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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00

책이 발판이 되도록: 플랫폼P 파행 위기와 정상화 움직임

2023.06.05

ⓒ 라운지 풍경

지난 5월 18일 오전 10시, 마포구청 앞에서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플랫폼P) 정상화 및 출판문화 진흥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플랫폼P입주사협의회(이하 입주사협의회)에 따르면, 마포구청은 지난 3월부터 플랫폼P 운영에 필요한 업무 진행을 하고 있지 않다. 위탁운영사와 재계약을 추진하지 않은 데에 더불어 수탁기관도 선정하지 않았다. 또한 플랫폼P 건물에 출판과 무관한 청년일자리사업 참가자를 입주시키기도 했다. 지난 3월부터 지속되어온 이러한 파행 위기에 대하여, 입주사협의회는 박강수 마포구청장과의 간담회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신 출판인들이 받아든 마포구청의 답변은 이렇다. 플랫폼P는 마포구의 예산으로 운영되므로, 사업자 대표가 1년 이상 마포구로 주민등록된 회사만 이용하도록 하겠다는 것. 플랫폼P는 왜 출판문화와 멀어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을까?

ⓒ 마포 책소동 방문객들

책 문화를 꽃피우는 자양분이 될 공간
지난 2020년 마포구가 설립한 플랫폼P는 사업 시작 단계에 있는 작은 출판사와 출판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탄생했다. 출판문화의 거점이 경의선 책거리라는 서울의 중심에 위치한 점 외에도, 출판인들에게 이 공간은 남다르다. 전통적인 의미의 출판인들뿐 아니라 작가와 번역가를 비롯해 저작권 에이전트, 북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그림책 작가, 만화가, 북튜버, 출판 관련 스타트업 창업자 등 출판과 책 전반에 걸쳐 자신의 입지를 닦는 많은 이들이 연결되고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 부스를 구경하고 있는 방문객

신규 입주자 모집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는 동안 플랫폼P에 입주한 출판인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입주사협의회는 마포구청의 이러한 움직임을 문화예술, 특히 출판문화와 관련해 마포구를 중요한 도시로 만들고자 한 그간 시민들의 노력을 무산하려는 시도로 본다. 이러한 와중 지난 5월 13일 개최된 제1회 플랫폼P 북페어 ‘마포 책소동’에는 천여 명의 시민들이 방문해 책이 선사하는 즐거움에 푹 빠졌다. SNS를 통해 플랫폼P 운영의 파행 및 정상화 움직임을 알게 되었다는 마포구 주민 A씨는 “책으로 이렇게 재미있는 행사를 만든다는 것이 놀랍다. 마포구청이 현명한 판단으로 이런 문화를 잘 가꿔나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입주사협의회의 딸세포 출판사 김은화 대표는 “마포구청의 파행으로 플랫폼P의 생존이 위기에 놓인 상황에, 정말 많은 시민이 찾아주셔서 감사하고 다행임을 느낀다.”는 소감을 밝혔다.

ⓒ 북페어 준비팀(키박 일러스트레이터, 황유미 소설가)

북페어에 참여한 A씨의 말처럼, 출판문화가 잘 자란 나무처럼 스스로 가꾸고 뻗어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그 자양분이라면, 지난 3년간 많은 출판인들의 노력으로 책과 출판문화가 일궈진 플랫폼P를 지키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입주사협의회는 기자회견에서 마포구청이 ‘마포 내 출판창업자 내쫓기’를 중단할 것과 함께, 마포구 내 모든 사업자를 마포 구성원으로서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 라운지 풍경

입주사협의회가 당초 박강수 마포구청장과 김영미 마포구의회 의장에게 전달하고자 한 1900여 개의 서명은, 구청 입구에서 입주사협의회를 막아선 공무원들로 인해 남진호 관광경제국장에게 대신 전달되었다. 이 서명에는 플랫폼P 운영 정상화 및 출판문화산업 진흥을 촉구하는 1800여 명의 개인과 100여 곳의 사업자 및 기관의 바람이 담겼다. 부스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니 어느새 두 시간이 훌쩍 흘렀다고 놀라던 북페어 방문객 B씨는 이렇게 말했다. “책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 나 같은 사람도 책에 푹 빠질 수 있다는 것, 그 재미를 느끼게 해주어서 감사한 행사다.” 플랫폼P라는 발판이 사라지면, 출판문화의 진흥은 요원하리라는 것을 증명하는 소감이다.

ⓒ 마포 책소동 공식 티셔츠


글. 황소연 | 사진제공. 플랫폼P입주사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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