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상단으로이동
신간 · 과월호 홈 / 매거진 / 신간 · 과월호
링크복사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글자확대
글자축소

No.259 커버스토리

유일무이한 배우 지진희 (1)

2021.09.28 | 배우 지진희 인터뷰

[© 빅이슈 259호 커버]

'더 로드: 1의 비극'의 백수현은 사건을 해결하려 동분서주하는 인물이지만 결함 없이 선한 주인공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원죄가 밝혀져도 시청자의 반응은 여전히 ‘우리 지진희가 그럴 리 없어.’이다.

전작 '언더커버'에서도 한정현, 이석규 두 개의 이름으로 아내까지 속이는 ‘언더커버’였고, '미스티'의 강태욱 역시 마지막 회에서야 비밀이 밝혀지는 인물이었다. '60일, 지정생존자'의 포스터에는 대통령 집무실의 봉황 장식 사이 지진희가 복잡한 표정으로 서 있는데, 별다른 설명 없이도 우리는 그가 믿음직한 대통령이라는 것을 의심치 않는다.

아마도 어떤 악역이나 뒤통수치는 역할을 맡아도 그걸 지진희가 연기한다면 시청자들은 마지막까지 그 인물에게서 신뢰를 거둘 수 없을 것이다. 미간 주름마저도 믿음을 주는 곧은 인상, 다정한 음성의 배우 지진희는 극 중 모든 인물과 붙여놔도 로맨스를 만드는 유일무이한 배우다.

최근 초현실주의 ‘거울셀카’와 우정 여행 사진으로 예능에서도 엉뚱한 면모를 보여줬던 그가 아주 오랜만에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빅이슈에서. 사회에 필요한 일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면 한다. 늘 그래왔듯 지진희는 아주 복잡한 생각 끝에 단순한 결정을 한다.


[© 블랙 재킷 준지 / 프린트 크루넥 티셔츠 존바바토스 / 크링클 그레이 팬츠 존바바토스]

Q. '언더커버'가 종영하자마자 공백 없이 '더 로드: 1의 비극'에 출연했다. 거의 쉬질 못했을 것 같다.

시청자들이 보시기엔 그럴 수 있는데, 사실 촬영 사이에 공백이 있었다. 그 사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브 투 헤븐'도 방영돼서 아마 보시는 분들은 ‘지진희 안 쉬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웃음) '무브 투 헤븐'도 촬영은 1년 전에 해서 방영 사이에 공백이 있었다. 쉴 만큼 쉬었다.(웃음)

Q. '더 로드'는 앵커 역할이라 앵커석에 앉아 있을 줄 알았는데 뛰는 장면이 대부분이라 힘들었다고 말한 적 있다. 과거 '동이' 때에도 인터뷰에서 왕이어서 궁에 있을 줄 알았는데 잠행을 너무 많이 해서 힘들다고 했다.(웃음)

초반 시나리오나 역할 설명만 보면 편한 역인데, 하다 보면 항상 몸을 많이 쓰더라. 내가 속이기 쉬운 사람인가 보다.(웃음) 시나리오를 보고 들어가지만 이게 대본으로 볼 때와 현장이 또 다르고 영상으로 나올 때가 다르다.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작품이니 달라지는 게 맞는 건데 막상 찍으려면 힘들어서 ‘아, 내가 잘못 들었거나 속았구나.’ 싶은 거다.(웃음)

Q. 그럴 땐 어떻게 하는 편인가. 현장에서 의견을 내는 편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배우에게는 제 몫이 있고 또 제작진의 몫이 각자 있는 거다. 일단 하겠다 결정을 하면 나는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모든 걸 감독님에게 맡기고 연출이 결정하면 거기 따른다.

[© 블랙 재킷 준지 / 프린트 크루넥 티셔츠 존바바토스 / 크링클 그레이 팬츠 존바바토스]

Q. '더 로드'의 시청자 반응을 보면 캐릭터 중에 어디 한 명 마음 줄 데가 없다고들 하더라. 그만큼 선악이 명확하지 않고 인물에게 전부 원죄가 있다.

사실 시청자 입장에선 어려울 수도 있다. 인물 관계가 꼬여 있고 추리의 요소가 많다. 일본 리메이크작인데 이전에도 내가 리메이크작을 많이 한 편이다. 일본과 한국 문화는 많이 다르지 않나. 예전에 '결혼 못하는 남자'를 할 때에도 작가님이 그러시더라. 뭐 하나를 고치려면 나머지가 다 엉망진창이 된다면서, 저에게도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실 정도였다. 리메이크라고 똑같이 만드는 건 의미가 없고 한국적으로 잘 풀어야 하기에 '더 로드'도 작가님, 감독님이 고생을 많이 했을 거다.

Q. 연출진을 완전히 믿는 편인가.

내 의견과 감독의 의견이 다를 수도 있는데 그럼 현장에서 시간이 지체된다. 이건 촬영 들어가기 전에 다 해결이 돼야 하는 부분이다. 촬영장에는 배우와 감독 외에 스태프들이 수백 명 있고 다 스케줄을 맞춰서 그 자리에 있는 거다. 내 욕심에 준비가 덜 됐다고 시간을 낭비하면 필요한 장면을 못 찍고, 나중엔 쉬지도 못하고 다들 고생한다. 그건 너무 이기적이고, 비합리적이지 않나. 지금은 시스템이 바뀌어서 주 52시간도 지켜야 하는데, 여기 적응을 빨리 하는 사람들이 살아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번 기사는 유일무이한 배우 지진희 (2)로 이어집니다.


글. 김송희
사진. 김영배
비주얼 디렉터. 박지현
스타일리스트. 진성훈
헤어. 이영재
메이크업. 이아영


1 

다른 매거진

No.320

2024.04.15 발매


데이브레이크

No.319

2024.05.01 발매


홍이삭

No.317

2024.03.01 발매


위라클 박위

< 이전 다음 >
빅이슈의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