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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팀, 그들이 알고 싶다

만능 엔터테이너, 빅이슈 코디네이터를 알아보자!

2020.07.16

빅이슈코리아에는 네 개의 팀이 있다. 운영지원팀, 편집팀, 커뮤니케이션팀, 판매팀이다. 입사 후 나는 문득 판매팀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판매는 빅이슈 판매원(이하 빅판)의 일이 아닌가. 구성원이 일곱 명으로 빅이슈코리아에서 가장 거대한 조직인 이 팀은 무엇을 하는 집단인가. 독자들도 이심전심 나와 같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하며 판매팀 코디네이터(이하 코디)의 하루를 추적해봤다.


A.M. 9:00 — ‘나인 투 식스’ 직장인의 고뇌가 시작되는 오전 9시, 판매팀의 일도 시작된다. 9시 땡 하면 부지런한 빅판들이 카트를 끌고 사무실로 진격해 오고 담당 코디는 문 바로 앞 매대에서 응대를 시작한다. 발열 체크 후 빅판이 구매하려는 잡지와 굿즈 수량을 파악해 장부에 적고 계산 즉시 창고에서 꺼내주면 1단계 완료. 코디는 창구 은행원과 동사무소 직원과 같은 일도 겸한다. 저축 혹은 출금을 원하는 각 빅판의 장부가 섞이지 않도록 확인 또 확인하며, 자립의 꿈을 키워나가는 빅판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응원한다. 또 서류 작업에 익숙지 않아 주거급여 등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받지 못할까 봐 신청 절차나 방법을 안내하기도 한다.

A.M. 10:30 — 코디는 빅이슈의 새 얼굴이 될 빅판을 모집하는 일도 담당한다. 일주일에 두 번꼴로 안나의 집, 토마스의 집 등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수도권 소재 홈리스 시설을 찾아가 예비 빅판을 찾아 레이더를 세운다. 예비 빅판을 탐색하는 일은 예상대로 순탄치 않은 날이 더 많다. 홍보는 《빅이슈》 관련 정보를 프린트한 전단과 물티슈를 건네면서 이뤄지는데, 때로는 모집을 방해하거나 심지어 위협을 가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자립 의지를 품고 사무실로 찾아오는 작고 소중한 발걸음들이 이 거친 고생을 상쇄한다. 신입 빅판이 판매지 배정 후 하루하루 성실히 판매하며 진정한 빅판으로 성장해갈 때, 코디는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A.M. 11:30 — 코디는 빅판 이외에도 《빅이슈》와 독자가 만나는 여러 판로를 관리한다. 매일 빅이슈 온라인 몰과 온라인 서점 구매 데이터를 확인해 독자들이 잡지를 빠르게 받아 볼 수 있게 한다. 정기구독자 관리 역시 코디의 일이다. 매월 1일과 15일에 잡지가 발간되면 삼삼오오 찾아와 사무실 문을 두드리는 여성들이 있다. 《빅이슈》 독자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이른바 ‘빅이슈 위드 허’. 정기구독자에게 발송할 책자 포장을 위해 방문하는 여성 홈리스들이다. 코디는 열린여성센터, 열린복지디딤센터와 소통하며 일거리가 필요한 여성 홈리스와 《빅이슈》를 잇는다. 또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여성 홈리스를 위한 다른 일을 찾아내기 위해 고민을 멈추지 않고 있다.

P.M. 12:30~ 1:30 — 점심시간

P.M. 2:00 — 식곤증에 빠질 새도 없이 일이 몰아치는 오후 2시다. 임대주택에서 발생하는 사소한 분쟁과 민원을 처리하고, 자립으로 나아가는 빅판의 면접 준비를 도와 코칭도 한다. 직원들과 빅판의 친목 도모를 위한 봄·가을 나들이, 대부분 가족과 연락이 끊겨 명절이 외로운 빅판들을 위한 설과 추석 식사 등 행사를 계획하는 일도 모두 코디의 몫이다. 회사가 곧 가족과 친구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빅이슈코리아만의 문화다. 코디는 생활력, 사회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문을 두드리는 빅판이 판매뿐 아니라 삶에서 필요한 거의 모든 부분을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존재다.

P.M. 4:00 —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면 코디의 마음은 조급해진다. 빅판들의 하루 판매량은 어떤지, 판매하는 동안 어려움은 없었는지 노심초사하며 판매지로 향한다. 서울 전역 30여 곳의 판매지를 매일 한 군데씩 방문해도 한 달이 걸리지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모든 빅판의 이야기를 듣고 애로 사항을 덜어 일하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달려갈 뿐이다. 지하철 역 판매에 제기된 민원을 소화하기 위해 역장 또는 역무원들과 이야기해서 빅판의 판매지를 확보하고, 잘 안 보이는 홍보물을 재정비하고 카트 위에 굿즈 디스플레이용 매대도 뚝딱 설치한다. 거리 판매에는 날씨, 유동 인구, 그날그날의 운 등 예측할 수 없는 요소들이 작용하기 때문에 산전수전 다 겪은 빅판에게 섣불리 조언을 건네기 어렵다. 이래라저래라 잔소리로 들릴까 봐 조심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빅판이 코디의 관심을 “일할 맛 난다.”라며 받아들일 때, 그래서 도움이 됐다고 느낄 때 코디는 기쁜 마음으로 퇴근할 수 있다.

후기. 판매팀 코디네이터들은 이외에도 빅돔 모집과 프로그램 실행, 임대주택 입주, 자립 프로그램 운영 등 빅판과 빅돔 관련한 대부분의 일을 담당한다. 빅이슈코리아 내부의 최대 조직이라는 사실을 능히 납득할 수 있다. 한 코디네이터는 “일이 많은 만큼 하나하나의 일이 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필요에 의해 하는 만큼 무의미하게 지나가거나 당연하게 여겨지면 슬플 거고, 제 효과를 발휘했으면 좋겠다.”라는 소망을 말했다. 빅이슈코리아의 모든 구성원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전방위로 맡은 일을 해내는 코디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코디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빅이슈 라이프를 응원한다.

※각 코디네이터의 업무 일부를 재구성한 글입니다. 실제 업무 시간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글·사진 양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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