무 고맙고 제 은인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이렇게 계속 갔으면 좋겠어요. 잘 봐줬으면 좋겠어요. 애는 착해요.(웃음) 《빅이슈》 독자들을 비롯한,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 동물들이 다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되게 원대한 얘기고, 그렇게 되기까지 변화가 필요하겠지만요. 그 변화에 제가 자그마한 발자취라도 남겼으면 좋겠고, 같이 세상을 바꿔나갔으면 좋겠어요. 오늘 화보 촬영도 무척 재밌었어요. 햇싸리들한테 말씀드리고 싶은 건 화보 보고 놀리지 마요.(웃음) 저랑 햇싸리들이 완전 찐친 모드라 라이브 방송 채팅에서 분명히 놀릴 것 같아요. ‘언니, 그 포즈 뭐예요?’ 이렇게요.
※ 더 많은 사진과 기사 전문은 매거진 '빅이슈'271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글. 황소연 | 사진. 김슬기
스타일리스트. 정소연 | 헤어. 조은혜 | 메이크업. 문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