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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21 인터뷰

<스토브리그> 배우 채종협

2020.02.20 | 꾸준히 앞을 향해

도대체 저런 배우들을 어디서 데려왔나 싶다. <스토브리그>를 볼 때마다 검색창을 열어 <스토브리그> OOO을 검색해보는 거, 저만 그런가요. 강두기, 장진우, 곽한영 등등 진짜 야구선수 아닌가 싶게 승모근까지 디테일한 연기를 펼치는 <스토브리그>의 배우들 중, 유독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아채는 신인 배우가 있다. 반짝이는 재능과 '고교야구 시절 어깨를 혹사당했다'는 사연까지 있어 자꾸만 마음이 가는 투수 유망주 '유민호'가 바로 그다. 키 186cm에 드넓은 어깨, 격려에 슬쩍 웃으면 TV까지 환해지는 유민호 선수를 연기하는 것은 신인 배우 채종협이다. 머뭇대다 선배에게 투구 코칭을 부탁하고, 슬럼프에 빠져 풀죽어 고개를 숙이는 표정은 사회 초년생을 여실히 닮아 있어 그를 응원하게 만든다. 첫 드라마 데뷔로 이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드라마의 성공이 제 몫은 아니라고 고개를 흔드는 채종협은 성실한 노력파 신인 투수 유민호를 현실로 옮겨온 듯하다.


처음 출연한 지상파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맡은 유민호가 비중도 크고 중요한 인물로 등장했다. 신인에게는 드문 기회일 것 같다.
얼떨떨하고 영광스럽다. 많은 야구 선수 중 한 명일 수 있는데, 작가님이 비중 있게 풀어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촬영하면서도 항상 감사하다.

이젠 길거리에서도 알아보는 사람이 많겠다. 인기를 실감하나.
우선 야구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알아봐주신다. 당연히 유민호라는 사람으로 먼저 알아봐주신다. "안녕하세요."가 아니라 "팔꿈치는 괜찮아요?", "연봉 적게 받으셔서 어떡해요."하신다.(웃음) 극 중 유민호의 연봉이 2천 7백만 원에서 3천만 원으로 오른 것도 축하해주시고. 한번은 안쓰럽다고 음식점에서 서비스를 주시기도 했다.(웃음)

원래 야구를 좋아했나.
이전에는 야구를 전혀 몰랐다. 투수 역할로 캐스팅된 거라 기본적인 규칙과 자세를 배웠다. 공 던지는 동작을 포즈 하나하나 물어보면서 다 배웠고 야구 룰도 드라마를 하면서 배웠다.

야구 팬들이 보기에도 어색하면 안 된다는 부담이 컸을 것 같다.
생각보다 부담은 안 느꼈다. 야구 폼에 대해선 나보다 그분들이 많이 아니까 거기에 부담을 느끼면 안 될 것 같았다. 못한다고 욕을 먹어도 그건 내 실수니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잘한다고 해주시면 성취감이 들어서 좋았고.(웃음)

극 중 신인 투수인 유민호처럼 채종협도 신인 배우다. 인물 상황에 공감할 때도 많았겠다.
유민호를 연기한 게 채종협이라 완전히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내가 투영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생각하는 유민호란 캐릭터는 순박하고 해맑으며, 이것저것 생각하기보다 몸으로 먼저 보여주려는 사람이다. 팔꿈치가 아파도 원서 비용과 할머니 때문에 잘하는 걸 보여줘야 하는 게 유민호의 현실이다. 나 역시 비슷하다. 갈수록 유민호를 더 닮아가는 느낌도 들었다. 잘 못해서 우울해 하면 그날은 촬영이 아니어도 말수가 없어지고 우울하고. 나도 모르게 행동이나 몸짓이 유민호처럼 나왔고 성격도 닮아갔다.

드라마의 시청률이 17%를 돌파하는 등 인기가 높았다. 반응이 좋아서 뿌듯할 것 같다.
첫 작품에 이런 반응을 얻은 터라 비교 대상이 없어서 그런지 되게 얼떨떨하다. 이 작품에 내 기여도가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열심히 했지만 남궁민 선배님도 있고, 많은 선배님들이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해서 잘된 거지, 유민호 때문에 잘된 건 아니다.

드라마 방영 후 주변의 반응은 어떤가.
우선 부모님이 좋아하셨다. 드라마가 시작되면 거실에서 어머니가 "어머, 어머"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면 난 방에서, 보고 계시구나 짐작했다. 차마 같이 보지는 못했다. 어머니가 같이 보자고 하시는데 아들로선…. 어머니가 눈물이 많아서 자주 우셨다. <스토브리그>뿐 아니라 아침 드라마를 보면서도 우신다. 유민호가 나올 때에는 두 번 우셨다. 한 번은 팔꿈치 부상으로 야구를 못 하게 되면 어떡하냐고 울먹이는 장면에서, 또 12부 보면서도 우셨다. 12부 때는 왜 우셨는지 모르겠다.

93년생이니까 친구들이 실제 사회 초년생 나이다. 친구들도 유민호 역할에 공감했을 것 같다.
그래줬으면 했는데 친구들은 그런 이야기는 안 하더라. 내 성격은 되게 객관적이라고 해야하나, 아예 제3자 입장에서 드라마를 봤다. TV에 나오는 채종협과 유민호를 객관적으로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연기를 저렇게 했구나, 하면서 나에게는 부족한 면이 보였다. 볼 때마다 아쉬웠다.

시청자나 팬들의 댓글, 반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어떤 것이었나.
'유민호 같다'는 말이 제일 기분 좋았다. 그렇게 보이고 싶어서 집 밖에 나갈 때도 유민호처럼 행동하고, 웃을 때도 더 유민호처럼 웃는다.(웃음)

평소에도 드림즈 유니폼을 입고 다니는 거 아닌가.
있었으면 입고 다녔을 텐데. 없어서….

드라마가 2월 14일에 종영한다.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꼽는다면?
되게 많다. 그중에서도 승수(남궁민)의 동생 영수(윤선우)가 전략분석팀의 새 팀원으로 들어오는 장면의 분위기가 왠지 모르게 좋았다. 그리고 영수와 백 단장의 형제 관계, 동생이 그렇게 되면서 짊어진 백 단장의 아픔과 과거를 표현하는 장면들이 기억에 남는다.

모델에서 배우로 전향한 지 얼마 안 됐다. 전향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나.
처음 연기라는 걸 해본 때가 남아공에서 연극 클래스를 들을 때였다. 연기에 관심이 생기면서 평소에도 사람들을 볼 때 관찰하기 시작했다. 모델 워킹할 때 사진을 찍는 사람이나 앉아 있는 셀럽들을 보면서 '왜 저런 표정을 지을까' 궁금해하고. 그러던 와중에 오디션을 보게 됐다. 주변에서 권해주는 시나리오들도 책 읽듯이 읽었다. 배우라는 직업을 하게 되면 생각을 더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평소에도 생각이 너무 많아서…(웃음)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생각보다 생각이 많다.(웃음)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많은 고민을 해야 해서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연기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역할이 있나.
되게 많다.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내 또래 인물이거나 내가 맡을 수 있는 인물을 보면 '아, 내가 할 수 있는데.'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예능 프로그램을 주로 보게 된다. 아무래도 생각이 많아서 '나는 왜 안 될까?' 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배우 중 본받고 싶거나 존경하는 롤 모델이 있나.
하…한 명을 뽑을 수 없다. (한참 고민하다) <스토브리그> 안에서도 선배님들이 되게 많다. 선배님 개개인이 가진 특출난 개성을 본받고 싶다. 나한테 롤 모델은 한 사람이나 하나의 형태가 아니라 특정한 사람이 가진 매력이나 특징을 닮고 싶다는 의미다.

종영하면 좀 쉴 수 있겠다. 여가 시간이 생기면 시간을 어떻게 보내나.
노래를 들으면서 걸어 다닌다. 정처 없이 걷는 게 아니라, 목적지가 있을 때 웬만큼 걸을 수 있는 거리면 걸어 다닌다. 커피숍에 가서 커피도 마시고.


운동도 좋아한다고 들었다.
제일 좋아하는 운동은 수영이다. 수영을 했어도 어깨가 그다지 넓지 않았는데 헬스의 도움을 받았다. 감독님이 찌웠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살도 많이 찌웠다. 근육을 키우면 어떨까 해서 근육도 만들었고 행복했다. 운동을 좋아하기도 하고 건강이 좋아지는 게 느껴져 뿌듯한 마음도 있었다.

<스토브리그> 이후 정해진 차기작이 있나.
아직 없다.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신인이라 오디션을 많이 보는데 볼 때마다 두렵다. 연기자를 꿈꾸는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할 거다. 오디션이라는 게 연기도 해야 하지만 채종협이란 사람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직업이니까 이겨내야 한다. 어쩔 수 없다. 그래도 해야지.


진행 김송희·양수복
사진 백상현
스타일리스트 이영표
헤어 강혜정
메이크업 이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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